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자원봉사자 '일등 공신'…저비용·고효율 '성과'
국내·외 젊은이 생동감 넘치는 광주로…청년도시 '우뚝'
문화난장이 만든 컬쳐버시아드…한국 종합 1위 '쾌거'

▲ 광주U대회 기간 동안 국립아시아문화전당과 금남로 일대에서 펼쳐진 ‘2015 세계청년축제'에 전국 청년활동가와 기획가 및 U대회 참가선수들이 대거 참여하면서 금남로에는 젊음의 에너지가 넘쳐났다./광주광역시 제공

전세계 젊은이들의 축제 광주하계유니버시아드(이하 U대회)가 14일 폐회식을 갖고 12일간의 대장정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

지난 3일 막을 연 U대회는 전세계 143국 1만3천여명의 선수가 출전, 경쟁을 넘어선 화합과 축제의 새 지평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광주 U대회는 메르스 여파, 북한선수단 불참, 기상악화 등 거듭된 악재 속에서도  '대동 광주 정신'을 유감없이 발휘하며 큰 차질 없이 성공적으로 대회를 마무리했다. 또 대한민국이 첫 종합우승을 일궈낸 개최지라는 타이틀을 거머쥐는 등 유종의 미를 거둔 점도 의미가 깊다.

◇광주시민·자원봉사자 성공 개최 '일등 공신'
대회 성공의 일등 공신은 1만여명의 자원봉사자와 광주시민 모두였다.

전국 각지에서 모여든 1만여명의 자원봉사자와 아타셰(의전통역요원)는 각국 선수단의 애로사항을 해결하고 각 경기장의 안전, 통역, 시설 관리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업무를 수행했다.

또 60여곳의 지역 거점마다 자원봉사센터를 운영, U대회 홍보, 명소 안내 등을 통해 지역을 찾은 외국인들에게 '따뜻한 광주'의 이미지를 심어주는 데 기여했다.

광주 시민들이 보여 준 배려와 친절도 돋보였다.

대회 기간 차량 통제, 버스전용차로 확대, 선수촌 주변 시내버스 일부 우회 운행 등 불편한 사안에 대해서도 적극적으로 협조하는 한편 거리 곳곳에서는 친근한 미소로 외국인들을 응대하는 시민들의 모습도 인상깊었다.

차기 U대회 개최지인 타이페이 케시 린(Cathy Lin) U대회 조직위 홍보팀장은 “광주U대회는 시민들의 참여 열기가 성공개최로 이어진 것 같다”며 "자원봉사자와 경기장 스탭 등 활발한 인적 자원에 대한 운영을 타이베이 U대회에 반영하고 싶다"고 밝혔다.

◇'저비용 고효율' 개최 빛났다
저비용으로 최고의 성과를 거둔 점도 주목할 만하다.

선수촌은 도심의 낡은 아파트를 재건축해 도시재생 차원에서 접근했고 경기장은 단 4곳만 신축했다. 효율성을 제고해 메달리스트에게 축하 꽃다발 대신 마스코트 인형을 품에 안겼다. 시상식 물품은 인천아시안게임 당시 사용한 것을 재활용했다.

140여 개국 1만3천여 명의 선수들이 머문 선수촌은 30년이 넘은 대표적인 노후 아파트단지를 재건축한 시설로 대회 기간 20개 동 2천185가구가 선수용으로 활용됐다. 대회가 끝난 뒤에는 6개월 쯤 내부 리모델링을 거쳐 일반인에게 분양될 예정이다.

이번 대회 경기장 69곳(훈련장 32곳) 가운데 신축된 곳은 남부대 국제수영장과 광주여대 유니버시아드체육관, 국제양궁장, 진월국제테니스장 등 4곳 뿐이다. 신축보다는 기존 시설을 국제연맹 기준에 맞게 개·보수나 증축하는 방향으로 해 경제성을 높였다. 기존 시설 활용률은 95.7%에 달한다.

인천아시안게임이 경기장 건설에만 1조7천억원을 투입한 반면 광주 U대회는 4천638억원이던 시설비를 3천338억원으로 낮춰 1천억원 가까운 시설비를 절감한 점도 고무적이다.

시상대 역시 모두 재활용품이다. 지난해 인천아시안게임에서 사용한 시상대 120개를 아시안게임조직위로부터 무상 양여받아 사용했다. 또 메달리스트에게는 실용성과 소장가치를 고려해 꽃다발 대신 마스코트인 '누리비' 인형을 줬다.

윤장현 U대회 조직위원장은 "시설비와 운영비를 합쳐 얼추 2천억원을 아꼈다"며 "저비용 고효율의 실용적인 대회였다"고 자부했다.

◇'청년 도시'로 거듭난 광주
예향 광주는 전세계 '청년들의 도시'로 자리매김했다. 대회 기간 펼쳐진 젊은이들의 축제는 국내외 청년들의 발걸음을 광주로 이끌었고 화합과 소통의 장을 마련했다.

