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로지 ‘뚝심’으로 7년만에 광주예총회관 건립 ‘금자탑’

옛 서구청사에 새 둥지…16일 개관식 등 기념 행사 다채
이정현 의원 큰 역할…전국 최고 창작예술인촌 힘찬 출발
콘텐츠 개발 등 숙제도 많아 정부·지자체 관심과 지원 절실

 

▲ 최규철 광주예총 회장은 “광주예총회관이 7년만에 힘찬 출발을 한 만큼 각종 공연과 전시 활동이 활발히 이뤄질 수 있도록 정부, 광주광역시, 지역민과 문화예술인들이 자발적인 참여와 관심을 보여줄 때 아시아 최고의 창작예술인촌으로 우뚝 설 것”이라고 밝혔다./임문철 기자 35mm@namdonews.com
최규철(60) 한국예술문화단체총연합회 광주광역시연합회(이하 광주예총) 회장은 광주지역 문화예술인들의 숙원 사업인 예총회관 건립이란 금자탑을 세웠다. 광주광역시 서구 경열로 33(옛 광주광역시 서구청사)에 새로운 보금자리를 마련했다.

이에 따라 광주예총은 북구 운암동 문예회관시대를 접고 서구에서 문화예술의 부흥을 다시 열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예총 회장을 연임한 뒤 7년만에 이룬 최 회장의 가장 큰 결실이다. 남 앞에 나서길 꺼리고 숫기 없는 성격이지만 ‘조용한 카리스마’와 ‘뚝심’으로 이룬 성과다. 주말이나 휴일 등산 후 막걸리 한잔 마시던 작은 기쁨도 잊은지 오래다. 오해를 받기 싫어 전남대 예술대학 학부 수업도 거르지 않고 있다. 하루 24시간도 모자라 지난 9일 한글날에는 석·사 과정 수업을 직접 회장실에서 강행하지 않을 수 없었다.

새누리당 이정현 국회의원(전남 순천·곡성) 도움도 컸다.

하지만 광주예총회관은 이제 걸음마 단계다. 앞으로 회관 운영 등 풀어야할 숙제가 너무 많기 때문이다. 최규철 회장을 만나 예총회관 건립 과정과 향후 과제 등에 대해 들어봤다.

 
-광주예총회관 건립을 진심으로 축하하며 그간의 과정은…
▶예총회관 건립은 ‘예향 광주’ 예술인과 시민들의 오랜 소원이었다. 우리 고장의 예술과 문화의 진정한 발전소가 절실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7년전 저의 선거 공약사업이기도 하다. 지난 2010년 9월 9일부터 19일까지 10일간 광주 유스퀘어문화관 전시실에서 예총건립 기금 마련 전시회를 열면서 청신호가 켜졌다. 당시 유명 작자 120여명이 자발적으로 재능과 작품을 선뜻 내놨다. 저 자신도 기금 마련을 위해 밤낮으로 뛰어다녔다.

특히 이정현 의원이 18대 의원시절 130억원의 예산을 확보해 준 결과 지금의 예총회관이 탄생됐다.

 

-광주지역 문화예술인 창작공간으로 역할을 해야 하지 않겠는가?
▶광주예총회관은 옛 서구청사를 활용해 지어진 공간이다. 이 공간에는 건축·국악·무용·문인·사진·연극·연예·영화·음악 등 9개 협회가 새 둥지를 틀고 있다. 미술협회는 향후 입주할 예정이다. 1만여 예술인들이 한 곳에서 장르간 교류를 활성화하면서 문화예술의 향기로 가득한 예술 창작 터전으로 전혀 손색이 없다고 자부하고 있다. 실제로 광역자치단체 예총 가운데 협회가 한데 어울릴 수 있는 독립공간을 가진 곳은 광주예총회관이 처음이어서 광주 문화예술인들의 자긍심도 매우 높아질 것으로 확신하고 있다.

 

-광주예총회관 건립 등을 기념하기 위한 다양한 행사가 열리고 있는데…
▶광주예총이 새 보금자리를 마련한 것을 기념하기 위해 제5회 광주예총아트페스티벌(10월 16∼18일)과 광주예총 이전 개관식(10월 16일 오후 6시), 전국 광역시 예술교류전(10월 16∼31일), 광주예총 특별기획초대전(10월 1∼31일), 전국 명소스케치전(10월 15∼31일) 등이 선보인다.

예총 회관에서 열리는 아트페스티벌은 광주의 문화시민과 예술인들이 함께하는 종합예술축제다. ‘광주 문화예술특구를 선포하다’라는 주제로 치러지는 이번 축제는 문화예술이 전문가들을 위한 것이 아니라 모두의 삶속에 있고 모두가 공유해야 한다는 생각에서 함께 나누고 즐기는 대동의 장이 될 것으로 믿는다. 16일 오후 50여명의 국악인으로 구성된 길놀이와 31사단 군악대 연주에 맞춰 300여명의 예총회원이 펼치는 예총 퍼레이드를 시작으로 축제의 막이 오른다. 가수 심수봉과 저전거를 탄 풍경 등도 출연할 예정이다. 특히 1천500여점의 빼어난 미술작품을 전시, 공연 중심 축제의 틀을 깬 것도 이번 아트페스티벌의 자랑거리다. 16일부터 3일간 개최되는 전국사진촬영대회, 학생사생대회, 백일장 등은 지역축제를 넘어 전국적인 예술 축제로 승화시켜 줄 것이다.

