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포∼광주∼서울∼평양 거쳐 시베리아 횡단 구상
박지원 의원 방북때 계획 전달…긍정반응 나와 

전남도교육청이 북한을 경유하는 '시베리아 횡단 독서토론 열차사업'을 추진하고 있어 성사여부가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최근 북한을 방문하고 돌아온 박지원 의원(새정치민주연합)이 북한측 고위 인사에게 전남교육청의 추진계획을 전달하며 협조를 요청한 것으로 확인돼 그 결과에 비상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18일 전남교육청에 따르면 교육청은 전남지역 고1 학생들 중 일부를 선발, 내년 8월께 '시베리아 횡단 독서토론 열차사업'을 진행할 계획이다.

이 사업에는 일반 학생과 소외된 가정의 자녀 등 학생 88명과 인솔교사 20명 등 모두 108명이 참가할 계획이다.

필요 사업비는 총 5억1천만원으로 전남교육청은 최근 전남도의회 본회의를 통과해 확보된 상태다.

전남교육청은 당초 러시아 블라디보스톡을 출발, 우스리스크와 이르쿠츠크, 모스크바를 거쳐 상테페테르부르크까지 가는 14박15일 코스를 추진했다가 최근 '목포 출발, 평양 경유' 방안으로 노선 변경을 추진중이다.

시베리아 횡단열차에 오르기 앞서 목포∼광주∼서울∼평양을 경유하겠다는 야심찬 복안이다.

전남교육청 관계자는 "이국에 남겨진 우리 역사를 아는 것도 중요하지만 학생들이 분단 현실을 직접 느껴보고, 통일의 꿈을 키우는 것도 소중하다고 판단돼 북한 경유를 추진 중"이라며 "통일부 승인절차가 남아있지만 성사된다면 남북화해 및 교류에 이정표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전남교육청은 추진계획을 +북한측에도 전달해 긍정적 반응도 얻어냈다.

이틀 전, 북한 아시아태평양위원회 원동연 부위원장과 면담하고 온 박 의원은 "장만채 전남교육감이 구상 중인 시베리아 철도횡단과 관련해 북한 경유 방안에 대해 협조를 요청했고 원 부의장으로부터 '얼마든지 협력할 자세가 돼 있다'는 답변을 받아냈다"고 전했다.

남북 유력 정치인 간의 직접 면담에서 나온 긍정적 시그널이어서 북한 경유 가능성을 키우고 있다.
도교육청 고위 관계자는 "호남선의 시발점인 목포역을 출발해 민주화의 성지 광주와 수도 서울에 이어 북녘 땅을 거쳐 시베리아를 가로지르는 프로젝트가 성사된다면 남북 교류 역사에도 한 획을 그을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한편 시베리아 철도 횡단 과정에서는 주요 거점도시 한 곳당 2∼3일씩 머물며 역사 탐방과 러시아 문화, 환경교육 등을 실시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항일 독립운동가와 헤이그특사의 발자취는 물론 고려인의 애환, 발해의 역사를 되짚어보며 '오늘의 대한민국'을 있게 한 역사를 흔적을 살펴보는 동시에 대륙 횡단을 통해 호연지기를 키우자는 취지다.

상테페테르부르크에서는 나라를 빼앗긴 데 분노해 1911년 순국한 이범진 러시아 초대공사 추념비를 찾아 충신의 삶을 되돌아 볼 예정이다.
/김명식 기자 msk@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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