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침몰 사고는 어른들의 잘못된 생각이 빚은 참사"

"희생자들의 명복을 빌며 극락왕생을 기도" 
충격받은 마음·고통받은 마음 치유도 중요 
호남 제일의 기도도량 '템플스테이' 등 운영 
사찰 주변 대형사료공장 설립은 절대 안된다

▲ 원문 주지스님은 "'자비'는 억지로 하는것이 아니고, 세상의 이치를 알면 자비는 자동적으로 나오는 것이다"며 "자비의 실천은 먼저 남을 돕는것으로, 도와주는 방법도 중요하며, 적으면 적게해서 남을 도와 줘야겠다는 마음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곡성/임문철 기자 35mm@namdonews.com
"매일 새벽4시~5시30분에 기도로 하루를 시작합니다. 오전 10시~11시30분, 오후 7시~8시30분, 이렇게 하루에 세번 100일 기도를 올리는 중입니다. 일년에 두 세번 100일 기도에 들어가는데, 저도 전생에 지은 죄가 많아 부처님전에 마음의 치유를 위해 기도를 올리고 있습니다"

송광사 말사인 곡성 용주사 원문 주지스님은 1992년 26세에 출가해 송광사승가대학졸업, 송광사선원, 해인사선원, 통도사선원, 봉암사선원, 법주사선원, 불국사선원 등에서 8안거선원수행을 했다.

용주사는 매일 저녁 7일기도(밤 8시~10시)를 올리고 있다. 광주에서 많은 불자들이 찾아 오고 있고, 5명이 모이면 스님집전하에 신묘장구다라니 저녁기도를 해준다. 또 선망부모조상님제사와 49제를 모시기 위해 극락전 건립을 계획 중이고, 도로(저수지공사) 등 주차장을 확장해 대형버스 등이 진입할 수 있게 공사 중이다. 특히 용주사에서 운영하고 있는 템플스테이, 인문학 캠프는 현대인들이 바쁜 일상생활을 잠시 내려놓고 힐링 할 수 있는 공간으로 인기가 매우 높다.

원문 주지스님은 "세월호 참사로 인해 국민들이 너무 충격받고 고통받고 있다. 삼가 희생자들의 명복을 빌며 극락왕생을 기도 드리고 있다"며 "가까운 사찰에 가셔서 충격받은 마음과 고통받은 마음을 치유하기를 간절이 바란다"고 밝혔다.

부처님 오신날(5월 6일)을 앞두고 곡성 옥과 용주사 원문(圓門) 주지스님을 만나 '자비'를 실천하는 마음가짐과 삶에 지친 현대인들에게 필요한 치유의 이야기 등을 들어봤다.

-세월호 희생자와 국민들에게 위로의 말을 전한다면?

▶희생자들의 명복을 빌며 극락왕생을 기원한다. 세월호 참사는 우리 어른들의 잘못된 생각에서 어린 학생들에게 씻지 못할 죄를 지은 것 같다. 어린자식을 먼저 보내는 부모의 마음은 얼마나 아프겠는가. 자식을 먼저 보내는 부모의 고통은 보통 3년 간다고 한다. 3년후에 마음의 상처가 치유되면 얼마나 좋겠는가. 아마 평생동안 상처는 치유하기 어렵지 않나 생각한다. 다시는 이런 세월호 참사와 같은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미리 예방하고 안전교육을 해야 한다. 하루빨리 세월호 유가족들이 정상적인 생활에 적응할 수 있도록 두손모아 기도하겠다.

-부처님오신날을 앞두고 사바대중에게 한 말씀 하신다면?

▶요즈음 우리 사회가 선진국으로 가는 과도기인 것 같다. 70~80년대 통행금지 시절에는 거리에 술(곡차)에 취해 비틀거리는 사람들이 거의 없었는데 최근에는 쉽게 거리에서 취객을 볼 수 있다. 그만큼 우리사회가 개방됐고 개인주의(핵가족)적인 사회로 가고 있는 것이다.

우리사회는 선진국으로 가는 길목에서 진통을 겪고 있다. 하루빨리 사회가 한국적인 전통을 지키면서 선진국으로 갔으면 하는 마음 간절하다. 우리 선조들의 기술과 지혜는 세계 어디에 내 놔도 빠지지 않는 한국적인 문화를 가지고 있다. 과도기적인 진통을 겪고 있는 사회가 하루빨리 제자리를 잡고 우수한 우리의 문화가 세계적으로, 나아가서 대한민국이 세계를 리드하는 국가가 됐으면 하는 마음 간절하다.

-용주사는 어떤 사찰인가?

▶곡성 용주사는 천년고찰로 용주사큰바위(호랑이바위) 아래에는 1천400년전 신라·고려·조선시대 기와 등이 출토되고 있다. 옥과읍지(300년전)에도 용주사 큰바위를 연화대라 했다. 산신각(해탈암굴법당)을 봉두굴이라 해 100여명이 들어 갈 수 있고 용추라는 폭포와 연못이 있다고 전한다. 용주사는 송광사 말사이고, 광주에서 자동차로 25분거리에 위치해 있다. 광주에서 시민들이 주말에 많이 찾고 있으며, 특히 감로약수터가 더 유명할 정도로 약수물로 명성을 떨치고 있다. 또 바위들이 호랑이 형상으로 돼 있고, 기운도세서 호남의 기도 도량으로 빠지지 않는 사찰이다.

