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열 양상을 보이던 즉시연금의 은행 창구 판매가 중단됐다. 즉시연금은 목돈을 집어넣고 매달 월급처럼 연금을 받는 금융 상품이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삼성생명은 이날 즉시연금의 은행 창구 판매를 중지했다.

지난 1일에만 5200억원어치가 나간 데 이어 4일 오전에도 은행 문을 열자마자 800여억원어치의 계약이 쏟아져 한 달 판매 한도인 6000여억원을 모두 채웠기 때문이다. 삼성생명 측은 “정부의 과세 방향이 ‘2억원 초과 상속형 즉시연금 과세’로 정해지자 그전까지 관망하던 투자자들이 몰려들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KDB생명도 이날 판매 중단에 동참했다. 앞서 신한생명, 미래에셋생명, 교보생명 등은 일찌감치 판매를 중단했다.

즉시연금은 지난해 12월부터 이달 초까지 3조원어치 이상 팔려 나갔다.

은행 창구 가입이 막혔다고 해서 즉시연금에 가입할 수 없는 것은 아니다. 보험설계사를 통하면 가입이 가능하다. 보험사들이 매달 판매 한도를 설정하고 있어 이달 판매한도가 소진된 보험사 상품도 3월에는 은행 창구에서의 가입이 다시 가능할 전망이다.

동양생명, NH농협생명 등 일부 보험사 연금 상품은 2월 판매 한도가 아직 남아 있다.

정부는 오는 15일부터 2억원 초과 상속형 즉시연금에 대해 세금을 물릴 방침이다. 즉시연금 가입자의 80% 이상은 가입금액이 2억원 이하여서 세법이 바뀌어도 아무 영향을 받지 않는다. 그럼에도 금액에 관계없이 이처럼 즉시연금에 돈이 몰린 것은 금융권이 부추긴 측면도 있다. 은행으로서는 즉시연금 판매 수수료가 높아 ‘돈 되는 장사’에 열을 올렸다.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즉시연금은 재테크용이 아니라 은퇴 이후를 대비한 노후상품”이라면서 “장기 상품이라 돈이 묶일 수 있고 중도 해지하면 손실을 볼 가능성도 있는 만큼 주의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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