특히 '놀이'로만 그치지 않고 토론과 강연 등을 통해 이 시대를 살아가는 청년들의 아픔을 어루만지고 용기를 북돋았다는 점도 의미가 깊다.

지난 4일부터 12일까지 펼쳐진 2015세계청년축제는 전국 청년 활동가와 기획가 등 1천여명이 머리를 맞대 일궈낸 성과였다. 9일간에 걸쳐 물총축제, 도심캠핑, 각종 공연, DJ 파티 등을 통해 청년이 살아 있는 도시의 생동감을 여과 없이 보여줬다.

또 12일을 청년의 날로 정해 전국의 청년활동가, 청년상인, 청년기획자들이 모여 서로를 공감하고 연대하는 대규모 행사로 '청년 도시' 이미지를 굳건히 했다.

U대회 성공개최를 위해 가수 싸이를 직접 섭외한 것도 젊음과 열정이 없었다면 불가능했다. 청년 축제 페막식의 피날레를 장식한 싸이의 공연은 축제 기획자들이 '싸이의 무대가 광주에서 이뤄지길 바란다'는 간곡한 염원을 담은 동영상을 보내면서 이뤄졌다.

강수훈 2015세계청년축제 준비단장은 “젊음의 도시 광주의 주체로 우뚝서겠다는 청년들의 의지가 모여 청년축제를 무사히 마칠 수 있었다”며 “U대회를 계기로 청년들의 미래가 광주에서 열릴 수 있도록 마음을 모아가겠다”고 밝혔다.

◇문화난장이 만들어 낸 '컬쳐버시아드'
문화로 하나되는 컬쳐버시아드도 대회 성공에 큰 축을 담당했다.

U대회 기간 광주 전역은 문화의 물결로 출렁였다. 선수촌 내 문화행사를 비롯해 충장로와 금남로 일대, 상무시민공원, 광주비엔날레전시관 등에서는 연일 다양한 공연과 전시가 봇물을 이뤘다.

지난 4일부터 선수촌 국기광장에서는 오후 6시부터 오후 9시 30분까지 문화예술동아리 공연과 클래식, 퍼포먼스, B-BOY 전통체험행사 등 다양한 공연이 선수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유니버시아드파크에서는 1일부터 전통문화예술 공연, 뷰티 아리랑 한마당 등 우리 전통공연과 K-POP콘서트 등이 운영됐다. 8일~13일까지 상무시민공원에서는 '피크닉 페스티벌'이 개최돼 여름밤의 젊음을 뜨겁게 달궜다.

광주비엔날레 전시관과 시립미술관 등에서는 대규모 미술전시가 남도의 예술을 알렸고 대회 기간에 맞춰 공연상주단체들이 참여한 14색 페스티벌과 미디어아트페스티벌이 호응을 얻었다.

9~13일까지 확대운영된 광주 대표 문화예술시장인 대인예술야시장은 남도의 먹거리와 인디밴드 공연, 아트상품 판매 등으로 외국인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특히 광주시가 운영한 '팸투어'는 외국인 선수단에 큰 인기를 끌며 남도의 멋과 맛을 알리는 데 힘을 보탰다. 광주전남권 볼만한 곳을 돌아볼 수 있는 팸투어는 당초 12개 코스로 운영되다 참여자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10일부터 국립5·18민주묘지가 포함된 5개 코스를 추가·운영했다.

12일까지 81개국가 3천170명이 참가해 남도의 미(美)를 향유하는 시간을 가졌다.

◇U대회 한국 첫 종합우승 '쾌거'
광주는 U대회 사상 한국 첫 종합 1위를 기록한 개최지라는 쾌거를 이룩했다. 한국 스포츠 역사를 새로 쓰게 된 장소라는 점에서 이번 대회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한국은 광주U대회에서 금 47, 은 32, 동 29개로 종합순위 1위를 최종 확정지었다.

한국의 역대 하계유니버시아드 최고 성적은 3위(2003년 대구, 2009년 세르비아 베오그라드, 2011년 중국 선전)로 종합스포츠대회에서 종합우승을 차지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양학선(체조)의 부상,이용대(배드민턴)의 부진은 아쉬었으나 양궁 컴파운드(금메달 5개), 태권도 품새(5개) 등 한국이 강세인 종목을 선택 종목으로 포함시켜 유종의 미를 거뒀다.

한국이 이처럼 최고 성적을 낸 데에는 선수들이 최고의 실력을 발휘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됐고 관중들의 열렬한 응원과 선수들의 강한 의지가 한 몫했다.

유병진(63) 광주유니버시아드 한국선수단장은 "한국의 종합우승을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며 "개최국 선수단으로 목표를 상회하는 목표를 거두고 성공적인 개최에 일조를 해서 기쁘고 영광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정세영 기자 jsy@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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