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처우개선 요구하는 경기도 학교 비정규직 근로자들

'에코 세대의 취업변화와 우울' 보고서

지속적으로 일자리가 없는 청년보다도 무직 상태였다가 비정규직으로 취업하게 된 청년이 더 큰 우울감을 느끼는 것으로 조사됐다.

청년 비정규직의 고용 불안이 얼마나 심각한 지를 방증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라채린 서울대 보건환경연구소 연구원은 최근 한국복지패널 학술대회에서 발표한 '에코세대의 취업변화와 우울' 보고서에서 2012∼2013년 한국복지패널 조사 결과를 분석해 15일 이 같은 내용을 소개했다.

보고서는 베이비붐 세대의 자녀세대로, 소위 '에코 세대'로 불리는 만 21∼34세 응답자 1천357명을 대상으로 2년간 고용상태의 변화와 우울감 측정치를 비교 분석했다.

그 결과 2년 연속 취업 상태를 유지하고 있는 사람들 가운데 15.28%가 우울감을 나타냈고, 2년 연속 직업이 없던 사람 중에서는 18.76%, 일을 하다가 그만 둔 사람 중에서는 19.05%가 우울감을 보였다.

특히 지난해에는 일을 하지 않다가 올해 직업을 가진 그룹에서 우울감을 나타낸 비율이 23.41%로, 지속적인 무직자나 최근 실직자보다도 훨씬 높게 나타났다.

이들 신규 취업자 그룹을 다시 정규직과 비정규직 취업자로 나눈 결과, 비정규직 취업자들이 정규직 취업자들보다 우울감을 느낄 확률이 4.31배나 높았다.

직업이 없는 데 따른 경제적 어려움이나 취업에 대한 걱정보다 비정규직으로 일하게 되면서 느끼는 불안감이 훨씬 더 정신건강에 악영향을 미친 셈이다.

라 연구원은 "실업상태에 있다가 비정규직이 된 사람들은 실직의 어려움을 미리 경험했고 현재의 불안정한 취업상태에서 재취업의 두려움 또한 매우 큰 사람들"이라며 "고용불안에 의한 우울감이 얼마나 심각한지 보여주는 결과"라고 설명했다.

이어 "인턴제도와 같은 불안정한 일자리를 늘리는 것이 표면적으로 실업률을 낮추는 효과가 있어 보일 수 있어도 에코 세대의 취업과 정신건강에 궁극적으로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며 "실업률을 낮추는 것뿐만 아니라 질 높은 일자리를 늘리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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