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속의 작은 실천들 아름다운 공동체 만들어
평범한 이웃 이야기 소개 '희망 메시지' 확산

최근 청년 실업이나 구조 조정 등 어려운 경제 위기로 생활이 어렵지만 매월 일정 금액을 남을 위해 기부하거나 시간이 날 때마다 봉사활동에 참여해 생활의 만족을 느끼는 사람들이 늘어가고 있다. 사진은 지난해 한 시민단체가 회원들의 재능기부로 마련한 '나눔과 동행의 어울림 한마당' 장면./남도일보 DB
사람은 누구나 아름답게 사는 삶을 꿈꾼다. 그렇다면 아름답게 사는 삶이란 어떤 것일까.

각양각색의 사람만큼이나 삶의 모습도 다양하다. 그 다양한 삶 중 많은 사람들의 가슴을 뜨겁게 하는 삶들이 있다. 바로 이웃과 함께 나누는 삶이다.

◆나눔은 함께하는 마음

대다수의 사람들은 나눔을 어렵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돈이 있든지, 아니면 특별한 재능을 지녔던지….

그렇지만 나눔은 어려운 것이 아니다.

마음의 배려도 나눔이다. 작은 것일지라도 함께 하는 모든 행위가 나눔이다.

요즘 들어 청년 실업이나 구조 조정 등 어려운 경제 위기로 생활이 어렵지만 매월 일정 금액을 남을 위해 기부하거나 시간이 날 때마다 봉사활동에 참여해 생활의 만족을 느끼는 사람들이 늘어가고 있다.

자원봉사센터, 재능기부센터에 봉사활동과 재능을 기부하려는 작은 발길이 갈수록 늘고 있는 이유다.

광주재능기부센터가 도움을 필요로 하는 내용을 SNS에 올리면 '온정의 손길'이 즉각적으로 나타난다고 장우철 센터 사무처장은 말한다.

사실 나누는 삶은 자신의 삶을 보다 의미 있고 행복하게 만들기도 하지만 우리 사회를 좀 더 살맛나게 하고 풍요롭게 한다.

광주 빛고을 고등학교 학생들이 새날학교에서 벽화그리기 재능기부를 하는 장면. /새날학교 제공
◆봉사·기부 다양한 형태 발전

지금까지의 기부란 돈이 많은 사람이 생활이 힘들거나 어려운 사람들을 도와주는 것으로 인식되온 게 사실이다.

하지만 사회가 변하고 인식이 바뀌면서 또 이웃과 공동체의 소중함이 커지면서 기부문화 및 봉사활동이 다양하게 발전하고 있다.

최근 전 세계를 휩쓸고 있는 ‘ALS 아이스 버킷 챌린지’가 대표적인 예다.

소셜 미디어를 통해 퍼져나가고 있는 이 운동은 참가자가 동영상을 통해 다음 참가자 세명을 지목하고, 24시간 내에 얼음물을 뒤집어 쓰거나 100달러를 기부할 것을 유도한다. 그 후 참가자가 얼음물을 뒤집어 쓰는 방식이다.

그러나 얼음물을 뒤집어 쓰는 것이 유행처럼 퍼져 현재는 얼음물도 뒤집어 쓰고 기부도 하는 추세이다.

빌게이츠, 마크 주커버크, 한국에서는 유재석, 원빈 등의 유명인사들도 참여해 화제이다. 그 열기는 광주·전남까지도 확산돼 지자체장이나 경찰까지 동참하고 있다.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유쾌함을 선사하면서 좋은 취지를 갖고 시작한 이 운동에 대해 일부에서 쓴소리도 나온다.

‘진중하지 못한 기부의 태도’ 라던가 ‘언론의 관심을 받으려는 노림수’ 가 아니냐는 비판적 관점의 목소리를 낸다.

하지만 이러한 유쾌한 운동은 좀 더 가볍고 즐거운 마음으로 기부를 즐기는 법을 배우게 했다는 점에서 무엇과도 견줄 수 없다는 긍정적인 목소리가 더 높다.

또한 루게릭병에 대해 몰랐던 사람들에게 이 병의 아픔을 알릴 수 있게 했다.

새월호 참사 이후 희생자 가족들이 머무는 진도실내체육관에서 청소를 하고 있는 자원봉사자들 모습. /연합뉴스
◆'생활속의 나눔' 실천하는 소시민들

'아인'은 광주·전남 소시민들의 작은 친목 모임이다. 이름은 중국어로 사랑한다 의미인 '워 아이 니'를 응용했다.

회원은 모두 16명. 가정주부, 소규모 자영업자, 회사원 등 그야말로 '소시민'들이다.

