⑤아인


'이웃'과 더불어 살려는 자영업자 회사원 주부 등 구성
지역 고교생에 매달 장학금…자녀들과 봉사활동도 전개

 

▲ '아인<아름다운 사람>' 회원들이 지난 17일 광주 광산구 월곡동 고려인마을을 방문해 고려인 어린이 및 주민들과 함께 사진 촬영을 하며 기쁜 표정을 짓고 있다./아인 제공

"선물까지 가져오셨네요. 우리들의 살아가는 모습만 알아줘도 고마운데…"
토요일인 지난 17일 오전 10시 30분께 광주 광산구 월곡2동에 자리한 광주고려인마을 고려인센터.
고려인센터 신조야 대표는 40대 전후의 남녀 7~8명에 연신 감사의 말을 전했다. 고려인마을 방문해 자신들의 삶을 이해하려는 마음도 감사한데 어린이들을 위한 선물꾸러미까지 들고 와서다.
신 대표가 감사를 전한 사람들은 '아인' 회원들.
회원들은 우리와 같은 핏줄인 고려인들과 소통하고, 작은 도움이라도 전하고 싶어 고려인마을을 찾았다.
특히 이곳 어린이집이 학용품이 부족하다는 소식을 듣고 '자식 가진 부모 입장'에서 가만있을 수 없어 서둘러 방문했다.
고려인마을은 고려인 후손으로 중앙아시아에서 태어나 한국으로 삶의 터전을 옮긴 광주 광산구 월곡 1, 2동 일대에 형성된 마을이다. 거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동·어린이는 물론 청·장년층, 노년층 등이 고르게 분포돼 현재 3천여명에 이르고 있으며, 상당수가 복지서비스 사각지대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고려인센터에 도착한 회원들은 선물을 전달한 뒤 센터와 어린이집 청소를 했다.
평소 정리정돈이 잘 돼 있어 특별한 수고를 필요로 하지 않았지만 구석 구석 먼지를 정성껏 닦아내고, 사물들을 정리했다.
청소를 마친 뒤에는 고려인 주민 및 어린이 20여명과 담소를 나누고, 인근 러시아 식당으로 옮겨 점심 식사를 함께 하면서 정을 키우기도 했다.
'아인'은 광주·전남 소시민들의 작은 봉사 모임이다. 이름은 중국어로 사랑한다 의미인 '워 아이 니'에서 따왔다.
회원은 모두 16명. 가정주부, 소규모 자영업자, 회사원 등 그야말로 '소시민'들이다.
모임이 만들어진 건 2년됐다. 출발은 소박했다.
평소 알고 지내는 2~3명이 서로간에 주위의 좋은 사람을 소개하고 만나는 과정에서 자연스레 '봉사' 모임이 됐다.
모임 결성 기간이 짧고 7개월 전에야 처음 본 사람이 있지만 모임은 항상 가족같은 분위기다. 평소 어려운 이웃과 함께 더불어 살아가려고는 마음을 실천하려는 공통점을 가진 게 배경이다.
회원들은 매월 1만원씩 내는 회비를 낸다. 이 돈은 광주·전남 지역 생활이 어려운 학생을 위한 '장학금'으로 쓰이고 있다.
아인은 1년전부터 특성화고인 광주 A고 학생에 매월 10만원씩 장학금을 주고 있다. 이 장학금은 학생이 취업할 때까지 계속 지급될 예정이다.
내년부터는 전남지역 학생에게도 매월 장학금을 전달할 계획이다. 이에 회비도 올해부터는 월 2만원으로 올렸다.
회원들은 틈나는대로 자녀들과 봉사활동도 한다.  
순천 기독결핵요양병원과 광주 새날학교 등을 찾아 봉사활동을 전개했다.
또 회원들이 생업에 종사하면서 조금씩 아낀 물품을 광주·전남 교육청과 어린이집, 유치원, 다문화학교 등에 기부하며 생활속의 봉사를 실천하고 있다.
아인의 김영래 사무총장은 "회원들간 서로 알게 된 시간은 짧지만 생활속에서 이웃과 조금씩 나누며 살아가려는 마음과 마음이 모아지다보니 장학금까지 지급하는 모임이 됐다"면서 "더불어 살아가려는 마음들이 많아질수록 그만큼 우리 사회는 밝고 따뜻질 것을 믿는다"고 밝혔다.
/김명식 기자 msk@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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