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가동 주민센터 행정도우미 이지하씨가족·직원 도움 속 장애딛고 공직 안착

▲ 장애 속에서도 웃음을 잃지 않는 이지하<사진 가운데>씨와 그녀의 든든한 지원군으로 함께하는 신가동 주민센터 노상태 동장<사진 오른쪽> 및 직원들의 모습./정세영 기자 jsy@namdonews.com
"장애에 대한 차별과 편견 없는 세상이야말로 복지사회로 첫걸음이 아닐까요?"

'다르다는 이유'로 배척되는 지적장애인을 채용해 진정한 배려를 몸소 보여주는 행정기관과 많은 이들의 도움으로 사회생활 첫 발을 딛은 한 장애인의 사연이 지역사회에 훈훈한 감동을 주고 있다.

광주 광산구 신가동 주민센터 직원과 이 곳에서 행정 도우미로 근무하고 있는 이지하(23·여)씨가 바로 그 주인공.

신가동주민센터에서 지난 1월부터 근무한 이씨(지적장애 2급)는 태어날 때부터 장애를 가진 건 아니었다.

지난 1992년 당시 생후 2개월이던 그녀는 단순 감기증상으로 병원을 갔고 주사 한방이 이씨의 운명을 바꿨다.

의료사고로 이씨의 뇌와 심장은 1시간 동안 멈춰버렸고 생과 사를 넘나들다 깨어난 뒤 이씨와 가족들의 특별한 삶은 시작됐다.

이씨는 사고 이후로 다른 아이들에 비해 발달이 늦었고 복합적인 장애가 찾아왔다.

이씨 덕분에 가족의 인생도 바뀌었다.

어머니인 진공자(51)씨는 이씨를 더욱 이해하고 가르치려는 마음 하나로 우석대 특수교육대학원에 입학했고 결국 특수학교 교사로 장애우들의 든든한 버팀목이 됐다.

이씨는 가족의 따뜻한 보살핌과 많은 이들의 도움 속에 지적장애인 최초로 보건대 사회복지학과를 올해 졸업할 수 있었다. 

누구보다 티없고 해맑은 사회 초년생인 그녀는 올해 행정기관에서 일하게 되는 기쁨까지 안았다.

바로 신가동 주민센터에서 행정보조일을 맡게 된 것.

지적 장애 특성상 업무 수행능력이 떨어진다는 핸디캡은 신가동 주민센터 직원들의 배려로 극복됐다.

이씨의 사연을 들은 신은경 광산구청 복지정책과 주무관은 직원들에게 행여 피해가 갈까 지원을 망설이는 어머니 공씨를 설득해 "지하씨가 할 수 있는 일을 시키면 된다"며 용기를 북돋았다.

이씨가 출근하는 신가동 주민센터 직원들의 배려도 돋보였다.

노상태 동장은 "이씨를 품고 함께 가겠으니 걱정 말라"고 이씨 가족들을 다독였고 주민센터 직원들은 특별한 동행을 시작했다.

함께 일한 지 어언 4개월째.

그녀는 퇴근하면 하루동안 주민센터에서 겪었던 일들을 가족에게 이야기하며 일한다는 즐거움에 푹 빠져 있다.

어머니 진씨는 "여러가지로 부족한 아이와 동행하려는 모습에서 감동과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다"며 "직원들이 우리 지하에게 베풀어준 은혜는 잊지 않겠다"고 전했다.
/정세영 기자 jsy@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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