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음악적으로 저 자신한테 기대하지 않았어요."
승리에게는 '막내'라는 수식어가 자주 함께했다. 각종 예능프로그램과 다수 공연에서 '막내'라는 캐릭터를 훌륭하게 소화, 구축한 덕이다. 자주 웃고, 자주 장난을 치고, 자주 농담을 하는 식이다.
스스로도 '막내' 캐릭터에 만족했다. 멤버들과는 다른 캐릭터를 구축하는 것이 살아남는 길이라고 생각했다. "다른 멤버들과 다른 길을 걷고 싶었고 또 그 길을 걸어왔어요. 그러다가 많은 사람이 제가 하는 음악을 기대하고 있다는 걸 알게 된 순간 저 자신이 너무 창피했죠."
2011년 1월 미니앨범 'VVIP'로 솔로 데뷔, '스트롱 베이비'로 남성미를 뽐냈지만 그는 이를 남자가 되는 과정으로 돌아봤다. "당시는 성숙하지 못했던 것 같아요. 음악이나 목소리나 어린 느낌이 있었어요. 지금 들어보면 설렘을 표현하려고 했던 것 같아요."
이렇게 데뷔 후 7년을 '막내'로 살았던 승리가 이를 갈았다. 솔로 앨범 '레츠 토크 어바웃 러브(LET'S TALK ABOUT LOVE)'는 그 결과물이다. "제 본업은 가수예요. 물론 많은 사람을 즐겁게 하는 역할도 있지만 결국 음악으로 이야기해야 하는 직업인 거죠. 미친 사람처럼 음악에만 집중했습니다."
작사·작곡·프로듀서로 참여하며 두 번째 미니앨범 '레츠 토크 어바웃 러브'에 "자식 같은" 6곡을 담았다. 타이틀곡 '할말있어요'를 비롯해 멤버 지드래곤(25)과 태양(25)이 함께 한 '레츠 토크 어바웃 러브' '지지베(GG BE)' '그딴 거 없어' '유 후(YOU HOOO!!!)' '러브 박스' 등이다.
"승리라는 캐릭터가 매력 있다는 걸 어필하고 싶었어요. 한국에서 오랜만에 활동하는 거였기 때문에 대중에게 좀 더 다가가고 싶어서 '사랑'이라는 주제를 선택했죠. 물론 진부한 주제일 수도 있어요. 하지만 평소 제가 유쾌하고 튀는 캐릭터였던 만큼 '승리가 부르는 사랑 노래'에 관심을 가질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시간이 돌아봐도 창피하지 않을 앨범"이라고 소개한다. "특정 콘셉트를 추구한다기보다 앨범에 저 자신을 그대로 녹이고 싶었어요. 살면서 겪었던 일들, 지금 나이에 남자로 어필할 수 있는 보컬과 사운드를 담고 싶었죠. 전작에 비하면 알차고 무거워진 느낌이에요."
'막내' 이미지를 희석시키기 위해 '성숙'을 추구했다. 음악에 진심을 담아 아티스트로 거듭나겠다는 각오로 노력, 지드래곤의 "나쁘지 않네"라는 호평(?)을 끌어냈다. '우리 승리가 달라졌어요'라는 말도 심심찮게 들었다. "심혈을 기울였습니다. 제 음악 인생에 오래 남을 앨범입니다."
'빅뱅'이라는 이름이 주는 부담도 견뎠다. "'빅뱅'의 승리로 활동하는 것인 만큼 부담감이 있습니다. 그룹에 마이너스가 될 활동은 안 하는 게 낫죠. 확실히 플러스를 시킬 수 있는 활동을 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습니다. 그게 팀을 위한 것이고 함께 하는 멤버들에 대한 예의죠."
무대 위에서 짙은 남성미를 뽐내지만, 그는 다시 '막내'를 자처한다. "YG 소속 아티스트는 방송활동을 많이 안 한다는 이미지가 있어요. 저는 버라이어티한 부분에서 '승리'라는 캐릭터가 가지고 있는 재치와 인간적인 매력을 어필하고 싶어요. 인간적인 냄새를 물씬 풍기는 아티스트가 되고 싶거든요."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