특히 창작스튜디오에 마련된 특별기획초대전에는 전국 유명 작가 작품이 오는 31일까지 선보이고 있다. 1층에 작품수 1천103점을 비롯해 2층 188점, 3층 130점 등 규모 면에서도 어마어마하다 할 수 있다.

전국 광역시 예술교류전에도 전국 작가 100명이 참여하고 있으며, 전국 명소스케치전에서는 50명의 작품을 감상할 수 있어 더욱 풍성한 가을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16일 광주예총 이전 개관식을 갖고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가는데…
▶광주예총회관은 크게 보면 창작 스튜디오 45개와 게스트하우스 16개, 미술관(백련갤러리, 지호갤러리), 지하공연장 등으로 구성돼 있다. 국립아시아문화전당에는 못 미치지만 전국 광역자치단체 예총 가운데 이런 공간을 갖춘 곳은 없다. 그야말로 전국 최대·최고 규모의 예총회관이 광주에 둥지를 튼 것이다. 이를 잘 활용하면 비영리단체가 운영하는 아시아 최고의 ‘문화예술메카’로 자리잡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앞으로 예총회관을 어떻게 운영할 것인지…
▶현재 광주예총 회장 임기가 3개월여 밖에 남지 않았다. 외부에서 차기 회장 선거와 관련, 이런저런 소리가 들려오고 있으나 이에 개의치 않고 지금의 상황에 충실하고 있다.

광주예총회관은 예산을 지원해준 문화체육관광부 재산이다. 광주예총이 이를 위탁받아 운영하는 형태다.

그래서 다양한 콘텐츠를 개발하는 데 총력을 쏟을 생각이다. 운영비 마련이 어려울 경우 당초 계획했던 ‘광주 문화예술의 메카’ 기능을 제대로 발휘할 수 없기 때문이다. 회관 안에 게스트 하우스도 마련된 만큼 전국 문화예술 관련 대학생들이 저렴하게 이용하면서 졸업작품회 등을 할 수 있는 기회도 제공하고 싶다. 전국 대학생들의 발길이 이어질 경우 광주예총회관이 전국 명소로 거듭나는 데 큰 도움을 줄 것이다. ‘서울 인사동 거리’처럼 각종 문화예술 작품과 작가들로 넘치는 ‘광주예총 거리’도 만들어 볼 계획이다. 이 곳에서 문화예술작품 감상 뿐만 아니라 자유롭게 거래까지 할 수 있는 공간을 조성하는 것이다.

하지만 어려움도 많다. 광주예총회관은 최종 완공된 것이 아나라 걸음마 단계로 볼 수 있다. 앞으로 채워야 할 콘텐츠 등 소프트웨어 측면에서 해결해야 할 숙제가 너무 많기 때문이다. 부산이나 대구 등 다른 대도시를 뛰어 넘는 광주예총회관으로 거듭나야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 ‘한류 열풍’에서 보듯 중국이나 일본 관광객들이 비행기를 타고 광주예총회관을 구경하는 날이 오지 않으란 법도 없지 않은가….

 
-광주 시민과 문화예술인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은…
▶문화와 예술은 우리 사회와 인간을 소통하게 하고 치유하는 힘을 가지고 있다. 예술은 국적을 떠나 언어 이상의 소통 능력도 갖추고 있다. 정신적인 교감의 영역인 셈이다. 특히 광주는 아시아 창작예술인촌으로 미래사회의 핵심동력이자 산업기반인 문화와 예술의 수도이다.

광주예총회관은 아시아문화중심도시 이미지 쇄신과 함께 예술 활성화의 기폭제 역할을 할 것이다.

그러나 문화예술을 정치와 결부시켜서는 안된다. 예산 몇 푼 지원했다고 간섭해서는 곤란하다. 살림살이가 열악한 문화예술단체에 예산을 지원했더라도 문화예술의 차별성과 독창성을 인정해줄 때 우리 사회는 밝고 건강한 공동체로 자리잡을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광주예총회관이 문을 연 만큼 각종 공연과 전시 활동이 활발히 이뤄질 수 있도록 문화체육관광부, 광주광역시 등이 더욱더 적극적인 자세와 협조를 해줬으면 한다. 지역민과 문화예술인들도 자발적인 참여와 관심을 보여줄 때 광주예총회관은 아시아 최고의 창작예술인촌으로 우뚝 설 것으로 믿는다.

광주시민, 문화예술인 모두 아름답고 풍요로운 빛고을 광주를 만든데 힘을 모아주길 거듭 당부드린다.
 

 <최규철 회장이 걸어온 길>
-전남 영암 군서 출생
-전남대 사범대학 미술교육과 졸업
-전남대 사범대학 대학원 졸업
-원광대학교 미술대학 박사
-전남대 예술대학 미술학과 교수
-광주 일본 가고시마 미술교류전
-한국 현대조각초대전
-광주·전남 미술대전 심사위원 역임
-대한민국 미술대전 심사위원 역임
- KBS환경미술대전 심사위원 역임
-승산미술대전 운영위원
-개천미술대전 초대작가

/오치남 기자 ocn@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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