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관협의회 활용방안 논의 1년여…사업은 지지부진 건물 재매입 리모델링 비용 놓고 市-도시공사 이견

광주의 역사·문화·예술이 살아 숨쉬는 공간으로 수 십년간 지역민의 사랑을 받아온 전일빌딩의 활용 문제를 두고 광주광역시가 딜레마에 빠졌다.

민관협의회를 통해 활용 방안을 논의한지 1년여가 흘렀으나 최종 결정도 내리지 못하는데다 사업주체 및 사업비를 놓고 도시공사와 의견이 엇갈려 한 발자국도 앞으로 나가지 못하는 실정이다.

26일 광주시에 따르면 시는 지난해 말 전일빌딩 활용방안 수립을 위한 민관협의회를 구성, 두 차례에 걸친 회의와 시민의견 수렴 등을 통해 전일빌딩 2만2천470㎡ 중 1만5천929㎡(외환은행 건물 포함)를 존치하는 안을 마련했다.

또 시는 당시 협의회를 통해 리모델링된 전일빌딩 활용방안으로 ▲미디어 산업 발전 공간 및 신문박물관 등을 담은 종합미디어센터 ▲지역 문학인들의 역사 등을 결집하는 빛고을문학관 ▲국내외 예술인의 거주 창작공간인 예술창작스튜디오 등 세 가지 안을 마련했다.

하지만 민관협의회가 활용방안을 제시한 지 1년이 넘었음에도 최종 결정은 나오지 않고 있다.

심지어 민선 6기 들어서는 구체적인 논의조차 이뤄지지 않고 있다.

특히 시와 도시공사측은 사업주체 및 사업비 부담에 따른 의견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

도시공사는 시의 요청에 따라 지난 2011년 전일빌딩을 138억원에 낙찰받은 뒤 건물을 허물고 주차공원화할 방침이었으나 광주시민의 반발과 시의 방침대로 일부 존치 후 리모델링하기로 결정했다.

이와관련, 시는 예산확보 어려움을 들어 378억원에 달하는 리모델링 비용을 도시공사에 지원하기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시는 도시공사 측에 공공문화시설과 일부 수익사업(임대) 활용 방안을 수립 후 자체 예산으로 리모델링하도록 구체적인 협의를 요청할 방침이다.

반면 도시공사는 전일빌딩을 시에서 재매입 후 활용방안을 확정, 시 사업(예산)으로 추진하기를 원하고 있다.

도시공사 관계자는 “당초 시 요청에 따라 전일빌딩을 매입해 매년 1억5천만원 정도 관리비용도 지출되고 있는 상황이다.

시에서 재매입을 해서 사업을 진행해야 맞지 않겠냐”며 "도시공사는 안행부 지방공기업 부채 감액계획에 따라 2017년까지 부채비율을 200%까지 내려야 되는 등 자체예산으로 리모델링 사업까지 할 여력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사업주체에 대한 양측의 이견으로 리모델링에 앞서 진행할 정밀안전진단(1억원) 예산도 세워지지 않아 완공 40년이 넘어선 전일빌딩(1968년 준공)의 안전성에 대한 걱정도 나오고 있다.

이 같은 상황 속에 당초 아시아문화전당과 연계하려는 전일빌딩 활용사업이 장기간 표류하거나 좌초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마저 제기되고 있다.

시 관계자는 "활용방안 논의 전에 수립돼야 할 일들이 이행되지 않아 어려움이 뒤따르는 건 사실이다" 며 "하지만 전당과 연계해 시민들이 만족할 수 있는 방향으로 사업을 이끌어낼 수 있도록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정세영 기자 jsy@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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