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한용·광주광역시동구선관위 사무국장>

지난해 많은 시민들이 매서운 한파에 힘들어 했다. 그리고 이제 차가운 겨울 기운이 잠시 주춤해지고 봄이 살며시 다가오고 있다. 언제 추위가 있었냐는 듯이 날로 따스해지는 날씨에 겨우내 움츠렸던 어깨를 펴고 두꺼운 옷가지를 벗어서 내려놓게 된다.
힘들었던 한파만큼 우리는 지난 대통령 선거에서 많은 갈등과 고민을 했을 것이다. 여당과 야당, 지역간의 감정, 남성과 여성, 후보들의 정책, 다방면에 걸친 입장의 차이는 말할 것도 없이 선거과정에서 있었던 많은 사건들은 연일 언론에 등장해 중요한 선거를 혼탁과열 양상으로 만들어 갔었다.
선거는 누군가는 당선이 되고 누군가는 낙선이 될 수 밖에 없는 국민의 선택 과정이자 권리이다. 그 선택을 받기 위해서 경쟁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지만 지지자들에게서 출발한 갈등은 끊이질 않고 국민들에게까지 확산되었다.
국회의원 선거와 대통령 선거라는 양대선거를 거친 작년 한해, 나와 다른 생각을 가진 국민들의 의견대립은 특별한 일이 아니었다. 하지만 그 싸움을 거치면서 우리 국민들의 갈등의 골은 점점 깊어진 것 같다. 서로에 대한 이해와 배려가 조금 부족했던 것일까? 아직 우리 사회는 통합을 이루지 못하고 있다. 이러한 시기일수록 우리는 선거의 목적을  다시 한번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선거는 우리 각자의 다원화된 의견들에 부합하는 지도자를 선출하는 과정이다. 무조건적인 선거의 승리가 다수의 승리라는 생각 또한 마찬가지이다. 선거의 목적과는 다른 이분법적 사고가 지금 우리사회 전체에 널리 팽배해져 있다. 국민들은 자신이 선택한 후보가 선출되지 못하면 다음 선거까지의 정치과정과 시간들은 어쩔 수 없이 버리는 것이라 생각하지만, 이제 이러한 생각을 바꾸어 나아가야 한다.
선거가 끝났다고 해서 승리와 패배로 갈라져 끝나는 것이 아니라, 선거의 결과를 존중하며 승자는 패자를 포용하고 패자는 결과를 수용하는 화해와 단합이 우리의 할 일이다.
선거에서 선택받은 후보자와 지지하는 국민들은 미래를 설계하고 실행할 것이다. 또한 선택받지 못한 국민들도 함께 고민하고 필요할 땐 쓰디쓴 비판과 압력을 가해야 한다. 그리고 이를 수용하는 것은 중요하다. 우리는 새 시대를 함께 하는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선거는 단순히 지도자를 선출하는 과정임을 넘어 우리가 나아가야 할 기준을 제시하는 과정이다. 비록 그 과정에서 갈등은 부정할 수 없지만 지도자라는 구심점을 만든 후에는 필수적으로 뒤따르는 것은 현명하게 해결해 나아가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선거의 영향은 본래 긍정적인 것이다. 선거는 사회의 분열을 위한 것이 아니라 사회 통합실현을 위한 일이다. 그동안 모두가 하나가 되었을 때 무엇이든 이루어 냈었던 저력을 가진 나라의 국민들이다. 우리의 역사가 통합이라는 하나됨의 힘을 보여주는 역사다. 이제 새로운 정부가 시작되었고 시간이 지나면 선거를 통해 우리의 국가 지도자를 새로 뽑는 일은 반복된다. 지금은 과거의 갈등에 힘겨워할 때가 아니라 우리의 작은 변화를 통해서 새로운 나날을 위해 함께 노력해야 할 때이다.

"광주전남 지역민의 소중한 제보를 기다립니다"  기사제보
저작권자 © 남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