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 베네딕토 16세의 갑작스러운 사임은 카톨릭 교회에 새로운 과제를 남겼다고 크리스천 사이언스 모니터가 1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그것은 598년 만에 생존한 전 교황이 출연한 데 대해 어떤 예우를 할 것인지 여부다.

▲ 11일 바티칸에서 열린 추기경 회의에 참석한 교황 베네딕토 16세. 교황은 이날 회의에서 교황직을 사임할 것이라고 밝혔다. 사진은 바티칸 신문 로세르바토레 로마노 제공
그동안 2000년이 넘는 교회 역사에서 한번 교황으로 선출되면 선종할 때까지 업무를 계속 수행하는 것이 오랜 관례였다. 교황이 선종하면 추기경단 비밀회의인 '콘클라베'가 열려 차기 교황을 선출해왔다.

교황이 선종 이전에 자리에서 물러난 것은 1415년 그레고리 12세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문제는 베네딕토 16세가 퇴위한 뒤에도 전임 교황으로서 영향력을 행사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누가 후임 교황이 되든 마찰이 일어날 소지가 있다.

카톨릭 교회는 지금까지 수 차례 분열의 역사를 기록했다. 그레고리 12세는 1415년 유럽 교회의 대분열을 종식시키기 위해 협상 과정에서 마지 못해 퇴위했다. 그는 프랑스 아비뇽과 이탈리아의 피사 등 2~3명의 교황이 난립하던 시기에 해당되는 1406년 로마의 추기경들에 의해 교황으로 선출된 바 있다.

베네딕토 16세가 오는 28일 퇴임하면 헬기를 통해 이탈리아 로마 외곽에 위치한 알바니 언덕 꼭대기에 자리 잡은 교황의 여름 휴양지로 이동할 것으로 보인다.

85세의 베네딕토 16세는 그곳에서 약 120명의 추기경들이 '콘클라베'에서 새로운 교황을 선출할 때까지 15~20일 간 머물 것으로 예상된다. 베네딕토 16세는 이후 바티칸 교황청의 봉쇄된 수도원에서 생활할 것으로 추정된다.

새로운 교황이 선출된 이후에 베네딕토 16세가 어떤 직위를 얻을 것인지는 확실하지 않다. 그러나 베네딕토 16세는 퇴위한 이후에도 추기경들을 비롯한 카톨릭 교회의 주요 인사들과 계속 접촉할 것이다.

바티칸 대변인에 따르면 베네딕토 16세가 퇴위한 후에도 새로운 저서를 발간하는 등 집필 활동을 이어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30년 간 바티칸을 연구한 미국인인 존 테비스는 "전통적으로 교황이 선종할 때까지 사임하지 않은 것은 2명의 교황이 출현할 경우 의견 대립 등 갈등이 나타날 소지가 있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 전임 교황의 역할에 대한 논쟁이 벌어질 수밖에 없다"며 "후임 교황을 생각해 앞으로 되도록이면 공개적인 장소에 모습을 드러낼지 말지는 물론 후임 교황과 의견이 다를 때 어떤 방식으로 해결할지 등 당분간 혼란은 불가피할 것"이라고 전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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