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육인·기업인·재경향우회 수석부회장으로 ‘동분서주’

기초· 생활체육 육성, 郡단위 운동처방사 도입 시급
호남도 소외와 고통의 역사를 새 문화로 승화시켜야
‘특정당 독점’ 타파 절실…“고향 발전에 힘 보탤 것”

 

▲ 전남 곡성 출신인 김문일 현우서비스(주) 대표이사는 “현재와 같은 입학제도나 엘리트체육으로는 선수양성이나 체육 발전에 한계가 있다”며 “선수를 조기에 발굴할 수 있는 시스템 개발 등이 시급하다”고 말했다./현우서비스(주) 제공

전남 곡성 출신으로 서울에서 지난 2007년 시설종합 위임관리 회사인 현우서비스(주)를 설립한 김문일(67) 대표이사. 김 대표는 우리나라 테니스 국가대표로 국위선양에 크게 이바지한 체육인으로 명성을 떨쳤다. 그는 현재 기업인이자 재경광주·전남향우회 수석부회장으로 활동하면서 고향발전에 남다른 열정을 쏟고 있다.

김 대표는 이제 광주·전남도 과거라는 틀에서 벗어나 세계화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한다. 김 대표에게 체육진흥과 광주·전남 발전 방향 등에 대해 들어봤다.

-전남 곡성 출신으로 국가대표 테니스 선수와 감독으로 한국 체육 발전에 지대한 공헌을 했는데 우리나라 체육이 나가야 할 방향은?

▶어려서부터 운동을 좋아해 축구, 씨름, 육상 등 닥치는 대로 많이 했다. 초등학교 때는 씨름과 축구를 학교대표와 군 단위대회 대표선수를 했다. 특히 백중이나 추석 등 명절에 서는 장터 씨름판에서 나보다 위 체급도 이겼던 어릴 적 기억들이 생생하다. 중학교 때 테니스를 시작해 고등학교 때부터 국가대표가 돼 13년이나 계속했다. 최초로 세계 4대 그랜드 슬램 테니스 대회 중의 하나인 윔블던에 출전했던 한국 선수이기도 하다. 현역 은퇴 후에는 현대중공업팀의 감독으로 김춘호, 이우룡, 송동욱, 노갑택, 김남훈, 지승호, 장의종, 신한철, 최종현 등 국가대표 선수들을 양성했다. 국가대표 감독도 역임했다. 감독을 그만두고 대한 테니스 협회 전무이사, 국민생활체육연합회 회장을 했다. 우리나라 체육은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에서 보다시피 좁은 나라, 적은 인구,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중국 다음으로 2위를 계속하고 있다. 정말 대단한 일이 아닐 수 없다. 만약 일본이 성적을 내기 위해 선수 선발을 적극적으로 한다면 상황이 달라질 수 있을 것이다. 우리나라는 나름대로 엘리트 체육을 정부 차원에서 잘 지원하고 있다고 본다. 특히 축구, 야구, 농구, 배구, 골프, 테니스 등 인기 종목에 많은 프로팀이 있어 체육 발전에 이바지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체육은 엘리트나 생활체육 모두 상당한 수준이다. 아쉬운 것은 체육의 기초인 육상 분야가 매우 취약하다는 사실이다. 인기 종목에 너무 치우치지 말고 체육의 기본인 기초체육 육성에 많은 지원이 돼야 하고, 각 군 단위에 ‘운동처방사’를 둬 어려서부터 개인에게 적합한 운동을 선택해서 육성시키는 것도 큰 도움이 될 것이다.

-광주·전남 체육은 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활성화 방안은 무엇인지?

▶우리나라의 체육은 주로 학교체육, 즉 엘리트 체육에서 시작되어 육성된다. 그러나 현재는 지자체의 예산부족으로 인해 이전같이 체육에 투자하지 못하고 있다. 더군다나 지금은 복지가 우선이어서 체육 분야는 뒤로 밀리는 아쉬운 점이 있으나 생활 체육이나 클럽 단위는 나름대로 국민건강 체육이 활성화되고 있어 그나마 다행이다. 광주·전남체육이라고 다른 곳과 다를 게 없겠지만 우리나라 체육이 더 발전하고 세계화되려면 서양처럼 체육을 생활화하는 사회적 합의가 있어야 한다. 현재와 같은 입학제도나 엘리트체육으로서는 선수양성이나 체육 발전에 한계가 있다. 선수를 조기에 발굴할 수 있는 시스템과 어려서부터 학원과 입시에 내몰려 체력이 저하되는 현 학교 제도를 체력을 증진시킬 수 있는 방향으로의 패러다임 전환이 전제돼야 한다. 스포츠와 예능으로도 성공할 수 있는 기회가 많아지는 시대가 됐으며, 여가시간의 증대에 따른 일반 국민들의 체육 기회도 많아진 만큼 자녀를 둔 부모들이 자신들의 체육활동과 더불어 자녀들의 체육에도 더 많은 관심과 투자가 이뤄져야 할 것이다.

-재경광주·전남향우회 수석부회장으로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는데 역점적으로 추진하는 사업은?

