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생존 승객 증인신문서 증언
오는 28,29일 단원고 학생 증언 예정

세월호 생존 승객들은 "침몰당시 대기하라는 안내 방송만 있었고 퇴선 명령은 없었다"고 증언했다.
광주지법 형사 11부(부장판사 임정엽)는 지난 22일부터 24일까지 201호 법정에서 일반인 승객 10명, 서비스직 승무원 2명, 아르바이트생 1명에 대한 증인신문을 진행했다.

당초 19명을 증인으로 채택할 예정이었지만 일부 증인들이 증언을 거부하거나 개인적인 이유 등으로 불참했다.
세월호 침몰 당시 조타실에서 승무원들과 머무르다가 함께 탈출한 필리핀 가수 부부에 대해서는 다음주 이뤄지는 단원고 학생의 증인신문과 함께 진행될 예정이다.

생존 승객들은 "대기하라는 안내 방송만 계속되면서 신속하게 대피하지 못해 대형 인명 피해가 발생했다"고 입을 모았다.
승객들이 구조를 기다리며 침몰하는 선체에서 대기하는데도 이준석 선장과 승무원들은 퇴선 지시도 내리지 않고 탈출한 것으로 확인됐다.

생존한 서비스직 승무원도 "선장으로부터 퇴선 명령을 받지 않아 승객들이 다치는 것을 막기 위해 대기하라는 방송만을 할 수밖에 없었다"며 신속하게 퇴선 명령이 내려지지 않은 것에 안타까운 심경을 전했다.

승객들을 버리고 탈출한 승무원들과는 달리 침몰하는 배를 지키며 끝까지 구조에 힘쓴 의인들에 대한 증언도 잇따랐다.
승객들은 고 양대홍 사무장과 박지영 씨가 구조에 힘쓴 모습을 생생하게 증언했다.
당시 배식 업무를 담당한 아르바이트생은 양 사무장이 자신의 탈출을 돕고 빠져나오지 못한 사실을 전해 법정을 숙연케 했다.
특히 침몰하는 순간까지 승객들 구조에 힘쓴 화물차 기사 김동수(49)씨가 "더 많은 승객들을 구하지 못하고 혼자 살아남아 죄송하다"며 사죄의 눈물을 흘려 보는 이들의 가슴을 울렸다.

참사 이후 생존 승객들은 후유증으로 고통받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대부분의 승객들은 혼자만 살아남았다는 죄책감에 고통받으며 "잠을 이루지 못한다", "어두운 곳에 갈 수 없다", "학생들을 보면 괴롭다"고 증언해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재판부는 기말고사가 끝나는 28일과 29일 수원지법 안산지원에서 단원고 학생들의 진술을 듣기로 했다. 학생들은 법정이 아닌 별도의 화상증언실에서 진술하며 재판도 비공개로 진행된다.
/김경태 기자 kkt@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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