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생했는데 우리만…너무 억울하다”

유병언에 대해 사상 유례없는 대대적인 검거 활동을 벌였음에도 지난 6월 12일 전남 순천시 서면 학구리 매실밭에서 발견된 변사체로 밝혀져 초동수사 부실에 따른 경찰의 잇단 문책으로 이어지면서 경찰 내부가 술렁이고 있다.

경찰청은 지난 23일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의 변사체에 대한 초동수사를 소홀히 해 신원 확인을 늦게 한 책임을 물어 정순도 전남지방경찰청장을 직위해제했다.

경찰은 또 지난 22일 유씨에 대한 유전자 감식 결과를 발표한 후 우형호 순천경찰서장과 담당 형사과장을 직위해제 과학수사팀장 등 관련자 전원에 대해 감찰에 착수하고 그 결과에 따라 상응한 책임을 엄중하게 물을 계획이다.

경찰청 관계자는 "감찰을 시작한 지 하루밖에 되지 않아 구체적인 결과가 나오지 않았지만 전남청장을 전격 경질한 것은 그만큼 사안이 엄중하다고 판단한 것"이라며 “일선 지휘관과 책임간부는 보다 적극적인 자세로 현장에 임장하는 등 유대균 검거에 총력 경주할 것을 긴급 지시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경찰 내부에서는 “결과만 놓고 경찰만 문책하는 것은 억울하다”, “지휘부와 동료 경찰관을 징계를 전제로 감찰조사 등은 사기저하의 원인”이라는 등 불만의 목소리가 일고 있다.

광주지역 A경찰관은 “세월호 참사와 관련 팽목항 지원, 검거에 투입돼 정말 많이 고생했는데 결과가 좋지 않아 솔직히 실망스러운 것은 사실”이라며 “결과만 놓고 경찰관만 징계하는 것은 억울하다”고 말했다.

전남지역 B경찰관은 “경찰의 초동수사 미흡은 아쉬움이 많고 이 때문에 지휘부는 문책당하고 동료들은 징계를 전제로 감찰조사를 하고 있어 사기가 크게 떨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최재경(51) 인천지검장은 이날 유병언 전 회장과 관련한 검찰의 부실 수사에 대한 책임을 지고 사의를 밝혔다.

또 검찰은 지난 23일 김진태 검찰총장 지시에 따라 부검 지휘를 소홀히 한 광주지검 순천지청에 대해 감찰 조사를 했다.
/정응래 기자 jer@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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