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 82명의 작고 아름다운 섬…미술관으로 유명

▲ 전남 고흥군 금산면 연홍도는 인구 82명의 작고 아름다운 섬으로 유명하다. 농기계 대신 소가 논밭을 갈고 골목길엔 주민이 그린 벽화도 눈길을 끌고 있다. 사진은 섬 전경./전남도 제공

농기계 대신 소가 논밭 갈고 골목길엔 주민이 그린 벽화도
KTX로 용산역∼순천역 2시간30분 남짓 소요…녹동항서 출발
바다 낚시 제격…활어회와 매생이로 만든 떡국·칼국수 담백
 

전남 고흥 연홍도에는 모두 51가구가 살고 있다. 남성 37명과 여성 45명으로 모두 82명이 거주하고 있다.
주민수는 100명이 채 안되지만 어촌계, 부녀회, 청년회, 노인회 등 다양한 마을공동체 조직이 구성돼 있다.

▶여자이름 같은 섬=원래 돌산현에 속했으나 지난 1895년 행정구역 개편으로 고흥군 금산면에 속하게 된 면적 0.55㎢, 해안선 길이 4㎞의 작은 섬 ‘연홍도(連洪島)’. 이름이 참 좋다. 여자 이름 같기도 한 연홍도. 섬 이름의 유래에는 몇 가지가 있다. 넓은 바다 위에 떠 있는 연(鳶)과 같다 해 연홍(鳶洪)이라 부르다가 일제강점기에 큰섬(거금도)과 맥이 이어져있다 해 연홍(連洪)으로 바꿨다는 설이 있다. 그리고 신천리와 신양리가 물을 사이에 두고 연결되며 섬의 중앙에 홍리라는 마을이 있어 연홍도라 부른다고도 한다. 또 하나는 섬의 지형이 말(馬)과 같다 해‘마도’라 칭했다 한다. 일부에서는 1928년 김희홍씨와 김치숙씨가 들어와 연홍이라 개칭했다고도 한다.

인근 바다가 득량만 수역의 나들목으로 조류가 빨라 모기가 없고 수심이 깊어 갯바위 낚시를 즐기기도 좋은 곳이다. 다소 교통은 불편하지만 섬마을의 풍광을 고이 간직하고 있어 고흥 녹동항에서 출발하는 금당도행 카페리를 이용하면 직접 섬으로 들어갈 수 있다.

▲ 마을 주민들이 직접 기금을 마련해 그린 연홍도 마을벽화.

▶문화와 힐링 주제 관광객 유치=고흥군은 '섬 안의 섬'으로 불리는 연홍도를 전략 섬으로 선정하고 전담 인력을 배치, 사계절 관광객 유치에 나선다.
첫 번째 사업이 섬 미술관을 이용해 어린이 미술 아카데미를 운영하고, 미술관 주변에 야외 전시관과 공원을 조성하는 것이다. 또 폐가를 공방으로 조성하고, 야시장을 운영해 젊은 예술가들을 섬으로 유인하는 사업과 함께 마을 안길을 경유하는 반 일주도로 및 힐링 둘레길을 만드는 사업도 포함됐다.

또 폐가나 공가를 게스트하우스로 운영하는 사업이나 섬에서 생산된 해초류 밥상이나 생선구이 백반 등을 상품화하는 방안도 추진된다. 기존의 맨손어업 체험, 갯바위낚시나 선상낚시 관련 시설을 보완하고, 동백꽃군락지 조성과 갓 파종과 관련된 마을기업을 창업하겠다는 주민들의 의견도 반영됐다.

▶미을에 미술관·벽화=주민들은 지난 1998년 폐교된 연홍분교장을 ‘섬 in 섬 연홍미술관’으로 바꿔 2006년 11월 개관시켰다.
인근의 큰 섬인 거금도에 딸린 작은 섬 연홍도의 미술관이라는 의미로, 교실 2동과 관사를 개조해 전시실과 숙소, 식당으로 꾸몄다.

전시실에는 회화작품 50여 점이 전시되고 있으며, 마당은 꽃밭과 쉼터로 조성돼 있다. 예술인들의 체류 창작활동 장소나 단체연수, 주민복지시설 등으로 사용되고 있는데, 주민들의 자발적인 의지의 성과라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마을주민이 마을 기금으로 직접 골목길에 240m의 벽화를 그리기도 했다.
작은 면적이지만 밭과 초지, 잡종지 등으로 구성된 연홍도에는 농기계를 거의 찾아볼 수 없다. 소를 이용해 경작하는 전통이 지켜지고 있는 것이다.

기반시설도 상당히 잘 갖춰져 있다. 오수관로(1.9㎞) 및 처리장 시설이 조만간 들어설 예정이며, 상수도 시설은 지난 2008년 완비됐다. 도서개발사업 2차(1997∼2007년) 대상 섬으로 선정돼 도로 포장(1.1㎞) 및 해안 호안(0.96㎞)도 정비됐다.
바지락, 문어, 해삼, 감성돔, 멸치, 쏨뱅이, 노래미, 볼락, 농어 등이 풍부하고 다시마(3가구)와 미역(4가구)을 양식하며, 매생이, 파래도 특산물이다. 주민 대부분은 농업과 어업을 겸하고 있다.

▶가는 길=수도권에서 가면 호남고속도로 주암IC에서 27번 국도와 15번 국도를 갈아타고 벌교를 지나면 고흥반도다. 벌교를 벗어나 고흥읍내까지는 차로 30분 정도. 읍내에서 나로도나 거금도까지 가려면 40분~1시간 이상 걸린다. KTX 호남선 개통으로 용산역에서 순천역까지 2시간30~50분 소요된다. 순천역에서 렌터카를 이용하면 고흥읍내까지 30여분 걸린다.

▶먹거리=고흥의 먹거리라면 단연 활어회. 녹동항에 활어 중매인들이 운영하는 횟집들이 많다. 읍내에 있는 홍도장어구이(061-835-6500)에선 장어구이와 장어탕이 깔끔하다. 해산물 한정식집인 중앙식당(061-832-7757)은 음식이 푸짐하게 잘 나온다. 거금도 월포식당(061-842-8425)은 고흥의 특산물이 매생이를 이용해 떡국과 칼국수를 내놓는데 맛이 담백하고 먹을만하다.

▶볼거리=3곳의 사립 미술관이 봄나들이에 좋다. 남포미술관과 연홍미술관, 도화헌미술관 등이 그곳. 시대의 슬픔과 애환이 서려 있는 사슴을 닮은 섬 소록도도 있다. 녹동항과 거금도 중간에 놓인 소록도에는 한센병 치료를 위한 국립소록도병원이 있다. 병원 건물 근처 소록도 생활자료관에 들어가면 역사, 소록도의 자연, 원생의 생활 모습, 사건과 인물, 문예작품 도서 등 전시물을 관람할 수 있다. 한센병에 대한 올바른 이해와 함께 인간의 존엄성을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만드는 소중한 공간이다.

호랑이, 갓, 곰방대 그려진 가운 입고 팔척 장신 외국인 선수들을 박치기 한방에 퍽퍽 쓰러뜨리던 프로레슬링의 전설 김일의 고향인 거금도에 김일체육관도 있다. 시호도 원시체험의 섬에선 직접 원시인이 돼 부족생활을 체험할 수 있다.
/오승현 기자 romi0328@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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