과도한 경쟁으로 후유증 우려 목소리 일어
일부사업소·직속기관 ‘환자대기소’ 전락

광주광역시 정기인사가 막바지에 이른 가운데 공무원들 사이에 실·국 서무자리를 차지하기 위한 물밑경쟁이 치열하다.

특히 격무를 피해 직속기관이나 사업소로 빠져 나가려는 직원들과 현 보직을 고수하기 위해 버티는 직원들의 신경전이 이만저만이 아니어서 정비가 시급하다는 지적을 낳고 있다.

광주시는 지난 달 27일 2013년도 상반기 공로연수와 명예퇴직 등에 따른 국·과장급 69명에 대한 승진 및 전보인사를 시작으로 지난 4일 5급 이하 104명의 승진·전보인사, 11일 마지막 6급 이하 전보인사를 앞두고 있다.

이 과정에서 승진이나 전보인사로 공석이 발생한 실·국 서무자리를 차지하기 위한 직원들 간 치열한 자리다툼이 벌어졌다.

이 같은 실·국 서무자리 경쟁은 민선 5기 들어 인사가 서열중심에 무게가 실리면서 직원들 사이에 승진을 위해 서무자리 확보여부가 최대 변수로 인식되고 있기 때문이다.

실·국 서무자리 쟁탈전이 과열양상으로 나타나자 이병록 행정부시장은 9일 “실·국 서무자리로 가기위해 외부의 힘을 동원하는 등 문제가 있다"며"묵묵히 맡은 바 직무에 충실한 직원들에게 기회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밝혔다.

교육이나 업무부담이 없는 부서에서 근무하던 일부 직원들이 승진을 위해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고 실·국 서무자리에만 욕심을 내고 있는 현실에 대해 정면으로 비판하고 나선 것.

이 같은 우려는 격무를 피해 상대적으로 업무 부담이 덜한 직속기관이나 사업소에도 사람이 몰려 인사부서가 정리하는데 애를 먹고 있는 사실에서도 여실히 드러나고 있다.

이들 직속기관이나 사업소는 과거에는 격무부서에서 승진 후 충전의 기회로 삼기위해 자리를 옮기는 것이 상례였다.

하지만 근래에 각종 질병이나 개인적인 사정을 이유로 수년 동안 다른 곳에서 근무를 기피하거나 새로 진입하려는 직원들이 한꺼번에 몰리면서 자리를 놓고 치열한 경쟁의 장으로 둔갑해 버렸다.

일부 사업소나 직속기관에는 여러 가지 질병을 이유로 격무를 피해온 사람들이 절반에 이를 정도여서 직원들 사이에서는 "환자 대피소로 전락한 것이 아니냐"는 반응까지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그렇다고 질병이나 개인적인 특별한 사유가 발생한 것을 전혀 무시할 수도 없어 인사부서는 인사철만 되면 인력운영 방안을 놓고 골머리를 앓고 있다.

이에 대해 상당수 공무원들은 “인사에서 동맥경화 현상을 막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 조직내 인사순환이 불가피하다"며 "이번 기회에 정확한 실태조사를 벌여 배려와 합리적인 조정이 이뤄져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박재일 기자 jip@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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