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전통 무술 국궁 체험·제작 과정 재현 '매력'입소문 타고 2코스도 신청 '봇물'…"세계화 기회"

▲ 11일 오전 9시 20분 광주 남구 사직공원 인근에 자리한 관덕정에서 팸투어 2코스에 참여한 28명의 외국인 선수단이 국궁 체험을 하고 있다./정세영 기자 jsy@namdonews.com

한국의 국궁을 체험해볼 수 있는 '관덕정'이 외국인선수단을 상대로 한 팸투어 코스로 선정돼 큰 인기를 끌고 있다.

당초 코스에 지정돼 있지 않던 이 곳은 김현숙 문화해설사의 추천으로 지난 6일부터 운영돼 왔다.

작고한 부친이 관덕정을 직접 설계한 인연으로 평소 애정이 남달랐던 김 문화해설사는 외국인들에게 한국의 전통을 보여주고자 관덕정과 광주시에 코스 추가를 요청해 일부 코스가 변경됐다.

지난 11일 오전 9시 20분, 남구 사직공원 인근에 자리한 관덕정에는 우리나라 전통 무술인 국궁을 체험하기 위해 모여든 외국인 선수단으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이날 팸투어 2코스에 참여한 외국인 선수단은 28명. 카타르, 우크라이나, 미국, 이란 등 다양한 국적을 지닌 선수들은 한국 전통무술인 국궁을 체험하기 위해 분주한 모습이었다.

본격적인 활쏘기 체험을 시작하기 위해 궁대를 메고 활을 쥐어 든 선수들의 얼굴에는 기대감이 가득했다. 국궁장 사원(射員)의 가르침에 따라 한 명씩 시위를 당기기 시작했다.

처음인 터라 원거리에 위치한 표적까지 닿진 못했으나 처음 접해 본 국궁의 매력에 뿍 빠진 선수단의 입에서는 연신 탄성이 터져 나왔다.

U대회 20km 경보에 출전한 인나(우크라이나·23·여)는 "양궁을 TV로만 보고 한번도 접할 기회가 없었다"며 "양궁과 비슷한 한국 전통무술 국궁을 체험해보니 너무 재밌고 흥미로운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국궁장 안쪽에 위치한 건물 안. 이곳에서는 국궁 제작이 한창이었다. 이날 무형문화재 47호 궁시장 김석제(69) 기능보유자는 외국인을 상대로 국궁이 만들어지는 과정 일부를 재현했다.

▲ 국궁장 안쪽에 위치한 건물 안에서는 무형문화재 47호 궁시장 김석제(69) 기능보유자가 방문한 외국선수들을 대상으로 국궁이 만들어지는 과정 일부를 재현했다./정세영 기자 jsy@namdonews.com

김 궁시장은 "국궁은 조상들의 슬기가 깃든 전통활로 전세계에서 가장 멀리 나가는 활로 유명하다. 최대 사거리가 500~700M에 달한다"며 "외국인들에게 우리나라 전통 활을 알리고자 이 곳에서 국궁이 만들어지는 과정 일부를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하나의 국궁을 만들기 위해서는 1년여에 걸친 시간이 걸린다는 설명에 외국선수들은 놀라움을 나타냈다.

물소뿔과 소 힘줄, 뽕나무, 좀(손잡이)을 구성하는 불참나무, 민어 부레 등 국궁 제작에 들어가는 재료를 보여주자 선수단은 직접 만져보며 질문을 쏟아내기도 했다.

산자야 타커(39·미국)씨는 "국궁장 체험은 훌륭했다. 활 만드는 걸 직접 보니 구조가 안정적이고 전문적이었다"며 "활쏘기 체험도, 국궁 제작 장면도 한국의 역사를 보고 이해하게 되는 좋은 경험이었다"고 극찬했다.

이날 방문한 선수단을 제외하고도 국궁장에 대한 호응은 가히 폭발적이다.

선수들 사이 입소문을 탄 국궁장 덕분에 팸투어 2코스를 일부러 신청한 선수도 상당하다.

특히 지난 주 미국 양궁선수단은 이 곳을 방문해 국궁에 대한 특별한 호감을 나타냈다는 후문이다.

국궁장의 호의도 눈여겨볼만 하다.

수박과 음료를 아낌없이 내놓는가 하면 선수들의 끊임없는 요청에 화살과 궁대를 선물, 특별한 추억을 선사하고 있다.

선계인(71) 국궁장 사두는 "방문한 이들이 고국에 돌아가서도 한국의 전통이 깃들어 있는 국궁을 많이 알려줬으면 좋겠다"며 "국위선양을 위해 하는 일이라 즐겁게 손님들을 맞이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세영 기자 jsy@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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