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8일(현지시간) 박양우 광주비엔날레 대표이사와 오쿠이 엔위저 베니스비엔날레 총감독이 이탈리아 베니스 자르디니 공원 내에서 비엔날레에 대한 다양한 의견을 나누고 있다.베니스/정세영 기자 jsy@namdonews.com

지구촌 가장 영향력 있는 미술 축제로 세계인 이목 집중 
광주 비엔날레 출신 대거 참여…박양우 대표 등 홍보 활동 

문화와 관광이 어우러진 아름다운 물의 도시 이탈리아 '베니스'와 오는 9월 아시아문화전당 개관을 기점으로 문화관광도시로 거듭나는 대한민국 '광주'. 두 도시는 다르면서도 참으로 닮았다. 

두 도시는 매년 국제영화제를 개최하면서 영화인들의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무엇보다 베니스와 광주의 연결고리, 그 중심에는 '비엔날레'가 있다. 

미술올림픽이라 불리며 지구촌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미술 축제인  '베니스 비엔날레'와 개최 때마다 많은 이슈를 불러일으키며 세계 속 비엔날레로 발돋움하고 있는 '광주 비엔날레'.

두 도시에서 열리는 비엔날레는 전세계 미술 애호가들의 눈과 귀를 즐겁게 한다. 특히 제56회 베니스비엔날레(5월 9일~11월 22일)속에는 광주 비엔날레를 엿볼수 있다.

9일(현지시간) 개최된 베니스 비엔날레 곳곳에 숨겨진 광주 비엔날레의 위상과 진면목을 소개한다. 

◇ '베니스 비엔날레'와 '광주 비엔날레'=‘모든 비엔날레의 어머니’로 불리는 베니스 비엔날레는 1895년 이탈리아 국왕 부처의 결혼기념일을 축하해 창설된 미술전시회로 매년 홀수 해 5~11월 사이에 베니스 남동쪽 카스텔로 공원 일원에서 펼쳐진다. ‘휘트니 비엔날레’, ‘상파울루 비엔날레’와 함께 세계 3대 비엔날레로 불리며 가장 영향력 있는 미술행사로 손꼽힌다.

베니스 비엔날레 행사는 크게 총감독이 기획하는 본전시, 각국이 대표 작가의 작품을 소개하는 국가관 전시, 베니스 비엔날레 재단이 승인한 병행전시 등 세 부문으로 구성된다. 

올해 개최된 베니스비엔날레는 창설된 지 120년을 맞는다. 올해 총감독은 오쿠이 엔위저가 맡아 '모든 세계의 미래'(All the World's Futures)라는 주제로 열리고 있다.

본전시에는 53개국 136명이 참여하며 국가관 전시는 89개국이 참여해 자국 미술을 뽐낸다.

광주비엔날레는 지난 1995년 광주의 문화예술 전통과 5·18로 비롯된 광주 민주정신을 문화적 가치로 승화시키기 위해 창설됐다. 

2년마다 개최되는 광주비엔날레는 중외공원문화벨트 일원에서 약 3개월에 걸쳐 열린다. 전시는 비엔날레관을 주무대로 열리며 총감독의 전시기획 방향과 개념, 연출방식에 따라 몇몇 섹션들로 구성된다. 

1995년 ‘경계를 넘어’라는 주제로 49개국 87명의 작가가 참여한 제 1회 광주비엔날레를 시작으로 지난 2014년 ‘터전을 불태우라’는 타이틀로 열린 제10회 광주비엔날레에 이르기까지 국내외 다양한 작가들이 초청돼 미학의 가치를 알리는 데 기여하고 있다. 특히 올해 새 대표이사 취임을 통해 새로운 체제와 개편된 CI를 선보이면서 한층 더 도약하는 광주비엔날레의 성장이 기대되고 있다.   

