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일 경기도 의정부에서 발생한 화재 사건에서 스프링클러가 설치되어 있지 않아 인명피해를 키웠다고 한다. 현재 주택난을 극복하기 위한 정부의 제도 완화라고 하지만 기본적인 설비조차 갖추어지지 않은 건물이 곳곳에 지뢰처럼 도사리고 언제든 의정부사건처럼 타오를지 모른다.
주택난 해소를 목적으로 지어진 도시형 생활주택은 소방시설, 주차장 설치 기준 등 여러 기준들이 완화되어 화재나 범죄 위험에도 쉽게 노출되어 있다. 의정부 화재 건물의 경우 도로변에 주차되어 있는 차량 등에 의해 소방차가 못 들어가고 건물과 건물 사이가 1m밖에 안되어 옥상에서 옥상으로 쉽게 넘어가는 것이 가능하다고 한다. 즉 많은 부분이 소방 활동을 저해하는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것이다.
단순히 제도만 다시 바뀐다고 재난이 줄어들지는 않을 것이다. 범죄 예방학에 보면 CEPTD(범죄예방 환경디자인 설계)란 말이 있다. 환경 설계를 통해 범죄를 예방한다는 것이다. 이 역시 재난에 응용할 수 있다. 환경 설계를 통한 가시권의 확대로 재난을 예방하고 행여 발생했다하더라도 쉽게 우선 진화가 가능할 수도 있을 것이며 접근통제를 통해 사람들의 출입 및 도로를 통제해 이번과 같은 소방도로를 차지한 불법주차 또한 막을 수 있을 것이다. 환경개선을 통해 재난과 범죄, 두 마리 토끼 모두를 잡을 수 있다.
스프링클러만 설치되어 있다고 안심하고 살 수 있겠는가. 다시 한 번 주변을 둘러볼 때이다.
<송지언·전남 해남경찰서 황산파출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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