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만재
<K-water 나주수도관리단장>

물의 중요성은 날이 갈수록 높아가는데 수돗물의 위상은 그에 미치지 못하는 것 같다. 값싸고 편리한 ‘허드렛물’로서의 위치는 공고하지만, ‘먹는 물’의 자리는 정수기나 생수가 대신한지 오래다. 수돗물을 직접 마시는 사람이 국민의 5.3%에 불과하다는 2013년 수돗물 만족도 조사 결과가 이러한 현실을 잘 말해준다. 무엇 때문일까? 
언제부턴가 사람들은 삶의 질, 특히 건강에 주목하기 시작했다. 행복한 삶과 건강이 얼마나 밀접한 관련이 있는지를 올바르게 인식한 까닭이다. 이런 가운데, 수돗물 환경에 많은 변화가 생겼다. 노후수도관으로 인한 녹물이나 상수원 오염 문제 등이 불거졌다. 사람들은 정말 믿을 수 있는 물을 원했고, 여기에 정수기나 생수회사가 판매 전략에 나섰다. 건강과 미래를 자극하는 그들의 ‘불안 마케팅’은 주효했고, 수돗물은 조금씩 믿음을 잃어갔다.
수돗물은 정말 믿을 수 없는 물일까? 마음 놓고 마셔서는 안 되는 물일까? 정수기 물이나 생수보다 품질이 떨어질까? 20여 년의 물 관리 실무경험과 지식, 책임감을 바탕으로 분명히 말씀 드릴 수 있다. 결코 그렇지 않다. 우리 수돗물에는 각종 미네랄이 균형 있게 들어 있다. 맛과 품질 모두 다른 물에 뒤지지 않는다. 값이 저렴하고 언제 어디서나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다. 즉, 얼마든지 마음 놓고 마셔도 되는 좋은 물이 바로 수돗물이다. 
물론, 몇 마디 말로 수돗물의 품질을 확신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사람들이 수돗물을 마시지 않는 데는 이유가 있다. 낡은 수도관이나 물탱크 등을 걱정하는 분들이 많다. 상수원, 즉 강이나 호수의 오염을 우려하는 분들도 있다. 불쾌한 냄새 등을 꺼리는 분도 있다. 
노후관 등의 개선은 국민 삶의 질 향상을 위해 시급하고도 중요한 일이다. 이미 오랜 노력이 경주되어 왔고 성과도 상당하다. 물론, 국가적 차원에서의 개선노력은 앞으로도 계속돼야 한다. K-water 나주수도관리단도 관망정비(노후관 교체, 관로개량 등), 급수체계 조정, 수도시설 현대화 등을 통해 시민들이 건강한 수돗물의 혜택을 마음껏 누릴 수 있도록 혼신의 힘을 다하고 있다.
상수원 오염문제도 예방과 차단을 위한 실질적이고 다양한 대책이 추진되고 있다. 오염물질 유입 차단을 위한 하수처리장 증설 등이 그 예다. 녹조발생 등 상수원에 문제가 생기면 한층 강화된 정수처리 시스템이 작동된다. 그리고 취수한 물이 철저한 정수처리 과정을 거친 뒤에는 깨끗하고 안전하며 몸에 좋은 건강한 수돗물로 바뀐다는 것은 과학적 상식이다. 
소독 냄새는 수돗물을 미리 그릇에 받아 두었다 마시면 된다. 물은 원래 아무런 맛이 없어야 정상이나, 온도에 따라 조금씩 맛이 달라진다. 가장 맛있게 느껴지는 물의 온도는 8∼10℃다. 지난 2월 K-water에서 온도 등을 맞춰 시민을 대상으로 물맛을 블라인드 테스트해 본 결과에서도, 가장 맛있는 물로 수돗물을 고른 이가 제일 많았다. 
수돗물은 품질, 가격, 이용의 편리성, 맛 등 모든 면에서 우수하다. 그리고 ‘안전하고 깨끗하면서도 사람 몸에 좋은 미네랄을 균형 있게 포함한 건강한 물’이다. PET병의 처리를 비롯한 환경비용을 거의 발생시키지 않는다. 가정 경제의 불필요한 지출도 줄일 수 있다. 그런데도 수돗물을 마시는 이가 많지 않은 현실은 바람직하지 않다. 
이러한 상황을 개선하기 위해 K-water는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수돗물 이용과 관련한 각종 서비스 개발을 서두르고 있으며, 수돗물 품질을 더욱 깐깐하게 검사하고 있다. 물 관리 전반에 첨단 정보통신기술을 접목하여 활용할 뿐만 아니라 음용아파트를 대상으로 각 가정에서 수도꼭지 수질정보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미래에 대한 물음에 가장 근접한 정답은 우리가 무엇을 상상하는가에 달려 있다고 한다. 그리고 변화는 언제나 자기 자신을 향할 때 가능해진다고 한다. 우리의 수돗물을 어떻게 바꾸어 국가경제와 국민행복을 살찌울지 상상하면서, 마음을 열어 각자 수돗물 한 컵씩을 벌컥벌컥 들이켜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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