◇광주 비엔날레 출신 작가들, 베니스 비엔날레 본전시 참여…임흥순 작가 은사자상 수상 쾌거=광주 비엔날레를 통해 실력을 인정받은 한국 작가들이 56회 베니스 비엔날레에 대거 참여했다.

올해 베니스 비엔날레 본전시에 참여하는 한국 작가는 임흥순, 남화연, 김아영씨 등 3명이다. 이 중 임흥순, 남화연 작가는 광주 비엔날레 출신 작가다. 특히 임 작가는 9일(현지시간) 제56회 '베니스 비엔날레' 국제전(본전시)에 국내 작가로서는 처음으로 '은사자상'을 수상했다.

임 작가는 2002년과 2004년, 2010년 등 광주비엔날레에 세 차례나 참여했다. 임 작가는 지난 2010년 제8회 광주비엔날레에서는 소외 계층의 삶을 다룬 2채널 비디오 작품 ‘추억록’을 전시했다. 올해 베니스비엔날레에서는 아시아 여성의 노동문제를 소재로 캄보디아, 미얀마, 베트남 등에서 촬영한 ‘위로공단’작품을 선보여 수상의 영광을 안았다.

광주가 고향인 남 작가는 오쿠이 엔위저가 기획한 제7회 광주비엔날레에서 독특한 텍스트와 연극적인 요소를 배치한 영상 작품 ‘망상해수욕장’을 선보여 주목받은 작가다. 

올해 베니스비엔날레에서 17세기 네덜란드 황금시대의 튤립 파동에 관한 연구를 바탕으로 한 영상작업 ‘욕망의 식물학'을 발표했다.

특히 올해 베니스 비엔날레 본전시에 한국작가가 참여하는 것은 지난 2009년 양혜규, 구정아 이후 6년 만이다.

본전시와 국가관 이외에 마련되는 베니스비엔날레 특별전에 광주 비엔날레 출신 이매리·이이남 작가도 출격한다.

중국 상하이 히말라야 뮤지엄 소속 작가로 베니스행에 오른 이매리 작가는  베니스 팔라조 카 파카논에서   '자연과 사회 속 인간- 미래의 빛으로'는 주제의 전시에 미디어 작품 2점을 출품했다. 이 작가는 2012년 제9회 광주비엔날레에서 박상화, 장한별, 김한열, 강운 작가와 ‘비빔밥’이라는 프로젝트 팀을 이뤄 무등산을 테마로 한 ‘숲, 숨, 쉼 그리고 집’을 선보인 바 있다.

2002년 제4회 광주비엔날레에서 클레이 애니메이션 작품을 출품했던 이이남 작가도 베니스비엔날레 특별전 '개인적인 구축물'이라는 주제의 전시에 작품을 선보이고 있다.

이이남 작가는 올해 오노 요코, 조셉 코수스, 칼 안드레 등과 함께 전시에 참여한다.

 

◇베니스 비엔날레 '한국 대표'도 광주 비엔날레 출신=‘2012광주비엔날레 눈 예술상’을 수상한 문경원·전준호 작가가 올해 베니스 비엔날레 한국관 참여 작가로 나섰다. 베니스 비엔날레 국가관은 89개국이 자국의 미술을 뽐내는 장으로 두 작가는 한국 미술의 위상을 알리는 '대표선수'인 셈이다. 

올해 베니스 비엔날레는 지난 1995년 한국이 26번째로 독립된 국가관을 갖게 된 '한국관 개관 20주년'으로 그 의미가 남다르다. 이번 한국관 전시에는 이숙경 커미셔너(영국 테이트 미술관 큐레이터)와  참여작가  문경원·전준호가 ' ‘축지법과 비행술(The ways of folding space & flying)’을 주제로 한 영상작품을 선보인다.

작품은 국가적 경계가 허물어진 가상의 미래를 배경으로 세상의 종말에 미술은 무엇을 할 수 있을까는 물음표를 던진다. 

