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과장치 제대로 작용 안해 인근 논으로 유출농민들 "민원 제기해도 그때 뿐…제재 필요"

전남 장성군 삼서면 두월리 산업개발지구 입주 업체인 ㈜L공장에서 공장 폐수와 산업 폐기물이 흘러나와 인근 농사에 피해를 주고 있다.

23일 장성군에 따르면 군은 지난 2008년 ㈜L업체 등 4개 업체와 투자협약을 맺고 삼서면 두월리에 산업개발진흥지구를 조성했다.

이후 L업체는 이곳에 '가공 및 재생 플라스틱 원료 생산' 공장을 설립하고 지난 2009년부터 가동에 들어가 스티로폼을 생산하고 있다.

하지만 이 공장은 폐수를 방류하는 과정에서 여과장치를 제대로 하지 않아 산업폐기물인 스티로폼이 인
근 논으로 유출되고 있다.

남도일보가 지난 20일 현장을 확인한 결과 최근 모내기를 끝낸 이곳 논에 하얀 스티로폼 가루들이 둥둥 떠다녔다.

논 주인 이모씨는 "비가 올 때마다 공장에서 폐수가 방류되면서 스티로폼이 쏟아져 나와 골머리를 앓고 있다"며 "군청에 수차례 민원을 제기했지만 그 때마다 공장 직원들이 나와 치워줄 뿐, 근본적인 조치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이 공장에서는 스티로폼 뿐만 아니라 종종 화학약품 폐수도 흘러나와 문제가 더욱 심각하다는 하소연이다.

이씨는 "스티로폼은 귀찮기는 해도 농사에 큰 피해는 없지만 뜨거운 폐수는 직접적인 피해를 가져온다"며 "화학약품 성분이 있어서인지 피부병까지 걸리기도 했다"고 불만을 표출했다.

이 같은 사정은 공장 폐수가 흐르는 인근 논들도 마찬가지였다.

인근 농업인들도 "매번 반복되는 스티로폼과 온배수 피해로 농사를 지을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모씨는 "공장이 들어선 뒤로부터는 논에 미꾸라지들도 자취를 감췄다"며 "농사 피해도 문제지만 주민 건강까지 위협받고 있다"고 말했다.

김씨는 이어 "공장에서 배출된 스티로폼은 논을 거쳐 결국 황룡강으로 떠내려가 환경을 오염시키게 된다"며 "관계기관에서 벌금 몇 푼 부과한 데 그치지 말고 영업정지 등 보다 강한 징계조치를 내려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공장 대표는 "공장 시설에는 문제가 없는데 스티로폼 알맹이가 작다 보니 비가 오면 빗물에 쓸려 밖으로 나가고 있는 것 같다"며 "공장 밖으로 나가는 물은 빗물이 모여 나가는 것이지 폐수는 아니다"고 해명했다.

이와 관련, 장성군 관계자는 "민원이 잦아 지난 2011년, 2012년 두차례 해당 공장을 방문해 폐수시설 등을 점검해 과태료를 부과했다"며 "지난해 점검에서는 시설에 문제가 없었다"고 설명했다.
/정응래 기자 jer@namdonews.com
/안세훈 수습기자 ash@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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