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만들어내지 않는다. 나는 그저 세상을 옮겨 쓸 뿐이다.”
현대 프랑스 문단의 ‘살아있는 신화’로 불리는 르 끌레지오씨(61·뉴멕시코대 교수 )가 예향 광주를 찾았다.
대산문화재단과 주한 프랑스대사관 공동후원으로 지난 19일 오후 전남대에서 열린 강연 참석 차 광주에 온 끌레지오씨는 이날 1시간30여분에 걸친 특강을 통해 그의 ‘40년 작품세계’를 여과없이 소개했다.
차기 노벨문학상 후보로 주목받고 있는 끌레오지씨는 이날 강연에서 “나는 천국을 찾지 않는다. 그러나 대지를 찾는다”며 작품세계 저변에 깔려 있는 무소유의 기쁨과 방랑자의 자유로운 영혼을 통한 ‘자연에의 귀의’를 거듭 강조했다.
가장 아름다운 불어로 글을 쓴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그는 이어 23세무렵 발표한 첫 소설 ‘조서’에서부터 80년 ‘사막’에 이르기까지 전 작품을 통해 그가 추구한 문명 속 인간 소외와 고독, 현대문명의 거대한 폭력과 인간정체성 상실 등을 고뇌에 찬 어조로 하나 둘 설명했다.
그는 또한 80년이후 후반기 작품세계를 통해 문명세계를 등진 채 잃어버린 실락원을 찾아 떠나는 진정한 자유인의 모습과 녹색 낙원으로의 귀환을 강조하며 “지상의 삶은 그 어떤 꿈보다 더 경이로운 것”이라고 말했다.
1940년 프랑스 남부 니스에서 태어난 끌레오지씨는 1963년 첫 작품인 ‘조서’로 ‘르노도상’을 수상하면서 프랑스문단의 ‘젊은희망’으로 떠올랐으며 이후 ‘열병’,‘홍수’ , ‘사랑하는 대지’,‘거인들’, ‘사막’, ‘황금물고기’ 등 숱한 화제작을 발표했다.
한편 끌레오지씨는 이날 강연후 한반도 땅끝 해남으로 이동, 20∼21일 이틀동안 대흥사와 진도 문화, 운림산방 등을 두루 관람한 뒤 22일 일본으로 떠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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