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잉사가 내놓은 최신형 초고속 항공기 보잉787이 드디어 미 연방항공국(FAA)에 의해 발이 묶였다.

FAA는 16일(현지시간) 긴급안전명령을 발동, 보잉787의 안전문제가 잠정 해결될 때까지 이 기종의 운항을 전면 금지시켰다.

보잉787은 지난 2주 동안 배터리 발화등 심각한 결함으로 두번이나 사고를 내 그동안 판매된 모든 787기종이 계류장을 뜨지 못하고 점검에 들어갔었다. 문제는 결함이 예상보다 심각하다는 점이다.

꿈의 비행기라는 '드림라이너'란 별명이 무색하게 보잉787 여객기는 항공기에서 가장 중요한 동력장치 부문의 결함으로 잇따라 사고를 냈다. 최근에는 일본 야마구치에서 도쿄까지 비행한 일본 올니폰에어웨이(ANA) 소속의 보잉 787 조종석 바로 아래에서 메인 배터리의 용제가 흘러나온 것이 발견되고 착륙후 리듐이온 전지의 발화가 보고되면서 비상이 걸렸다.

또한 지난 주에는 보스턴 로건 국제공항에 도착한 같은 항공사의 보잉787기의 배터리에 불이 붙어 현지 소방대원들이 총 동원돼 40분이나 걸려 진화하는 소동을 겪었다.

기체 결함중에서도 배터리 결함은 동력장치라는 점에서 가장 위중한 결함에 속한다. 아직까지 이 항공기의 설계를 변경할 수 없다는 말은 나오지 않았지만 항공사는 난색을 표하고 있다. 또 실제 보수에 들어가더라도 얼마나 변경을 해야할지는 아무도 장담할 수 없는 실정이어서 현재의 월 5대 생산을 10대까지 늘리려는 보잉사의 계획은 실행이 어렵게 됐다.

"항공기 사고중에서도 비행중 화재는 그것이 배터리이든 승객의 실화나 전기장치로 인한 것이든 가장 위험한 것이며 어떻게든 방지해야만 한다"고 미 비행안전재단(FSF)의 케빈 하이야트 회장은 말했다.

일본 언론들도 교통부 조사결과 배터리 액이 전자장치 설비실에서 기체 밖에까지 흘러나왔다는 사실을 크게 보도하고 있다. 보잉787의 최대 고객인 일본항공사들은 ANA사가 2011년 이래 50대를 주문, 그 절반을 인도받아 17대를 운항중이며 재팬 에어라인(JAL)도 7대를 인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보잉 787은 리듐이온 배터리를 광범위하게 사용한 첫 항공기여서 처음부터 이 배터리의 인화성이 우려의 대상으로 떠올랐었다. 특히 787기종은 앞쪽의 주(主)배터리와 뒤쪽의 보조배터리로 이를 두개나 탑재하고 있어 FAA의 까다로운 정밀 검사를 거쳐야 했다.

보잉사는 787기종이 그동안의 다른 기종에 비해 연료가 획기적으로 절감된다는 점에서 전세계의 인기를 끌어 이미 800대나 주문을 받아놓고 있다. 따라서 배터리 자체의 결함인지, 비행기의 전기 시스템중 가장 핵심적인 배선장치나 기타 부속 시스템의 문제인지부터 신속히 가려내야 할 상황이다.

더구나 다른 기종에 비해 기체무게가 가벼운 것과 타 기종의 공기를 데워 순환시키는 방식 대신에 소소한 편의 장치에까지 배터리를 이용한 전기를 사용하고 있는 것도 787기종의 위험도를 더욱 높이고 있다.

이 비행기의 설계진과 FAA가 공동으로 실시한 출시전 사전정밀 조사 때에는 이 배터리가 2중으로 보호장치가 되어 있고 연실험시간 130만 시간 가동중에 전혀 이상을 일으키지 않았던 것으로 기록돼 있다. 리듐이온 배터리를 장착한 것은 짧은 시간에 그처럼 엄청난 전기부하량을 감당할 수 있는 유일한 종류였기 때문이라고 전문가들은 말하고 있다.

현재 보잉사는 리듐이온 배터리를 다른 것으로 교체할 계획은 없으며 보잉787에 배터리를 공급하고 있는 일본회사인 GS유아사, 배터리 충전 시스템을 제작한 테일스사는 모두 침묵하고 있다.

보잉 787은 배터리 외에도 최근 몇달 동안 브레이크 작동 결함, 연료 유출등 잦은 고장을 일으킨 바 있어 미 항공안전국과 FAA의 검사가 진행중이었다. 항공당국과 보잉사가 어떤 해법을 내놓을지 모르지만 그 때까지 보잉787의 꿈은 악몽을 벗어나기 힘들게 되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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