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8년 말 140조원에 달했던 주식형펀드 설정액이 85조원대로 줄어드는 등 자금 대탈출이 이어지고 있다.

이에 따라 주식형펀드 전체 설정액은 6년여 만에 가장 낮은 수준까지 떨어졌다.

5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말 현재 주식형펀드 설정액은 85조4천432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1개월 전인 9월 말(88조657억원)보다 2조6천225억원 줄어든 것이고 지난 2007년 9월 말(83조9천621억원) 이후 6년 1개월 만에 가장 낮은 규모다.

주식형펀드 설정액은 미국발 금융위기 당시인 2008년 말에는 140조원이 넘었지만 이후 세계 주식시장이 회복하면서 감소세를 보였다.

설정액은 2010년 하반기부터 100조원 초반을 맴돌다 2012년 3월 말 97조7천769억원으로 내려온 이후 줄곧 100조원을 넘지 않았다.

올해 들어서는 엔화 약세에 대한 우려로 코스피가 보합권에 머물렀던 1월 말(93조8천170억원)과 '삼성전자 쇼크'로 코스피가 1,900선 아래로 추락했던 7월 말(92조6천106억원)에 설정액이 높았다.

주식형펀드 설정액은 국내주식형 펀드 설정액과 해외주식형 펀드 설정액을 모두 포함한 것이다.

주가지수가 떨어졌을 때 자금을 넣고, 지수 상승기에 자금을 빼내 차익을 실현하는 펀드 투자자들의 심리에 따라 주식형펀드 설정액은 대체로 주식시장과 반대로 움직였다.

주식형펀드 전체 설정액이 최근 특히 눈에 띄는 감소세를 보인 데는 투자자들의 지속적인 국내 펀드 환매가 주요 원인이 됐다.

국내 주식형펀드에서는 지난 8월 28일부터 10월 31일까지 42거래일 연속으로 자금이 빠져나갔다. 이 기간 순유출 규모는 모두 6조497억원에 달한다.

코스피는 이 사이 1,884.52에서 최고 2,059.58(종가 기준)까지 올랐다.

주식형펀드가 지난 1년간 비교적 양호한 수익을 낸 것도 차익 실현을 유도했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달 말 현재 국내 주식형펀드의 1년 수익률은 평균 8.61%, 해외 주식형펀드의 1년 수익률은 평균 9.61%다.

앞으로 주식시장의 추가 상승 동력이 나타나지 않는다면 주식형펀드 환매 현상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문수현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 주식형펀드는 보합권 상단에서는 자금이 빠져나가고 하단에서는 돈이 들어오는 형태의 움직임이 반복되고 있다"며 "자금이 눈에 띄게 유입되려면 코스피가 2,050선을 넘는 등 확실한 상승 추세로 전환해 투자자 기대가 높아져야 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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