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석봉
<전남도 친환경농업과 원예특작담당>

겨울이 오면 어김없이 가족들이 모여 함께 김장을 하게 된다. 수도권은 조금 이른 11월 중·하순에, 남부지방은 12월초부터 가족이 먹을 수 있도록 김장을 넉넉히 하여 이웃들과 나눠먹기도 하고 장독대나 김치냉장고에 저장해 놓는다. 그렇게 하면 왠지 부자가 된 듯한 기분이 들기 때문이다. 김장을 마치고 삶은 돼지고기와 김장김치를 곁들여 여럿이 모여 먹는 맛은 일품이라 말하지 않을 수 없다. 우리는 유독 장독대와 함께 모여 음식을 만드는 문화가 과거에서부터 발달되어 이것이 지금까지 내려오면서 배추로 김장을 담고 있다.
배추의 원산지는 중국의 북부지역이며 우리나라에 전래된 연대는 확실히 알 수는 없으나 고려 고종 23년(서기 1236년)에 펴낸 ‘향약구급방’에 배추가 기록된 것으로 보아 그 이전에 이미 재배된 것으로 추정되며, 서늘한 기후를 좋아하는 저온성 양채류로 결구양식에 따라 속이 안 생기는 불결구종, 반결구종과 속이 찬 결구종으로 구분된다. 오래전에는 반결구종을 재배해 오다 최근에는 개량종인 결구종으로 재배되고 있다. 배추는 보통 2∼8월경에 파종해 2∼3개월이 지난 4∼11월에 수확하게 된다. 주로 가을배추 재배가 많으나 봄부터 겨울배추까지 연중 신선한 배추가 생산되어 언제나 접할 수 있고 가격변동폭이 심해 가격이 높은 시기에는 김치가 ’금치’로 변하기도 한다. 2010년 추운날씨와 폭설 등으로 배추가격이 포기당 5천원에 거래됐던 때를 생각해 보면 감히 서민들이 쉽게 사서 먹을 수 있었겠는가?
그런데 금년에 배추가격이 하락되고 있다. 금년 12월 배추가격은 포기당 1천원에 머물고 있어 이는 경기침체의 탓도 있겠지만 연간 쌀 소비량 감소에 따른 김치 소비량이 감소한 탓도 있다고 본다. 또한 주산지 생산농가들이 재배면적을 줄여 타작목으로 전환해 생산량을 줄여나가야 하지만 소득이 높은 대체작목 전환이 어렵기 때문이기도 하다.
전남도는 주기적인 배추 수급안정을 위해 파종시기에 의향조사와 함께 재배면적을 조절해 나가도록 지속적으로 농가에 홍보를 하고 있지만 농가의 참여도가 낮아 전년에도 비해 가격하락이 심화되고 있다. 또한 농업인 및 관련기관에 매주 1회 농업관측정보를 제공하고 김치소비 확대를 위해 가공업체에 연리 1% 원료매입자금 지원과 서울 및 대도시에서 김장채소 직거래장터를 운영하는 등 소비 확대를 위해 노력하고 있고, 정부는 가을배추 수급안정을 위해 최저가격인 10a(300평)당 71만원을 지원해 산지에서 폐기하는 사례가 전년에 이어 반복되고 있어 풍년농사가 농업인들의 마음을 더욱 안타깝게 만드는 게 현실이다.
우리는 김장김치가 고유의 맛과 건강에 유익함을 다 알고 있다. 일본인들은 한·일축구전에서 패할때마다 한국 축구선수들은 매일 김치를 먹기 때문에 지구력과 강한 힘을 발휘할 수 있다고 평을 한다. 그 말이 맞는 것 같다. 왠지 밥을 먹을 때 김치가 없으면 밥을 먹은 것 같지 않는 느낌을 받는다. 김치에는 많은 효능이 있다. 그럼에도 모르고 먹는 경우가 많아 몇가지 효능을 적고자 한다. 첫째, 감기예방에 좋은 성분이 있다. 비타민 C가 풍부하고 열을 가해도 소금에 절여도 잘 파괴되지 않으며 기침과 가래 등 기관지에 도움을 준다. 둘째, 식물성 섬유가 많아 변을 부드럽게 하고 장을 쉽게 통과할 수 있도록 도와 주기 때문에 정장작용과 대장암을 예방할 수 있다. 셋째, 칼슘이 함유되어 있어 성장기에 있는 아이들과 성인들의 골다골증 예방에 효과가 있으며 숙취와 다이어트, 혈압을 떨어뜨리데도 효능이 있다고 한다. 
김치에는 마늘, 양파, 당근, 파, 생강, 굴, 새우젓 등 영양가 만점인 양념채소와 많은 수산물이 듬뿍 들어가 가족의 건강을 위해 소비가 확산되었으면 한다. 
각 가정에서는 올 겨울 김장배추 5포기 더 담그기 운동에 적극 참여하여 얼마남지 않은 한해를 잘 마무리 하시고 건강하고 힘찬 새해를 맞이했으면 하는 소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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