▶수석부회장이 된지 얼마 되지 않았다. 올해 6월부터 맡았으니 5개월 정도 지났고, 이제 배우고 알아가는 과정에 있다. 수도권에 우리 향우회가 500만명이나 있다. 이제는 경상도, 전라도 뿐만 아니라 수도권에 있는 재경광주·전남향우회로도 분리해서 여러 정책들이 나와야 될 것 같다. 대부분 부지런하시고 애향심이 강해 협동력 또한 대단하다. 각종 산악회, 청년회, 여성회, 골프회 등 산하 단체들이 많고 활동적이다. 인원이 많고 취미가 다양해서 축구회, 테니스회, 낚시회 등 많은 소모임을 만들어 자주 만날 기회를 가지는 것도 좋은 방법이 아닐까 생각한다.

-새누리당 이정현 전남 순천·곡성 국회의원의 7·30재보선 당선 의미와 향후 과제는?

▶이정현 의원이 큰 일을 해냈다. 이제 우리 호남도 변화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다. 지역에 기반을 둔 당이라고 각종 선거때 공천만 받으면 쉽게 당선된다면 누가 그 어려운 선거운동, 지역관리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는가. 어떤 당이나 사람이든 최선을 다해 열심히 지역과 나라를 위해 일하지 않으면, 응당 심판받아야 한다는 것을 보여줬다. 다음 선거부터는 더 많은 변화가 이뤄질 것이다. 그래야 호남이 발전할 수 있다. 이정현 의원이 당선되고 나서 그가 어떻게 지역을 위해 일하고 지역은 어떻게 변화되는가를 보면 알게 될 것이다. 순천·곡성 같은 지역이 여러 곳 더 나와야 한다. 지역에 기반을 둔 당은 공천에 민심을 읽는 노력을 해야 하고, 유권자들은 후보자들이 중앙당의 결정에 따른 어부지리로 당선되고자하는 생각을 갖지 못하게 투표로 보여줘야 한다.

 

▲ 지난 11일 한국선수권대회 사상 처음 열린 레전드대회에 참가한 김문일<오른쪽 두번째> 대표./대한테니스협회 제공

-고향 발전을 위해 염두해 두고 있는 계획이 있는지?

▶스포츠맨으로 있을 때는 감성적으로만 고향을 생각했었는데 정치를 시작하면서 지역의 구석구석을 누비며 도시화로 인한 농촌의 현실을 목격하면서 뭔가 도움이 되고자 작은 힘이나마 보탬이 되고자 노력한다고 했으나 세상을 바꾸는 일이 그렇게 쉽지 않다는 교훈을 얻는 것으로 만족해야 했다. 하지만 아직도 힘닿는 데까지 작은 일이라도 꾸준히 차근차근 해보고자 한다. 지역 특성을 살려 관광개발이나 기업유치, 체육시설의 건립 같은 것도 관심을 갖고 추진하는 일들이다.

-광주·전남 지역민들에게 당부 하고 싶은 말씀은?

▶물고기도 생을 마칠 때는 자기가 난 곳을 찾아 먼 여행을 하는 어종도 있는데, 영물인 인간이야 오죽하겠는가. 나이가 들어가면서 전라도가 참으로 멋과 맛을 아는 좋은 지역이고, 방문하는 집에서 마음에 새겨 둘만한 글과 그림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는 예향이라는 사실에 자부심을 갖는다. 다만 이 곳은 역사적으로나 시대적으로 저항의 삶을 살 수 밖에 없었던 시기로 인해 내외적으로 왜곡된 평가나 정치적 대우를 받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러나 이제는 세계화시대에 접어들었기 때문에 과거라는 틀을 과감히 깨고 나와야 한다. 대한민국이 가난의 굴레를 벗고 ‘한강의 기적’을 이룩했듯이 광주·전남도 고통의 역사를 새로운 시대에는 문화로 승화시켜 나갈 필요가 있다. 일제에 저항했던 광주학생운동이나 5·18 정신은 순수예술과 더불어 남도문화의 한 축이 돼야 한다. 나는 그런 애정을 갖고 광주에 집을 한 채 마련했다. 머지않아 고향에 돌아와 후배 양성을 하든 무엇인가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하며, 이 사회가 좀 더 행복해지는 것을 보면서 여생을 보내려고 한다.

-앞으로 가장 역점을 두고 추진하실 사업이 있으면…

▶여건이 되면 향우회 일과 사회체육을 포함한 체육분야 육성에 더 많은 시간과 열정을 쏟고 싶다. 향우회는 더 많은 세부 분과를 만들어 동호인들끼리 더 자주 만날 기회를 갖게 하고, 국민의 건강을 위한 ‘운동처방사’ 교육과 육성에 힘쓰고자 한다. ‘운동처방사’는 과학적으로 개인 적성에 맞는 운동을 알선해줘 맞춤형 건광관리사 역할을 하게 된다. 고령화시대를 맞아 질병관리보다는 건강관리를 위한 사회적 시설이나 시스템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시대가 도래하고 있기 때문이다.

-대표이사로 재직 중인 현우서비스(주)에 대해 소개를…

▶현대해상 자회사인 현대씨엔알의 대표이사로 재직하다 지난 2007년 설립한 현대중공업 그룹 등의 시설종합 위임관리 회사다. 20년의 축적된 경험과 노하우(know-how)를 바탕으로 고객감동을 위한 차별화된 서비스제공, 윤리경영실천, 인재육성 등에 투자해 아웃소싱(Out-Sourcing) 분야에서 최고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으로 평가받고 있다. 2007년 매출 130억원으로 출발, 올해 임직원 1천여명이 매출 300억원의 목표를 향해 열심히 달려가고 있다.

/오치남 기자 ocn@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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