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부터 제주 전지훈련 돌입…‘무한경쟁’ 예고

▲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 선수들이 15일 오후 제주 서귀포 시민축구장에서 전지훈련을 시작하며 몸을 풀고 있다./연합뉴스

‘무한경쟁’이 예고된 슈틸리케호의 제주도 전지훈련은 '자율'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15일 오후 3시 30분께부터 약 2시간 동안 서귀포 시민운동장에서 이번 전훈의 첫 훈련을 소화했다.

1시간 정도 몸을 풀고 두 무리로 나눠 패스, 공 빼앗기 훈련을 한 28명의 태극전사는 마지막으로 필드 플레이어 8명씩 3개 조를 이뤄 미니게임을 치렀다. 

실전을 방불케 하는 미니게임이었다. 선수들은 몸을 날리는 태클도 마다하지 않으며 슈틸리케 감독의 눈도장을 받기 위해 애쓰는 모습이었다. 

박건하 코치는 “다치지 않도록 조심해서 훈련에 임하라고 했는데 선수들의 투지가 넘칠 정도였다”라면서 혀를 내둘렀다. 

이번 대표팀은 K리그, 일본 J리그, 중국 슈퍼리그에서 뛰는 선수들로 구성됐다. 이미 유럽파, 중동파 선수들이 2015 호주 아시안컵 주전 경쟁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한 상황이다.

미니게임에 앞서 슈틸리케 감독은 선수들에게 “마음대로 전열을 만들라”고 지시했다. 몇 명이 수비진을 구성하든, 공격을 몇 명이 맡던 상관하지 않겠다는 뜻이었다. 오로지 스스로의 판단으로 미니게임을 치르라고 했다. 

아시안컵에 대표에 굶주린 선수들은 마음껏 활개를 치며 운동장을 누볐다.

김은선(수원 삼성), 정동호(울산 현대), 강수일(포항 스틸러스), 이종호(전남 드래곤즈)가 차례로 골 맛을 봤다. 

특히 김승대(포항)의 부상으로 대체 발탁된 이종호의 유니폼은 땀에 젖어 유난히 짙은 색깔이었다. 

훈련 뒤 신태용 코치는 “1주일이라는 짧은 시간 선수들이 가진 기량을 최대한 자세히 들여다보기 위해 감독님이 자율적으로 미니게임에 임하라는 지시를 내린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훈련에 앞서 취재진과 만난 슈틸리케 감독은 약 한달 앞으로 다가온 2015 호주 아시안컵을 마지막으로 대표팀 은퇴를 선언한 차두리(FC서울)를 두고 “이번 전훈 참가가 그에게 아시안컵 출전의 보증수표는 아니다”라고 잘라 말했다. 

슈틸리케 감독은 “차두리 역시 다른 선수들과 마찬가지로 아시안컵에서 대표팀을 위해 뛰어줄 수 있다는 점을 증명해야 한다”면서 “그가 이번 전훈을 통해 아시안컵에서 명예롭게 은퇴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했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슈틸리케 감독은 대표팀 부임 후 차두리와 이동국(전북 현대) 등을 뽑으면서 베테랑의 중요성을 강조한 바 있다. 

지난 11월 중동 원정 평가전을 소화한 뒤에는 차두리에게 아시안컵까지 뛰어줄 것을 요청하기도 했다. 

그런 차두리마저도 이번 전훈에서는 테스트를 받는 28명의 선수 가운데 한 명일 뿐이라고 강조한 것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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