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산업 매각 유찰로 경영권 되찾기 시간벌어

채권단 내부서 직접 수의계약 가능성도 제기해

 

<속보>금호산업 매각이 표류하면서 금호산업 인수에 시간을 번 박삼구 금호아시아나 회장의 그룹재건이 당초 예상을 뒤엎고 순조로울 것으로 전망된다.

금호산업 채권단이 사실상 유찰결정을 내린 29일 박 회장은 그룹 차원의 대책을 논의하고 금호산업 인수의지를 재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채권단 운영위는 내달 5일 연휴가 끝난 뒤 채권금융기관협의회를 열어 금호산업 유찰을 최종 결정하고 금호산업 매각 재입찰 여부와 박 회장에게 우선매수권을 부여할지 여부를 결정한다.

채권금융기관협의회 회원 중 75%가 재입찰에 찬성하지 않으면 박 회장에게 우선매수권 행사 기회가 주어진다.

채권단은 단독 응찰한 호반건설을 우선협상자로 선정하지 않기로 결정한 후 우선매수청구권을 갖고 있는 박 회장과 직접 협상하는 수의계약 방식을 유력하게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채권단으로서는 처음부터 다시 매각 작업을 진행할 수 있지만 앞서 예비입찰에서 5곳이 인수의향서를 제출하고도 정작 본입찰에 호반건설 단 한 곳만 나선 것을 감안하면 재입찰 카드를 꺼내기가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재입찰이 진행될 경우 매각공고와 인수의향서 마감, 예비실사와 본입찰 마감 등 최소 3개월이 소요된다.

박 회장이 우선매수청구권을 행사하면 채권단과의 계약과 계약금 일부 납입, 최종 잔금납입 등 3개월 정도 걸려 채권단 입장에서는 재입찰보다는 최소 3개월을 앞 당길 수 있는 정점이 있다.

이와 함께 재계 안팎에서는 재입찰이 진행돼도 인수금액은 호반건설이 제시한 금액을 크게 넘어서지 않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에 따라 그룹 재건에 필수인 금호산업 인수에 강한 의지를 드러낸 박 회장을 상대로 채권단이 수의계약 방식을 선택할 가능성이 높아가고 있다.

박 회장은 경영권 지분(전체 지분의 50%+1주)을 되살 수 있는 우선매수청구권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채권단이 박 회장과의 직접 협상에 나선다면 평가기관을 통해 지분가치를 평가받고 이를 기반으로 매각 작업을 진행하면 된다.

금호아시아나그룹 관계자는 "채권단이 재입찰과 수의계약 중 어느 한 쪽으로 입장을 정리할 때까지 일단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박 회장은 금호고속 경영권 재인수에도 강한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금호아시아나는 지난달 9일 금호고속에 대한 우선매수청구권을 행사하겠다고 IBK투자증권-케이스톤파트너스 사모펀드에 공문을 보냈다.

일정상 내달 24일까지 4천억원대의 금호고속 인수대금을 납부하면 경영권을 되찾을 수 있다.

금호아시아나그룹 관계자는 "금호고속 매각 일정과 금액 모두 구속력이 있는 것이 아니어서 계속 협의 중이다"며 "인수 시가와 금액 모두 조정도 가능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는 금호산업 매각일정에 따라 금호소속의 인수금액과 시기도 충분히 조정이 가능하다는 뜻이다./김용석 기자 yskim@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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