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최하위권 투표율…득표율은 60%
새정치 전략공천 책임 소재 거론될 듯

7·30 광주광역시 광산구을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 당선된 새정치민주연합 권은희 의원이 지역의 대표성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30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이날 광산을 투표율은 22.3%를 기록했다.

이날 실시된 전국 15곳에서 열리는 재보선 선거구 가운데 부산 해운대구·기장군갑 선거구의 20.9%에 이은 가장 낮은 투표율이다.

같은 호남권으로 가장 높은 투표율을 기록하고 있는 전남 순천·곡성의 51.0%와 비교하면,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치다.

새정치연합 권은희 후보를 비롯해 새누리당 송환기, 통합진보당 장원섭, 정의당 문정은, 무소속 양청석 등 5명의 후보가 출사표를 던졌다.

개표결과 ‘국가정보원 대선개입 수사 외압 의혹’을 폭로해 ‘광주의 딸’이라고도 불린 권 후보의 아성을 뛰어넘기엔 역부족이었다.

지난 2012년 19대 총선에선 이용섭 전 의원이 74%의 득표율로 당선된 바 있다.

권 후보는 이용섭 전 의원의 득표율에 훨씬 못 미친 60%대 지지를 받았다.

지역 정치권에선 광산을의 낮은 투표율은 새정치연합 공천은 사실상 당선이라는 지역적 특성으로 권 후보의 당선 가능성이 유력하기 때문에 유권자의 관심이 떨어져 투표소로 이끌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분석이다.

또한 휴가철 등으로 인해 투표 유인 자체가 어려웠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일각에선 새정치연합의 권은희 후보 전략공천에 대한 광산을 유권자들의 부정적 인식이 한 몫을 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지난 지방선거에 이은 공천 후유증에 대한 누적된 피로감이 결국 투표율 저조로 이어졌다는 것이다.

광산을은 새정치연합이 공천을 앞두고 천정배 전 법무부장관이 공천을 신청하자 당내에서 '경선 배제론'이 제기되는 등 논란을 빚었다.

특히 김한길·안철수 공동대표 등 당 지도부는 공천을 신청했던 기동민 전 서울시 정무부시장을 서울 동작을에 전략 공천해 전국적으로 지탄을 받기도 했다.

결국 새정치연합은 광산을을 전략 지역으로 선정하고 지난 대선 당시 국가정보원 대선개입 사건의 ‘수사외압’ 의혹을 폭로한 권은희 전 서울시 수서경찰서 수사과장을 “진정성이 훼손될 수 있다"는 당내 우려에도 불구하고 전략 공천하기에 이르렀다.

또한 본격 선거운동이 시작되면서 ‘권은희 때리기’에 나선 새누리당이 제기했던 권 후보 남편의 재산문제 등에 실망해 투표를 포기한 유권자가 늘어난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이런 다양한 분석 속에서 전국 15개 선거구 중 투표율 최하위를 기록한 것에 대해 향후 당내 논란이 적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투표율이 저조해도 권 후보의 당선은 무난했지만 자신들의 텃밭에서 보여준 차가운 표심을 놓고 당내 갈등이 빚어질 소지가 다분하다.

지역 정치권 관계자는 “권 후보의 당선은 이미 예견된 것이지만 투표율과 득표율이 저조한 이유에 대해서는 분명히 새정치연합이 짚고 넘어가야 할 문제로 보인다”면서 “이번 공천에 대한 평가는 중앙당은 물론 지역 정치권에서도 진행될 것이다. 경우에 따라 책임 소재까지 거론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노정훈 기자 hun7334@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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