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토캠핑·고기잡이체험·선상낚시 등 레저명소로 변신 중
아름다운 해안도로·해넘이도 자랑거리…郡 적극 지원 나서
동신대 최훈 교수 도움 받아 각종 어촌체험 프로그램 마련

▲ 지난 8월에 사구미해안가에서 실시된 개매기 체험. 참가자들이 옛날 방식으로 그물과 손으로 잡은 고기를 들어올리며 즐거워하고 있다.
관광과 관련해서 흔히들 남도를 ‘남아있는 천혜의 땅’이라고 표현한다. 개발에 뒤처진 남도의 처지를 애써 위로하는 뜻도 담겨져 있다. 그렇지만 결코 틀린 말은 아니다. 개발이 되지 않았기에, 훼손되지 않는 자연이 천혜의 관광자원이 되고 있는 것이다. 전화위복(轉禍爲福)이라 일컬을 만하다. 

전남 해남 송지에 위치한 사구마을이 그렇다. 남아있는 천혜의 관광자원이다. 마을 앞 사구미 해수욕장은 예전에 송호리 해수욕장과 견줄만한 유명 해수욕장이었다. 고운 모래가 깔려 있는 백사장이 마을 앞쪽으로 1.5㎞나 뻗어있다. 해변에서 몇 걸음 뒤쪽으로는 너비 50m의 곰솔 숲이 깊은 그늘을 드리우고 있다. 앞 바다에는 완도군에 속해 있는 백일도와 흑일도가 손에 잡힐 듯이 떠있다.

야산 너머 저 편에는 땅 끝 전망대가 아련하다. 늦은 오후에는 붉게 물든 바다가 장관이다. 참으로 아름다운 풍경을 지닌 마을이다. 물도 깨끗하다. 청정지역에서만 볼 수 있다는 질피(짐지리)가 해안 곳곳에 널려있다. 그만큼 이곳 바닷물이 깨끗하다는 것이다. 이처럼 풍경과 물이 좋은 사구미 해변은 불과 20여 년 전만 하더라도 ‘알아주는 곳’이었다.

그런데 어느 사이 차츰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 멀어져버렸다. 그 사구마을이 다시 살아나고 있다. 휴식과 놀이를 겸하는 최고의 어촌체험마을로 탈바꿈하려고 기지개를 펴고 있는 것이다. 사구 마을을 각광받는 어촌체험마을로 만들기 위한 산학협력은 해남군과 사구마을 주민, 그리고 동신대학교를 중심으로 해 차근차근 펼쳐지고 있다.

관광활성화를 강조하는 박철환 군수의 뜻에 따라 해양수산과 강성구 계장 등 공무원들은 사구 마을을 명품 어촌체험마을로 조성하기 위해 시설개발 및 프로그램, 예산 마련에 열성을 다하고 있다. 여기에 동신대학교 최훈 교수와 이승현 박사가 온갖 지혜를 짜내 명품마을로 만들어갈 준비를 하고 있다.

군은 최 교수로부터 컨설팅을 받아 사구마을을 최고의 휴양지와 바다 체험장으로 만들어 갈 계획이다. 최 교수는 지난해 100여개 전국 어촌체험마을이 참여해 경합을 벌인 대회에서 강진군이 대상을 받을 수 있도록 도운 어촌체험마을 개발 전문가이다. 최 교수가 컨설팅 해준 강진 서중마을은 대상과 상금 1억원을 받았고 어촌계장은 대통령상을 수상했다.

최 교수와 주민들은 사구미 해변을 오토캠핑과 바다놀이의 명소로 만들어갈 계획이다. 올해는 시범적으로 소규모 오토캠핑장 시설을 갖춘 뒤 개방할 예정이다. 예부터 전해 내려오는 후릿그물, 사다리질 고기잡이와 바지락 캐기, 선상낚시 등을 사구어촌마을의 독특한 체험 프로그램으로 가꿔갈 생각이다.

사구미 해변에서 바라보는 해넘이와 요리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개발되고 있는 각종 명품 전복 요리도 사람들의 발길을 재촉할 것으로 여겨진다. 산정리~땅끝마을~사구미해수욕장~남창리로 이어지는 아름다운 해안 길도 매력적이다. 다른 곳에 비해 모기가 없다는 점도 장점이다. 바다체험프로그램은 아니지만 밭에서 고구마를 캐는 체험은 보너스다.

▲ 사구미 해안가. 해변 곳곳에 질피가 널려져 있다. 질피는 청정지역에서만 생기는 수초로 그만큼 이곳 바닷물이 깨끗하다는 것이다.

▲ 사구미 해안에서 낚시꾼들이 고기잡이를 즐기고 있다. 사구마을 어촌계는 데크를 설치, 바다 가운데에 선상낚시터를 조성할 계획이다.

 

 

<조민철 사구마을 어촌계장>

경쟁력 높은 체험프로그램이 중요

조민철 어촌계장은 사구마을을 명품어촌체험마을로 만들기 위해서는 다른 어촌체험마을보다 경쟁력이 높은 체험프로그램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편하게 머물 수 있는 시설과 재미있는 고기잡이 체험, 그리고 맛있는 먹거리 등이 있어야 다시 관광객들이 몰려올 것이라고 강조했다.
조씨는 서울 일식당에서 일하다 지난 2007년 마을로 돌아왔다. 어떻게든 사구마을을 휴양과 놀이의 명소로 만들기 위해 노력 중이다. 조씨는 마을과 해변을 둘러본 사람이면 누구나 아름다운 풍경에 감탄을 금치 못한다고 귀띔한다. 아름다운 자원에 재미와 편리성만 더하면 예전처럼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을 것이라 믿고 있다.

 

<나은주 어촌체험마을 사무장>

이달 말께 요리체험행사도 선보여
 

나은주씨는 사구마을의 경치와 조건이 그 어느 곳보다 뛰어나다고 힘주어 말한다. 주민들이 조금만 더 적극적으로 나서 해변을 가꾸고, 편의시설을 늘려 가면 명품어촌체험마을이 될 가능성이 매우 크다는 것이다. 전복양식과 채취, 그리고 농사일에 바쁜 마을 주민들을 설득해서 어촌체험마을 프로그램을 하나씩 정착시켜가는 것이 관건이라고 밝혔다.
나씨는 지난 8월에 2차례에 걸쳐 시범적으로 실시해본 개매기 체험행사에 100여명의 관광객들이 찾아와 성황을 이뤘다고 소개했다. 편의시설을 늘리고 각종 고기잡이 체험 프로그램을 준비하면 그 어느 곳보다 뛰어난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고 말했다. 맛있는 전복요리를 개발해 찾아오는 이들의 입을 즐겁게 해줄 계획이다. 이달 말쯤 요리체험 행사를 가질 예정이다.

 

글·사진/최혁 기자 kjhyuckchoi@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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