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재·국가보훈처 목포보훈지청장>

아직 아침저녁으로 쌀쌀함이 남아 있지만 따뜻한 햇살과 바람에 기분 좋은 기운이 느껴지는 계절이다.
봄을 알리는 꽃이 만발한 가운데 전남 목포에서는 유달산 꽃 축제를 비롯해 전국적으로 많은 행사가 개최되어 관광객을 부르고 있다.
봄의 기운이 완연한 이즈음이지만 94년 전 우리지역에서는 가슴 아프지만 꼭 기억해야 하는 역사가 있었다.
지금부터 94년 전 일어났던 4·8독립만세운동이 바로 그것이다. 일반적으로 만세운동이라고 하면 1919년 일었던 3·1독립만세운동을 생각한다. 하지만 3월 1일 서울 파고다 공원에서 시작된 독립만세운동이 3월 서울 근교와 전국 대도시를 중심으로 퍼져 나갔으며, 3월 말에는 전국의 중소도시를 중심으로 지역 곳곳으로 들불처럼 확산되었다.
전남지방의 3·1독립만세운동은 1919년 3월 10일 광주읍내에서 처음 일어났고 목포, 함평 등지에서는 4월 8일에 학생과 시민들이 태극기를 들고 대한독립만세를 부르며 거리로 쏟아져 나왔다.
목포에서는 4월 8일 정명여학교와 영흥학교, 그리고 양동교회 신도들이 중심이 되어 태극기를 들고 대한독립 만세를 부르며 거리로 나왔다. 이 만세운동으로 모두 80여명이 체포되어 심한 구타와 고문에 시달렸고 그 후유증으로 목숨을 잃은 사람도 많았다.
또한 함평에서도 4월 8일 문장 장날을 기해 지역의 애국지사 24명이 만세운동을 주도하였다 혹독한 옥고를 치렀으며, 이 사건이 도화선이 되어 목포 함평에서 학생들과 지역민들이 하나가 되어 대한민국만세를 외치는 소리가 거리를 뒤덮었다.
우리나라가 일제 강점기의 암울했던 시기를 이겨내고 2차 대전 후에 독립한 국가들 중에서 가장 빠르고 모범적인 성공의 역사를 만들 수 있었던 원동력은 바로 순국선열과 호국영령의 이러한 나라사랑 정신이다. 이 정신이 온 국민의 국가발전에 대한 열정으로 승화되어 산업화를 이룩하였고 민주화를 이어나가는 힘이 되었다.
오는 6일과 8일 목포와 함평에서 각각 4·8독립만세운동의 함성이 다시 울려 퍼진다. 먼저 목포에서는 4월 6일과 7일 양일간 목포시내 일원에서 정명여자중·고등학교가 주관하여 4·8독립만세운동 기념식 및 독립만세운동을 재현하는 시가행진, 전국 중·고등학생을 대상으로 청소년백일장대회, 목포역사의 거리 답사 기행 등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진행한다.
또한 함평에서도 그날의 정신을 기리기 위해 4월 8일 독립만세운동 추모식과 재현행사를 가질 예정이다. 함평지역 독립만세운동을 주도하였던 24인을 추모하는 추모식을 시작으로 당시 복장을 한 지역민과 학생들이 거리 행진을 하며 일본 헌병분소 기습방화 등을 실감나게 재현한다.
나라사랑을 단지 교과서로만 가르칠 수 없다. 우리의 아픈 역사와 선열들의 나라사랑 정신을 젊은 세대들이 직접 느끼고 체험할 수 있다면 그보다 좋은 교육은 없을 것이다. 앞으로도 이와 같은 보훈행사가 더 활성화 되어 우리 젊은 청소년들에게 나라사랑하는 마음이 멀리 있는 일이 아닌 그들의 가슴속에 깊게 새겨 넣을 수 있다면 그보다 더 뜻 깊은 일은 없을 것이다.
봄 햇살이 따스한 지금 오늘의 우리를 있게 해준 우리 선열들에게 감사하는 마음으로 하루쯤 시간을 내어 이런 행사에 참여해 보는 게 어떨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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