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장년 인생 2모작 설계박람회

"인터넷에서 `이력서 양식'을 검색하면 여러가지 있으니 깔끔하게 컴퓨터로 작성하시는 게 좋아요. 자기소개서는 항목을 3∼4개 주제로 나누고 부제목을 다는 게 요새 트렌드입니다."
문구점에서 파는 종이 이력서를 들고 이력서·자기소개서 작성 상담을 받던 정모(60)씨는 "1980년대식으로 이력서를 썼다가 낭패를 볼 뻔했다"며 "세련된 이력서와 자기소개서를 준비해 꼭 취업에 성공하겠다"며 각오를 다졌다.

17일 중소기업중앙회와 국방부 주최로 서울 DMC타워에서 열린 `2013 중장년 인생 2모작 설계박람회'는 온종일 제2의 인생을 꿈꾸는 중장년층 구직자들로 발 디딜 틈이 없었다.

이들은 이력서를 들고 기업별 상담 부스에서 모집인원, 근무시간, 급여, 복지 등 근무 조건을 꼼꼼하게 물으며 진지한 표정으로 상담에 임했다.

일부 인기 부스는 길게 줄을 서 상담 순서를 기다려야 할 정도로 청년 취업박람회의 열기를 방불케 했다. 수십 개 회사의 채용 공고가 붙은 게시판 앞도 구직자들로 북적거렸다.

취업뿐만 아니라 은퇴이민, 귀농, 창업, 봉사활동 등 인생 2모작을 준비하는 퇴직자들이 관심 둘 만한 다양한 분야의 상담 부스가 차려졌다.

귀농 부스에서 상담을 받은 고모(57)씨는 "막연하게 귀농해 산에서 민박이나 운영하며 살고 싶다고 생각했는데 여러 조언을 들어 도움이 됐다"라며 "어떤 인생을 살지 고민을 더 해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기대를 품고 왔지만 원하는 일자리를 찾지 못해 아쉬움을 안고 발걸음을 돌리는 사람들도 있었다.

전역 군인 김모(58)씨는 "막상 와보니 중장년층이라고 해도 대부분 55세 이하만 모집하고 55세 이상을 대상으로 하는 일자리가 거의 없다"며 "나이가 아닌 실제 능력이나 체력으로 일할 수 있는지를 판단했으면 좋겠다"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베트남에서 투자기업을 관리하다 지난해 정리하고 가족과 함께 한국에 돌아온 김모(63)씨도 "해외투자 등의 경험을 필요로 하는 회사가 없었다"며 "외국 봉사활동 쪽에 관심이 가긴 하는데 무보수라 생활이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는 전역 간부 등 중장년층 구직자의 일자리 창출·중소기업 활성화를 목적으로 열렸다. 50개 기업·기관이 참가했으며, 구직자 8천여명이 몰렸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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