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민의 발 묶는 시내버스 파업은 곤란

광주 지역 시내버스 노조가 23일 오전 4시를 기해 무기한 총파업에 들어가 이날 출근길 시민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그래서 '서민의 발'인 시내버스의 총파업은 말 그대로 서민의 발을 묶는다는 점에서 비판을 받을 수 밖에 없다.
요즘 세상돌아가는 꼴을 보고 있는 시민들은 충격과 짜증의 연속이다.

세월호 참사 70일째를 맞았지만 아직도 실종자 12명은 찬 바다속에서 시신조차 수습하지 못해 유가족들은 눈물조차 말라가고 있으며 유병언 전 회장은 어디로 숨었는지 오리무중이다.
강원도 고성군 22사단 GOP(일반전초)에서 총기 난사 후 무장한 병사가 탈영해 자식을 군에 보낸 부모의 심정은 시커멓게 타들어가고 있다.

문창극 국무총리 후보자의 막장 드라마까지 겹쳐진 상황에서 광주시내버스 노조의 총파업은 짜증을 넘어 지겹기만 하다.
이날 오전 출근길 시민들은 평소 보다 20분이상 늦게 도착한 시내버스 탓에 지각 사태가 벌어졌다고 한다.
그것도 영문도 모른 채 당했다고 입을 모을 정도로 격양된 상태다.

사측인 광주광역시버스운송사업조합과 광주시는 10만6천850원(3.62%)의 임금인상안을 제시했지만 노조는 15만6천원(5.29%)을 고수해 협상이 결렬됐다. 노사의 차이라야 고작 4만9천150원정도다.
결코 적지 않은 금액이 분명하지만 이만한 차이로 꼭 파업에 들어갈만한 것이었는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나뉠 수 있다.
노조가 사측의 안을 받아들이지 않은 이유는 규모가 비슷한 대전시보다 임금 수준이 낮고 생활이 어려워 불가피한 선택이라고 한다.

하지만 광주시의 재정자립도는 37%로 전국의 특·광역시 가운데 골찌 수준이다.
광주시의 이런 재정자립도로는 공무원의 인건비도 해결하기 어렵다.
이런 상황에서도 광주시는 이미 연간 400여억원이라는 거액의 혈세를 시내버스 회사의 운송적자를 메워주고 있다.
시내버스가 서민의 발인 까닭에 시민의 혈세를 들여 시내버스 준공영제를 시행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도 시민들의 편의는 뒷전인 채 노조가 내몫찾기에만 몰두한 나머지 파업을 벌인다는 게 시민들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노조의 주장대로 대전과 비교해 임금이 낮은 수준이다면 재정자립도가 비슷한 수준인지부터 살펴봐야 한다.
광주시의 재정이 넉넉해 노조의 요구를 모두 들여주면 좋겠지만 시의 재정형편으로는 노조의 요구가 벅찰 수 밖에 없다.

우리는 노조가 이런 상황을 감안해 합리적인 안을 내놓고 사측과 재협상에 나설 것을 촉구한다.
파업 시기도 적절하지 못하다.
불과 며칠이 지나면 새로운 시장이 취임하기 때문이다.
광주시는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 시민들이 불편을 겪지 않도록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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