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안부기림비 제막식, 버겐카운티 정부 법원 앞 메모리얼 아일랜드

미국 정부가 처음 건립하는 위안부기림비 제막식이 8일 세계 여성의 날을 맞아 뉴저지 버겐카운티 정부 법원앞에서 거행됐다.

이 기림비는 뉴저지 팰리세이즈팍의 1호 기림비와 뉴욕롱아일랜드, 로스앤젤레스 기림비에 이어 통산 4호이지만 70개 타운을 대표하는 미국의 지방정부 이름으로 처음 세워지고 시민들의 기금으로 건립됐다는 점에서 특기할만하다.

특히 건립장소인 법원앞 메모리얼 아일랜드는 나치 홀로코스트 피해자 추모비와 아르메니안 대학살 추모비, 아이리쉬 대기근 추모비, 흑인노예피해자 추모비 등 4개의 기림비가 조성된 곳으로 일본군 강제위안부문제가 세계적인 인권이슈로 공식인정을 받았다는 의미를 갖고 있다.

그런만큼 이날 모인 정치인들의 면면과 취재진의 열기는 어떤 행사보다 뜨거웠다. 위안부기림비 건립에 결정적인 역할을 맡은 버겐카운티 캐서린 도노반 카운티장을 비롯, 데이빗 갠츠 의장, 존 미첼 프리홀더 위원장, 고돈 존슨 시의원, 글로리아 오 시의원 등 지역정치인들이 민주공화를 망라하고 참석했고 거물정치인 빌 파스크렐 연방하원의원도 축사를 해 눈길을 끌었다. 
 
취재진도 한인언론은 물론, AP통신과 미국, 일본 미디어 등 외신기자까지 약 30명이 열띤 취재경쟁을 벌이는 등 버겐카운티 정부 청사 건립이래 가장 많은 기자들이 몰렸다는 후문이다.

행사는 뉴저지일원에서 내린 눈으로 버겐카운티정부청사 5층 강당에서 공식 세리머니를 하고 기림비가 세워진 법원앞 메모리얼 아일랜드에서 약식으로 제막식을 가졌다.
 
지난해 한국방문시 위안부피해 할머니들이 기거하는 나눔의 집을 방문한바 있는 캐서린 도노반 카운티장은 “2차대전당시 성노예로 끌려간 분들을 추모하는 기림비를 통해 다시는 이같은 비극이 일어나지 않도록 교훈을 주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존 미첼 프리홀더 위원장도 “오늘은 역사적인 날이다. 인신매매의 범죄는 시공을 초월해 기억되야 한다”고 강조했다. 일본군강제위안부추모위원회 김동찬 위원장은 “기림비를 통해 반인륜적인 행위가 세대를 이어서 가르치는 이정표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당초 기림비는 지난해 12월 제막식을 가질 예정이었으나 일부 문구가 잘못 새겨져 다시 제작하는 해프닝이 있었다. 추모위원회는 버겐카운티정부와 상의하여 위안부 이슈가 여성의 인권과 관련있는만큼 세계여성의 날에 맞추기로 합의. 이날 제막식이 열리게 됐다.

기림비 동판에는 “2차대전 전후로 일본 제국주의 군대에 의해 ‘성노예’를 강요당한 한국과 중국, 대만, 필리핀, 네덜란드, 인도네시아의 수십만 여성과 소녀들을 추모하며”라는 글이 버겐카운티정부와 프리홀더위원회, 위안부추모위원회, 버겐카운티주민들의 명의로 새겨졌다.

한편 버겐카운티정부는 지방정부로는 처음 위안부 추모의 날도 제정키로 하고 추모위원회를 통해 위안부역사 알리기 등 인권교육 사업도 공조할 예정이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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