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능성 성분 흡수율 높인 흑울금 발효액 국내 첫 개발

▲ 노병철 전남 곡성군 불로치울금농장 대표가 자신이 키운 울금을 선별 작업하면서 환하게 웃고 있다./오승현 기자 romi0328@namdonews.com

전남도농기원 창업지원으로 효소 등 제조…브랜드화 시도
진도울금과 차별화로 백화점·건강식품 오프라인 매장 개척
100t 규모 토굴저장고도 설치…"치유 체험농장 만들겠다"
 
"장기적으로 전남 곡성을 '대한민국의 오키나와'로 만들어 전 세계에서 선진지 견학을 오는 장수도시로 만드는데 일조하는 것이 꿈입니다"

전남도농업기술원의 벤처형 농촌청년 사업가 양성 프로젝트를 통해 울금 청년사업가로 변신한 곡성 불로치 울금농장 노병철(36) 대표. 노 대표는 울금의 쓴맛과 강한 냄새를 싫어하는 소비자를 위해 쓴맛을 줄이고 기능성 성분(커큐민) 흡수율을 높인 '흑울금 발효액'을 국내 처음으로 개발했다.

그는 "울금을 많이 먹는 인도와 일본은 치매, 중풍 발병률이 미국 등 선진국의 8분의 1도 채 안된다는 통계가 있다"면서 "고령화 시대에 좋은 식품임에도 쓴맛 때문에 소비자들에게 다가기 힘들어 고심하던 끝에 발효를 통한 흑울금 발효액을 개발하게 됐다"고 말했다.
노 대표가 울금에 뛰어든 것은 우연이었다. 지난 2007년 전남대 정보통신공학부를 졸업하고 감정평가사 시험을 준비하던 노 대표는 2009년 교통사고를 당한 어머니 병간호를 하게 되면서 시험을 포기했다.

당시 곡성에서 울금 농사를 짓고 있던 어머니를 대신해 밭을 관리하면서 자신도 모르게 울금과의 인연이 시작됐던 것. 어려서부터 부모님이 농사를 지어 낯설지는 않았지만 전문적으로 시작한 울금 농사는 만만치 않았다.
특화되지 않은 곡성에서 생산된 울금의 판매가 쉽지 않았고, 노동력 부족으로 인접 시·군에서 인력을 수급해야 했다. 또 한때 분산 출하를 위해 저장했던 울금이 썩어 큰 손해를 보는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 모기퇴치용 울금 모종.

노 대표는 "어머니가 봉사활동을 가던 중 사고가 났는데, 그 소식을 들은 노인분들이 도움을 줬고 보답하는 차원에서 집에서 키우던 울금을 보내드렸는데 그것이 입소문을 타면서 울금 농사를 시작했다"면서 "울금은 종자 보관이 힘든데 농사 초기 겨울철에 잘못 관리해 종자가 썩는 등 어려움을 겪어 포기할까라는 생각도 했었다"고 회상했다.

낙담하던 노 대표는 포기하는 대신 본격적인 울금 연구에 나섰고 세종실록지리지 등에 곡성·순천·구례 등의 울금을 왕실에 공납을 했다는 내용을 보고는 다시 한번 울금에 대한 확신을 가졌다.
노 대표는 울금을 재배하면서 소비층을 넓힐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던중 울금의 대중화가 어려운 이유가 특유의 쓴맛 때문이라고 판단해 쓴맛을 줄이고 기능성을 높인 제품을 개발하기에 이르렀다.
울금을 발효시키면 '커큐민' 흡수율이 높아진다는 것에 착안한 노 대표는 흑울금을 대중화시킬 수 있는 방법을 찾기 위해 전남도농업기술원을 찾았다.
 

▲ 불로치흑울금 발효액.

농업창업지원사업을 통해 흑울금, 환, 흑울금 가루, 흑울금 엑기스 등 흑울금 가공제품 개발에 박차를 가하게 됐다.
먼저 영양성분을 검사한 후 시제품 디자인과 BI와 CI를 개발하고 상표등록까지 마치며 흑울금 브랜드화를 시도했다.
이후 노 대표는 흑마늘의 원리에 착안해 울금을 발효 숙성시킨 흑울금 발효효소도 만들었다.

노 대표는 "농기원 지원사업으로 개발한 제품에는 울금의 쓴 맛이 상당부분 제거돼 울금의 대중화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자연농법 실천을 통해 틈새시장을 공략해 진도울금과 차별화를 시도한 점을 적극 홍보했으며 백화점, 건강식품 매장 등 오프라인 매장을 개척해 흑울금 유통기반을 조성했다"고 말했다.
또 노동력 부족문제 해결을 위해 작목반을 통한 공동수확, 선별, 출하 시스템을 갖췄고 울금의 품질유지와 효율적인 분산출하를 위해 약 100t 규모의 토굴 저장고도 만들었다.
 

▲ 노병철 대표가 만든 울금 제품들.

이 같은 노력으로 창업 5년만에 월매출 1억원을 달성했고 울금 작목반 역시 현재 20여명에서 내년에는 50여명 규모로 커질 예정이다.

노 대표는 "앞으로 소비자 기호에 맞는 다양한 울금 제품 개발에 나설 것이며 울금을 테마로 한 치유 체험농장을 운영하고 싶다"면서 "특히 울금 종자 산업에 기여할 수 있게 연구과 끊임없이 지속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주소=전남 곡성군 삼기면 곡순로 832-9
연락처=061-363-0543, 010-9944-2403
홈페이지=http://www.bullochi.com

/오승현 기자 romi0328@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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