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현정 양보에 '값진 금메달'로 보답한 이특영

▲ '금메달 땄어요'28일 인천 계양양궁경기장에서 열린 2014 인천 아시안게임 양궁 리커브 여자 단체전 시상식에서 금메달을 목에 건 한국팀이 기뻐하고 있다. 왼쪽부터 정다소미, 이특영, 장혜진. /연합뉴스

한국 여자 양궁 대표팀이 아시안게임 5연패의 신화를 썼다.

맏언니 주현정(32·모비스)의 양보로 가까스로 출전 기회를 잡은 이특영(25·광주광역시청)이 값진 금메달로 맏언니의 양보에 보답했다.

장혜진(27·LH), 정다소미(24·현대백화점), 이특영으로 구성된 여자 대표팀은 28일 오전 인천 계양아시아드양궁경기장에서 열린 제17회 인천아시아경기대회 양궁 리커브 여자 단체전 결승전에서 중국을 꺾고 금메달을 차지했다.

이로써 한국은 1998년 방콕, 2002년 부산, 2006년 도하, 2010년 광저우 대회 우승을 포함해 여자 단체전 5연패를 달성했다.

한국은 1세트에 중국이 7점 두 발을 쏘는 실수에 편승해 54-50으로 승점 2를 먼저 따냈다. 여세를 몰아 2세트에도 장혜진, 이특영, 정다소미가 한 발씩 10점 과녁을 뚫어 중국을 56-55로 따돌리고 4-0으로 앞서갔다.

한국은 비기기만 해도 승리하는 이점을 안고 세 번째 세트에 들어갔다.

궁지에 몰린 중국은 최고 베테랑 청밍과 수징이 각각 8점을 쏘는 것으로 불안하게 3세트를 시작했다.

한국은 승기를 잡았다는 듯 장혜진이 10점, 이특영이 9점을 쏘며 금메달에 다가섰다. 결국 중국은 10점을 한번도 못쐈고 한국은 28-52에서 마지막 세 발을 10점, 10점, 10점에 꽂아넣으며 승리를 확정했다.

대한양궁협회는 당초 선발전 1~3위에게 단체전, 1~2위에게 개인전 본선 출전권을 부여했다. 이특영은 4위였다. 규정대로라면 이번 결승전에 출전할 수 없었다.

그러나 맏언니 주현정이 어깨 부상을 이유로 양보했다. 팀이 흔들리는 것을 막기 위해 스스로 물러났다. 덕분에 4위였던 이특영이 극적으로 결승전에 출전하게 됐다.

이특영에게는 예상치 못했던 기회가 주어진 셈이었다. 자연히 그만큼 더 잘해야 한다는 부담감이 뒤따를 수 밖에 없었다.

그러나 이특영은 그 부담감을 잘 떨쳐냈다. 부담감 대신 자신의 실력을 유감없이 발휘하며 대표팀의 금메달에 크게 일조했다.

1세트 첫 발을 9점으로 출발한 이특영은 두 번째 화살을 10점 과녁에 적중시켰다. 1세트에서 유일하게 10점을 성공시킨 이특영 덕분에 한국은 1세트를 이겼다.

이특영은 2세트 첫 발에서도 10점을 성공시켰다. 이어 3세트에서도 각각 9점과 10점을 기록했다. 이날 이특영은 총 6발을 56점으로 연결, 대표팀의 아시안게임 5연패에 큰 공을 세웠다.

경기 후 이특영은 "지난 10개월 동안 노력을 많이 했다. 또 다른 역사를 쓰게 돼서 정말 기쁘다"고 말했다.

/임문철 기자 35mm@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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