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분만에 110명 전원구조…해경 등 신속 대응 돋보여
사고선박 선령 27년…노후선박 운항은 여전히 문제점

전남 홍도 해상에서 110명이 탄 유람선이 좌초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다행히 승객과 승무원들의 침착한 대응과 인근 어선들의 신속한 출동으로 사고 접수 28분만에 모든 인원이 구조돼 지난 4월 발생한 세월호 참사와는 크게 대조되고 있다.

하지만 사고 유람선은 건조된 지 27년 된 노후 선박이었던 것으로 확인되면서, 운항 허가와 선박 관리 등을 맡고 있는 관계 당국이 비난을 면키 어렵게 됐다.

30일 오전 9시 14분께 신안군 흑산면 홍도 동쪽 110m 해상에서 신안선적 171t 유람선 홍도 바캉스호(정원 355명)가 암초에 좌초됐다는 신고가 112에 접수됐다.이 배에는 경기 등 전국에서 몰려온 소규모 관광객 등 105명과 승무원 5명 등 총 110명이 탑승했다.

유람선 승무원들은 사고 직후 선체 3층으로 승객들을 올려보내고 구명조끼 착용과 대피 등을 침착하게 안내했다고 승객들은 전했다.

신고 접수이후 경찰 등 구조 당국의 대처 역시 세월호 참사와는 크게 달랐다.

좌초 신고를 받은 전남지방경찰청 상황실은 해상사고 매뉴얼에 따라 곧바로 목포해양경찰서 상황실과 3자 통화를 연결했다.

목포해경 상황실은 좌초된 유람선 위치가 홍도항에서 동쪽으로 100여m 떨어진 것을 확인하고 홍도출장소 등에 '인근 어선 총동원'을 지시했다.

513함, 305함, 103정 등 해경 경비함정 3척과 해군·경찰·119 헬기 5대, 유람선 3척과 어선 2척 등이 현장에 출동해 구조에 나섰다.

바캉스호를 뒤따르던 유람선 '썬플라워호'가 80여명 승객을 구조하고, 해경 구조협조에 동원된 어선 10여척이 나머지 탑승자들을 태웠다.

사고 접수 28분만에 승객 105명과 승무원 5명 등 110명을 무사히 구조됐다.

현재 10명 가량이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으며, 부상이 심각한 상태는 아닌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날 사고가 발생한 바캉스호의 선령이 세월호보다 7년이나 오래된 것으로 확인돼 큰 충격을 주고 있다.

일본에서 국내로 수입된 이 선박은 선박안전기술공단 사천지부에서 지난 3월 중순부터 한 달 가량 선박 안전검사가 이뤄졌다. 세월호 사고 다음날인 지난 4월 17일 선박안전법 규정에 따라 운항 적합판정을 받은 뒤 5월 15일 허가를 받고 유람선으로 관광지에 투입됐다.

이 선박은 최초 정원은 350명으로 기재됐으나 국내로 들여온 이후 승선인원이 495명으로 늘어났다. 승선 인원이 왜 늘어났는지 등의 이유는 아직도 모호한 상태다.

면허기간은 지난 5월부터 2023년 4월까지 10년간이다. 면허기간이 완료되는 2023년에는 선령 37년인 채로 운항하게 되는 셈이다.

운항 허가 당시 노후 문제로 홍도 청년회원 등 주민 70여명은 목포해경에 유람선 허가를 불허해달라는 내용의 탄원서를 내기도 했다.

이에 따라 지역 내 노후 선박 운항 문제을 둘러싼 논란이 재점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김영민 기자 kym@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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