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북부경찰서 우산지구대 야간근무

경찰 무전기 쉴새 없이 울려…"자해·소란 기본"
"음주민원 경찰력 70% 소비…강력범죄 구멍 우려

 

 

▲ 지난 19일 광주 북부경찰서 우산지구대에서 한 주취자가 경찰관들의 부축을 받으며 들어오고 있다./안세훈 기자 ash@namdonews.com
‘민중의 지팡이’ 경찰은 평소 공공의 안녕과 질서유지를 위해 애쓴다. 더욱이 어둠이 짙게 깔리고 사회적 감시가 소홀하기 쉬운 심야시간대는 치안을 위해 눈을 더욱 치켜뜬다.
매일 밤 치안을 위해 지구대 순찰활동, 음주단속 현장 등이 펼쳐진 이들의 무전기는 잠시도 쉬지 않고 울려댄다.
제69회 ‘경찰의 날(21일)’을 앞두고 지난 17일과 18일 동행 취재한 일선 경찰들의 근무 현장을 두 차례에 걸쳐 살펴본다.

“어린놈이 삼촌뻘인 내 멱살을 잡았단 말이요”
광주 북부경찰서 우산지구대의 야간근무는 주취자들로 인해 하루도 조용한 날이 없다.
18일 자정께 이른바 ‘불금(불타는 금요일)'인 이날 지구대 안은 쌍방 폭행으로 임의동행된 50대 남성이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며 들어왔다.
곧바로 30대로 보이는 남성 2명과 여성 1명이 경찰관들과 함께 뒤따라 들어왔다.
A(54)씨는 “내 나이가 50살이 넘었는데 어린놈이 삼촌뻘인 내 멱살을 잡았단 말이요”라며 억울함을 호소한다.
처음 상대편 일행들도 A씨에게 폭행을 당했다며 억울함을 토로했지만, 이내 일행 중 한 명이 A씨에게 사과를 했다.
A씨 등 이들은 30여분 동안 소란을 피우다 서로 처벌 불원 의사를 경찰관에게 전달한 뒤 각자 지구대를 떠났다.
같은 날 오전 2시께 ‘딩동댕’하며 출동을 알리는 경보음이 울렸다.
북구 우산동 한 상가 건물 1층에서 술에 만취한 취한 사람이 소리를 지르며 벽에 자신의 머리를 박고 있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잠시 후 경찰관들과 지구대로 온 B(48)씨는 “사랑하는 여자에게 나를 데려다 주라”고 요구했다.
경찰관은 해당 여성과 전화연결을 시도해 상황을 설명한 후 B씨와 함께 순찰차로 이동했다.
이처럼 지구대의 야간근무는 최근 정부의 주폭 등에 대해 강력한 처벌 입장을 발표했음에도, 주취자들의 민원처리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이 때문에 경찰이 주취자 관리에 집중하다보면 정작 강력사건이 발생할 경우 제때에 조치를 취할 수 없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문제는 일부 취객들이 경찰을 위협하거나 기물을 파손하는 등 공권력을 위협해도 '공무집행 방해'보다는 '관공서 주취소란' 등 경범죄로 처벌받는 경우가 많다는 점이다.
우산지구대 김유성 팀장은 “야간에 신고 접수의 70% 이상은 주취자 관련 사건이다”며 “주취자들로 인한 경찰력 낭비를 근절되기 위해서 근본적인 대책이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안세훈 기자 ash@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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