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카드사들은 실적 공시를 할 때 개인신용등급별 카드론과 현금서비스 수수료율을 공개해야 한다.

이는 신한카드와 현대카드 등 일부 카드사가 고금리 대출을 지속하면서 금리 인하에는 적극적이지 않기 때문이다.

감독당국은 불합리한 고금리 대출 카드사에 대해선 금리 원가부터 마케팅비용까지 전면 점검해 강력히 제재할 방침이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카드론과 현금서비스 수수료율이 지나치게 높다고 판단해 카드사들이 올해 3분기 실적을 발표할 때 개인신용등급별 카드 대출 금리를 비교 공시하도록 할 계획이다.

현재는 카드사별로 'S등급', '다이아몬드', '우수' 등 알 수 없는 등급 이름을 만들어 놓고 카드론, 현금서비스 평균 수수료율만 공시하고 있으며 대출 금리별 이용 회원 비중만 공개하고 있다.

이러다 보니 카드사간 대출 금리 비교가 불가해 일부 카드사들이 교묘하게 고금리 대출을 하는 행태가 계속되고 있다.

이에 따라 금감원은 올 3분기 실적 공시를 할 때 개인신용등급별로 대출 금리를 고시하도록 해 카드사별로 비교가 명확해지도록 할 예정이다. 이러면 카드사 간 대출금리가 일목요연하게 나타내 고금리 대출 카드사들이 수수료율을 내릴 수밖에 없다는 판단이다.

감독당국 관계자는 "가맹점수수료와 부가서비스 축소 등 카드사에 필요한 조치를 해준 만큼 이제는 카드사가 소비자보호 차원에서 성의를 보여야 할 차례"라면서 "3분기부터 개인신용등급별 대출금리 비교 공시를 통해 고금리 카드사의 문제점을 보여줄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일부 카드사는 막대한 마케팅비를 쓰고 있는데 계속 소비자 보호를 도외시하면 금리 원가 내역부터 마케팅비까지 샅샅이 들여다보겠다"고 강조했다.

금감원의 이번 조치는 최근 각 카드사에 제2금융권 대출금리 모범기준 이행 계획서를 제출받은 뒤 카드론과 현금서비스 수수료율 인하를 지도했으나 현대카드와 신한카드가 버티는 모습을 보인 데 따른 것이다.

지난해 카드사들이 현금서비스와 카드론으로만 벌어들인 수익만 14조∼15조원에 달한다.

현대카드와 신한카드의 서민을 상대로 한 고금리 신용대출은 심각한 상황이다.

현대카드 현금서비스 이용 고객의 17.66%가 연 28~30%의 고금리를 부담하고 있다. 카드론의 경우 연 26~28% 미만 고금리 고객이 전체의 17.02%로 모두 카드업계 최고 수준이다.

신한카드도 현금서비스 수수료율이 연 26~28%인 고객이 전체의 연 24.03%로 업계에서 높은 편이다. 사실상 대부업체 수준이다.

평균 이자율을 의미하는 수수료 수입비율은 현대카드의 경우 카드론이 연 20.13%, 신한카드는 현금서비스가 연 22.42%에 달한다.

현대카드, 신한카드와 달리 국민카드와 삼성카드[029780], 롯데카드, 하나SK카드 등 나머지 카드사들은 이달 말부터 대출 금리를 0.5~2% 포인트 내릴 예정이다.

감독당국 관계자는 "개인 등급별로 대출금리 인하 폭이 다르기는 하겠지만 최대 2% 포인트까지 내려간다고 보면 된다"면서 "카드론 금리가 현금서비스보다 더 많이 인하된다"고 밝혔다.

국민카드는 오는 30일부터 신규 고객을 대상으로 연 7.80~28.40%이던 현금서비스 및 리볼빙 결제 현금서비스 수수료율을 7.80~27.90%로 낮춘다. 카드론은 내년 6일부터 연 6.90~27.30%에서 6.90~26.50%로 내린다.

한국스탠다드차타드(SC)은행은 오는 29일부터 최저 이율을 낮추는 방식으로 금리를 조정한다.

할부 수수료율은 현행 9.90~19.90%에서 8.90~20.90%로, 현금서비스 연체 수수료는 22.90~29.90%에서 21.90~29.90%으로 각각 바꾼다. 카드론은 11.90~19.90%에서 10.90~20.90%로 낮아진다. 카드론 연체 수수료는 24.00%였으나 22.90~24.90%로 변경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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