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도해(多島海)의 항(港)·포구(浦口)가 각종 선박의 안전지대가 되지 못하고 있다. 새우잡이와 근해안 강망어선의 정박지인 전장포항은 물론 전남도내에서 목포·여수 및 광양에 이어 3번째 규모인 완도항도 폭풍이나 태풍때 제구실을 못해 대책이 시급하다.
신안군 임자면 전장포항은 연간 1만여척의 각종 선박이 폭풍주의보나 태풍이 내습할때 대피항으로서의 역할이 인정돼 지난 91년 해양수산부가 관리하는 1종 항으로 승격했다. 이에따라 95년부터 4년동안 62억5천만원을 투입, 175m의 물양장과 25m의 호안을 축조했으나 부대공사를 하지 않아 항구의 기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선박의 완전한 피항지가 되지 못한 첫째 원인은 방파제가 없기 때문이다. 어민들은 전장포항이 선박의 안전을 도모하기 위해서는 200m의 방파제를 축조해 줘야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럼에도 정부는 항내 평균파고가 1m이하라는 점과 연약지반임을 들어 보완공사를 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두번째 원인은 밀물때 항구밖에 있는 개펄이 항내로 밀려들어 수심을 얕게 만들기 때문이다. 이로인해 전장포항은 만조때가 아니면 각종 선박이 항구로 들어오기가 어렵다. 특히 만조때에 들어와 정박하고 있어도 유입된 개펄에 선체가 빠져들고 만다. 그래서 태풍 올가의 내습때는 선원 3명이 희생되고, 어선 9척이 침몰 또는 파손되는 피해를 냈다.
무역항인 완도항도 제구실을 못하기는 마찬가지다. 물론 완도항은 항만터미널과 함께 무역항이 갖춰야할 2만t급과 5천t급의 선박이 접안할 수 있는 2개의 시설을 갖추고 있다. 그러나 기존 시설을 제외하고는 갖춰지지 않아 여객선, 어선 등이 피항할 공간이 부족, 무역항의 역할을 못하고 있다.
완도항에는 평소 여객선 5척과 관공선 10척 등 모두 100여척이 기항하고 있지만 태풍이 불어닥치면 정박할 곳이 없어 다른 항구로 떠날 수 밖에 없다. 지난번 태풍 올가때도 관공선 10척과 100t급 이상의 어선 50여척, 여객선 5척이 인근 마량항 등지로 피항했다.
해양수산청은 완도항 남쪽과 북쪽에 방파제를 신축하거나 연장하는 방안을 세워놓고 있으나 예산이 확보되지 않아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다. 명색이 무역항으로 지정된 항구에서 100여척의 선박조차 안전한 피항지가 되지 못한다는 것은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최소한의 항만시설은 갖춰 놓아야 무역항이 될 수 있다.
그리고 이번 기회에 다도해의 크고 작은 항·포구에 대한 시설을 앞당겨야 한다. 해마다 반복되는 태풍으로 인한 엄청난 피해를 줄이고 예방하는 길은 다소 무리하더라도 항만시설을 조속히 마련하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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