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진제
<광주서부경찰서 교통안전계>

상습 정체구역에서는 어디서든 쉽게 발견할 수 있는 교차로 꼬리물기는 극단적인 이기주의와 상대방에 대한 불신이 맞물려 만들어진 악습이다. 내가 다니는 길은 정체가 심하기 때문에 한 신호 미리 교차로에 진입한다고 해서 진행 속도가 빨라지지 않는다. 
이번 신호에 교차로를 통과해도 나의 전체 진행 속도에는 변화가 없기 때문에 다음 신호를 기다려도 충분하다. 그런데 다른 방향의 차량들이 교차로를 선점해 막힐까봐 내 차가 뻔히 교차로를 빠져나가지 못할 것을 알면서도 그대로 진입한다. 내 차는 당연히 교차로 한복판을 막아서고 신호가 바뀌어도 다른 차들이 교행하지 못하고 빵빵거린다. 이번에는 내 신호가 들어와도 다른 방향의 차들이 교차로를 막고 있어 진행하지 못한다. 몇 번 반복하다 보면 신호는 아무 의미가 없어진다. 서로 뒤엉켜 어디서부터 풀어야 할지 대책이 없게 된다.
교차로 꼬리물기는 후진교통문화의 대표적인 사례로 지적받아온지 오래다. 운전자들의 잘못된 습관으로 인해 정체가 되어 있는데도 불구하고 무리하게 진입을 시도해 교통체증을 일으킬 뿐만 아니라 횡단하는 보행자의 안전도 위협하고 있다. 
2015광주하계유니버시아드 대회를 앞두고 선진교통문화 정착과 시민들의 교통안전 및 법질서 의식이 고취되어야 한다. 내가 양보하면 남도 양보하는 마음, 그러면 모두가 조금 더 빠르게 교통체증 구간을 지나갈 수 있다는 무언의 약속을 지키는 것이 필요하다. 운전자 모두가 이 약속을 잘 지킨다면 보다 성숙한 운전문화가 형성되리라 믿는다. 앞으로 교통체증의 주범인 꼬리물기가 근절되길 간절히 희망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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