미래의 어느 날 지구의 대부분이 물에 잠겼다. 베니스 비엔날레가 열리는 카스텔로 공원에서 한국관은 여러 국가관 가운데 고지대에 위치해 유일하게 섬처럼 남아 있다. 한 미래인(배우 임수정)은 이 공간에서 정체 모를 실험을 하며 일상을 보낸다.

곡선형 통유리로 된 한국관에는 10분30초짜리 7개 채널 영상이 설치됐다. 작품은 한국관 개관 20주년을 맞아 국가관으로서의 경계를 넘어 한국관과 베니스 비엔날레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성찰하겠다는 의지가 담겨있다.

 

◇광주 비엔날레 '선택'은 탁월했다= 광주비엔날레의 '선택'은 탁월했다. 광주비엔날레 출신 감독들이 잇따라 베니스비엔날레에 직행해 화제를 모으고 있다. 

2010 광주비엔날레 총감독을 지낸 마시밀리아노 지오니가 2013베니스비엔날레 총감독을 역임한데 이어 2008 광주 비엔날레 총감독을 지낸 오쿠이 엔위저도 2015 베니스 비엔날레 총감독으로 선임됐다. 

2회 연속 광주 비엔날레 출신 감독이 선정되면서 광주 비엔날레의 선택과 네트워크는 베니스 비엔날레와 견줘도 손색이 없다는 점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광주 비엔날레 대표이사를 지낸 이용우씨도 한국인 최초로 베니스비엔날레 심사위원에 초빙됐다.

광주 비엔날레와 배우 임수정씨의 인연도 눈길을 끈다. 임씨는 2012광주비엔날레  명예 홍보대사로 위촉, 활동한 바 있다. 특히 임씨는 지난 2012비엔날레 당시 전준호·문경원 작가가 공동으로 제작·출품한 '세상의 저편'에 출연, '2012 광주비엔날레 눈 예술상' 수상에 일조했다. 올해 베니스 비엔날레 한국관 영상작품 주연으로 출연했다.

◇광주 비엔날레, 베니스를 달구다=광주 비엔날레에 대한 현지의 관심과 반응도 뜨겁다. 8일 오후 7시 30분(현지시간) 베니스에서 국내외 유명 미술계 인사 1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광주비엔날레 홍보 설명회를 가졌다. 

이날 압델라 카룸(아랍현대미술 디렉터), 비게 오레(이스탄불 비엔날레 디렉터), 조셉 백스타인(모스코 비엔날레 커미셔너), 바르토메우 마리(CIMAM 대표), 에리코 오사카(요코하마 트리엔날레 디렉터), 마리아 린드(텐스타 쿤스탈 디렉터), 마리케 반 할(BF 디렉터), 마르코 다니엘(테이트 모던 교육부수석큐레이터), 샐리 탈랜드(리버풀 비엔날레 디렉터) 등 해외 유명 미술계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이밖에 미국 대표 미술 전문지인 아트 인 아메리카, 영국 유명 미술잡지인 프리즈, 독일 유력 일간지 프랑크푸르트 알게마이네 자이퉁 등의 언론인들이 대거 참여해 광주비엔날레의 새로운 체제와 개편된 CI에 대해 뜨거운 관심을 보였다. 

광주비엔날레는 내년에 열릴 차기 행사의 기본 방향에 대해 설명했으며, 국내외 미술계의 다양한 의견을 수렴했다.

박양우 광주비엔날레 대표이사의 리더십도 가감없이 발휘됐다. 

박 대표이사는 베니스 현지에서 지난 6일부터 광주비엔날레 홍보 일정을 소화해내며 니콜라스 세로타 테이트 관장을 비롯해 국내외 문화계 인사들과 만나 광주비엔날레를 알리는 데 기여했다.

박 대표이사는 “베니스비엔날레가 열리는 현지에서 홍보설명회는 광주비엔날레의 위상을 더욱 강화하는 계기가 됐다”고 밝혔다
베니스/정세영 기자 jsy@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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