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지사, 시·도지사 간담회서 朴 대통령에 건설 건의
이낙연 전남도지사는 21일 “전남 목포와 제주를 잇는 해저고속철도(이하 해저터널)는 국토균형발전 차원에서 국가적 아젠다로 추진돼야 한다”고 밝혔다.
이 지사는 이날 오전 도청 기자실을 방문, “지난달 대통령과 가진 민선 6기 17개 시·도지사 간담회서 박근혜 대통령에게 ‘박정희 전 대통령이 경부고속도로 건설로 산업화를 시작했듯 박 대통령께선 해저터널 건설로 진정한 국가 균형발전을 시작해달라’고 건의했다”며 이 같이 말했다.
이 같은 건의는 국토교통부 산하 한국교통연구원에서 ‘서울∼제주, 부산∼제주 고속철도를 통한 균형발전과 신성장축 구축전략’이란 안건이 나온 것을 바탕으로 이뤄졌다.
이 지사는 당시 “서울이 한창 개발되던 1960년대 이호철 작가가 소설 ‘서울은 만원이다’를 통해 수도권 과밀화에 대한 문제제기를 했고, 박정희 전 대통령도 이 문제 때문에 ‘수도권 공장총량제’를 도입했다”며 “이후 역대 정권에서도 수도권 집중 억제정책을 폈지만 오히려 수도권은 더욱 비대해져 충청권까지 넓어지는 등 국가 균형발전이 한계에 와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진정한 국가 균형발전은 목포에서 부산으로 연결되는 남해안벨트의 자극에서부터 시작된다”며 “구체적으로 목포∼부산 철도 연결을 위해 목포∼보성 미연결 선로와 광주∼목포 고속철도 조기 건설, 목포∼제주 해저터널 건설이 이뤄져야 한다”고 건의했다.
이 지사는 “지난해 중국 관광객 450만명이 한국을 찾았지만 이 중 80%는 서울로, 15%는 제주로 가고 나머지가 전국을 방문했다”며 “이는 중국 특수마저 국가 불균형 발전을 초래하는 것으로 중국 관광객들의 방문을 전국으로 확산시켜 균형발전에 기여토록 하기 위해서는 해저터널 건설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박 대통령은 “그런 좋은 의견을 앞으로도 많이 해달라”고 답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지사는 “이는 개인 의견이 아니라 국토교통부 산하 한국교통연구원에서 나온 의견이므로 적극 검토해줄 것”을 재차 건의했다.
이 지사는 제주지역의 반대 여론에 대해선 “제주는 그동안 도지사 성향에 따라 찬반이 엇갈렸는데 원희룡 도지사는 박 대통령께 건의할 당시 반대 의견이 없었다”며 “제주도 입장에서도 현재 제주공항이 포화상태로 제2공항 건설 여론이 있는데다 기상 악화로 1년에 50일 이상 결항하는 문제점이 있기 때문에 예전보다 해저터널 건설에 훨씬 긍정적일 것으로 본다”고 예상했다.
이 지사는 10년여간 18조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는 건설 비용과 관련해선 “우리나라 경제력이 감당할 수 없을 정도의 큰 규모는 아니다”며 “국내 건설경기가 위축된 상황에서 건설업계에 매우 유용한 활로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오치남 기자 ocn@namdo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