-삶에 지친 현대인들에게 치유의 말씀을 해주신다면?

▶모든 것이 '일체유심조(一切唯心造)'이다. 마음먹기에 달려있다. 현대인들은 너무 빨리 인생길을 달리고 있다. 조금 천천히 속도를 늦추고 인생길을 가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인간의 욕심은 끝이 없다. 남을 피해주지 않는 욕심, 남의 것을 빼앗지 않는 욕심은 좋은 욕심다. 남에게 베푸는 마음으로 살아간다면 이 사회는 바람직한 사회가 될 것이다.

-유년시절과 스님이 되기까지의 과정은?

▶고흥에서 태어나 바닷가와 인접한 곳에서 살았다. 어렸을 때는 개구쟁이였고 동네친구들과 딱지치기, 구슬치기, 연날리기 등을 하면서 지냈다. 고흥에서 18년을 살았고 타향에서 30년 생활을 했다. 지금은 옛 고향이 생각나고 친구들도 보고싶다. 청소년시절(19세)에 불경책을 많이 읽어 출가를 결심했다.

19세에 출가하려고 했으나 나이가 어려 1차에 실패했고, 군대 전역후에 26세에 송광사로 출가했다. 6개월 가량의 행자생활을 거친 후 수계(예비승)를 받았고, 송광사 승가대학(4년)을 마치고 1996년에 정식으로 비구계를 받아 스님이 됐다. 현재 23년째 승려 생활을 하고 있고, 행자생활과 승가대학 생활이 그리 힘들지는 않았다.

-살아가면서 '자비'의 마음을 어떻게 실천해야 하는지?

▶'자비'는 억지로 하는 것이 아니다. 세상의 이치를 알면 자비는 자동적으로 나오는 것이다. 자비의 실천은 먼저 남을 돕는 것으로, 남을 돕는다 해서 무조건 물질적으로 돕는 것은 안된다. 도와주는 방법(지혜)도 중요하며, 적으면 적게해서 남을 도와줘야한다. 사찰을 찾는 신도들에게 기본교육과 사찰예절, 그리고 7일기도 등을 통해 마음치유와 힐링을 가르치고 있다. 마음을 따뜻하게 해서 남을 돕는 마음을 심으라고 항상 강조하고 있다.

▲ 송광사 말사인 곡성 용주사는 천년고찰로 용주사큰바위(호랑이바위)가 있고, 감로약수터가 더 유명할 정도로 약수물로 유명하다. 광주에서 옥과까지 자동차로 25분거리에 자리잡고 있다. 곡성/임문철 기자 35mm@namdonews.com
-화목한 가정생활을 위해서는 어떤 노력이 필요한지?

▶서로 양보하고 상대방을 먼저 생각해야 한다.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아야 된다. 현대인들은 정신적인 스트레스로 온몸이 지처 있어서 온통 정신과 치료를 받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우리가 살아가면서 주위에 만나는 사람들은 모두 소중하고 귀한 사람들이다. 배우자에게 상처받지 않게 올바른 말과 바른 처세로 서로 존경하고 위해주는 마음으로 하루하루를 소중하게 살아야 된다.

-현 시대의 '화두'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

▶요즈음 우리시대의 화두는 '힐링'이다. 우리의 정신세계는 얼마든지 수행하면 치유할 수 있다. 과거에 습관과 습성 등 잘못을 참회하면 마음은 편안해지고 깨끗해져서 새롭게 인생을 시작할 수 있다. 여기서 마음을 치유한다해서 하루아침에 치유가 되는 것은 아니다. 나쁜 습성을 치유하는데는 많은 시간이 걸리고 반복적인 연습이 필요하다. 저도 마음을 치유하기 위해 100일 기도를 반복적으로 올리고 있다.

사찰에 부처님전에 기도하고 예불을 드리면 마음을 치유하는데 더할나위 없이 좋다. 우리나라는 전국에 공기좋고 환경이 좋은 사찰이 많이 있어서 마음 치유하기에는 최고의 장소이다. 우리 조상님은 1천년전부터 사찰에서 마음을 치유해 왔다. 현대인들은 바빠서 가까운 사찰이 있다는 것을 모르고 정신적인 스트레스로 고통받고 있다. 대한민국 어느 사찰이나 가셔서 힐링을 하길 바란다.

-대형사료공장 건설 반대 운동에 관해 설명해주신다면? 

▶용주사 부근 450m 떨어진 곳에 대형사료공장이 들어온다 해서 주민들이 우려하고 있다. 옥과 용주사는 전통사찰도 아니고 문화재사찰도 아니라서 법적으로 아무런 하자가 없다고 곡성군청에서는 주장하고 있다. 주민들이 참여한 공청회도 없이 일방적으로 사료공장을 추진하고 있다. 사찰에 환경오염과 파리모기 등 피해를 생각하면 잠을 이루지 못하고 있다. 하루빨리 사료공장이 민가가 없는 산속으로 들어가서 주민과 사찰환경에 피해를 주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다.

 

<원문 주지스님이 걸어온 길>

 

-전남 고흥 출생
-송광사승가대학졸업
-1992년 26세로 출가 
-송광사·해인사 등서 8안거선원수행 
-사회복지학 2급자격증 취득  

곡성/임문철 기자 35mm@namdonews.com

"광주전남 지역민의 소중한 제보를 기다립니다"  기사제보
저작권자 © 남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