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21일 오전 10시 광주광역시청 대회의실에서 진행된 ‘연평도 포격 도발 4주기 추모행사’에 김오복씨를 비롯한 故 서정우 하사 가족들이 헌화하고 있다. /광주지방보훈청 제공

故서정우 하사 어머니 김오복씨의 '애끓는 모정'  
연평도 포격 사건후 '잊지 않으려' 4년째 글쓰기
아들이 생전 했던 말 되새겨 모교에 장학금도 기부

“가슴에 묻은 자식을 어찌 잊고 살겠어요. 4년이나 지났지만 처음처럼 아프고 고통스럽죠”

지난 21일 오전 10시 광주광역시청 대회의실에서 진행된 연평도 포격 도발 4주기 추모행사에 참석한 김오복(54·여)씨의 눈에서 하염없이 눈물이 흘러내렸다.

김씨는 아들인 故서정우 하사의 사망 소식을 들었던 4년 전 그 날을 아직도 잊지 못한다. 

김씨는 “처음 아들의 사망 소식에 하늘이 무너져 내리는 것 같았다”며 “도대체 왜 착하기만 했던 내 아들 정우에게 이런 일이 생긴 건지 정부도, 북한도 원망스러웠다”고 울먹였다.

힘겨운 나날 속 그녀는 아들의 희생이 헛되지 않고 기억할 수 있게 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것이 김씨를 지금까지 버틸 수 있게 해 준 유일한 힘이었다.

김씨는 아들의 대한 그리움을 담은 글을 4년째 써내려가고 있다. 

사건 발생 한 달 후인 2010년 12월 25일부터 최근까지 적은 수필 형식의 글들은 어느덧 A4용지 440쪽에 달한다. 

서 하사의 어린 시절부터 해병대 복무시절, 포격 당시 상황, 현재 대한민국에서 일어나는 일들에 이르기까지 아들이 생에서 남기고 간 발자취를 정리하고, 아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를 적어나가고 있다.

김씨는 “퇴근(광주 대성여고 교사 재직)을 하고 집에 들어올 때 불현듯 아들 생각이 많이 나서 한 글자 한 글자 쓴 것이 그렇게 됐다”며 “나중에 후손들에게 전하고 싶은 생각에 정리하게 됐다”고 말했다. 

故서 하사를 잊지 않으려는 김씨의 생각은 실천으로 지속되고 있다.

김씨를 비롯한 그의 가족들은 故서 하사의 모교인 단국대학교에 매년 장학금을 기부한다.

생전 故서 하사가 학교 재학 당시 김씨에게 했던 말이 가슴 속에 남아서다. 

김씨는 “정우가 학교를 1년 밖에 다니진 않았지만, 어렵게 학교를 다니는 애들이 많다고 애기 했었다”며 “어차피 돈이 들고 그것을 정우가 쓴다고 생각하고 보내게 됐다. 부끄럽지만, 좋은 마음으로 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故서 하사의 희생이 헛되지 않게 하기 위한 노력도 앞장서고 있다.

김씨 등 가족들은 대한민국 안보정신을 향상시키기 위한 일환으로 리본 묶기 행사 등 연평도 포격 도발사건에 대한 추모와 기념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지난 18일 故서 하사의 출신학교인 문성중학교 추모 리본 넝쿨 만들기 행사가 열렸다.

김씨는 “광주의 아들인 정우의 희생이 단지 희생으로만 끝나지 않고, 안보라는 것이 얼마나 소중하고 우리 생활에 직결된다는 것을 우리 세대, 아니 다음 세대까지 느꼈으면 한다”고 말했다.  

김씨는 연평도 포격 4주기를 맞아 지난 22일 대전 현충원에 찾아가 아들의 묘를 찾았다. 

23일은 서울 용산구 전쟁기념관 평화의 광장에서 열리는 기념행사에 참석했고 24일 사건 현장인 연평도를 직접 찾아가 아들의 넋을 기릴 예정이다.  

연평도 포격 도발은 지난 2010년 11월 23일 북한이 기습적으로 방사포 170여발을 연평도 민간시설 및 군부대시설에 무차별 포격을 가한 사건으로 당시 해병장병 2명(서정우 하사, 문병욱 이병)과 민간인 2명이 숨지고, 16명이 부상당했다. 
/김한얼 기자 khu@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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