모임이 만들어진 건 2년됐다. 특별한 목적을 두고 만들어진 게 아니다. 서로가 주변의 좋은 사람을 소개하고 만나는 과정에서 자연스레 '봉사' 모임이 됐다.

회원들은 매월 1만원씩 내는 회비를 낸다. 이 돈은 광주·전남 지역 생활이 어려운 학생을 위한 '장학금'으로 쓰인다.

아인은 1년전부터 특성화고인 광주 A고 학생에 매월 10만원씩 주고 있다. 10만원은 이 학생이 취업할 때까지 계속 지급될 계획이다.

다음달부터는 전남지역 학생에게도 장학금을 주고자 수혜자를 찾고 있다.

틈나는대로 봉사활동도 한다.

순천 기독결핵요양병원과 광주 새날학교 등을 찾아 봉사활동을 전개했다. 또 회원들이 생업에 종사하면서 조금씩 아낀 물품을 교육청과 어린이집, 유치원, 다문화학교 등에 기부했다.

그야말로 생활속의 봉사를 실천하고 있는 셈이다.

프란치스코 교황의 방한으로 전국이 한동안 떠들썩했다. 교황의 방한에 종교에 관계없이 모두가 큰 관심을 보였던 것은 평소 가난하고 어려운 사람 모두에게 사랑을 몸소 실천해 온 성직자이기 때문이다.

사실, 가난하고 어려운 사람들에게 사랑을 실천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다. '아인'처럼 따뜻한 마음만 있다면 생활속에서 얼마든지 가능하다.

또 '아이스버킷 챌린지' 처럼 엄숙하거나 딱딱할 필요도 없다. 진심이 담겨있다면 얼마든지 즐겁게 할 수 있다. 물질적인 뒷받침이 없어도 된다.

작은 마음으로도 우리가 몰랐던 어려운 이웃에 대해 알게되고, 그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의미가 있다.

나눔과 배려는 위기에서 더 빛을 발한다.

지난 4월 발생한 세월호 참사가 발생하자 광주·전남은 물론 전국에서 슬픔을 함께 극복하려는 자원봉사 발길이 이어지고, 기부가 끊이지 않았다.

갖가지 사연을 지닌 자원봉사자들은 무료급식과 환경미화를 비롯해 세탁봉사, 물품정리, 의약품 지원, 종교 활동 등을 지원해 실종자 가족의 아픔을 덜어줬다.

이외에도 구조 활동을 직·간접적으로 돕고, 전화 상담, 피해 가족들과 말벗 해주기, 사비를 털어 ‘기다림’을 뜻하는 노란리본을 제작하는 등 다양한 봉사활동을 전개했다.

이런 헌신적인 봉사활동은 세월호 실종자 가족의 마음을 열게 했다.

정부 관계자나 기자, 그 누구도 믿지 않았지만 자원봉사자만은 신뢰하고 대화를 나눴다.

시신이 하나씩 수습되면서 남은 가족이 줄어드는 상황에서 일부 실종자 가족은 자원봉사자들에게 “우리가 돌아갈 때까지 여기 함께 있어달라”고 요청까지 할 정도였다.

◆작고 소박한 마음 사회변화 이끌어

"세상에는 두 갈래 길이 있다. 하나는 강한 자들에게 향하는 길이며 그건 욕망이고 전쟁이다. 다른 하나는 약한 자들에게 향하는 길이며 그건 바로 평화다.”

2007년 94살의 나이로 선종한 ‘프랑스 빈민의 아버지’ 아베 피에르 신부의 말이다.

성직자가 되지 않더라도 평화를 실천하는 방법은 있다.

가난하고 어려운 사람에게 사랑을 베푸는 일은 위대한 성직자만이 할 수 있는 특별한 활동이 아니다.

작고 소박한 움직임에서 사회의 변화가 시작된다. 지금 이 순간에도 주변 어딘가에는 자원봉사의 손길을 기다리는 누군가가 있다. 작은 실천이 따뜻한 사회로 나아가는 순간의 계기가 될 수 있다.

이에 본보는 평범한 우리 이웃들의 '작은 나눔'을 매주 한 차례씩 소개한다.

이웃과 소통하며 나눔을 실천하는 이웃, 배려하는 이웃들의 이야기를 담아 '희망의 메시지'를 확산시켜 나갈 방침이다.

생활 속에서 온정을 실천하는 이웃들의 이야기가 널리 퍼질때 광주·전남은 보다 '아름다운 남도, 따뜻한 공동체'가 될 것이다.

/김명식 기자 msk@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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