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도여행 담양 명옥헌 원림

담양 고서면에 있는 명옥헌 원림(明玉軒 苑林, 명승 제58호)은 배롱나무꽃으로 유명한 정원이다.

정자와 연못 주위의 배롱나무가 장관을 이룬다.

명옥헌은 조선 중기 문신인 명곡(明谷) 오희도(1583∼1623)가 자연을 벗 삼아 지내던 곳에 그의 아들인 오이정(1619∼1655)이 정자를 지으면서 만들어졌다.

▲ 명옥헌 원림 / 담양군청 제공

오이정은 자연경관이 좋은 골짜기에 정자 앞뒤로 네모난 연못을 만들고 주변에 나무를 심었다.

야트막한 산에서 흘러내린 물이 위쪽 연못을 채우고 아래 연못으로 향하는데, 그 소리가 옥이 부딪치는 듯하다 하여 '명옥헌'으로 명명했다.

원림에 있는 두 연못의 고저차는 6.3m이며, 규모는 아래쪽이 훨씬 크다. 길이 40m, 너비 20m로 한가운데 섬이 있고 주변에 수령 100년이 넘는 배롱나무 20여그루가 식재돼 있다.

정자는 오이정의 후손인 오대경이 재건한 것으로 정면 3칸, 측면 2칸 팔작지붕 건물이다.

안에 들어가 문틈으로 바라보는 풍치가 그윽하고 수려하다. 또 정자 뒤편에는 지방의 선비들을 위해 제례를 올리던 도장사(道藏祠) 터가 남아 있다.

명옥헌 원림은 특출한 볼거리가 없지만, 인공과 자연이 조화를 이루며 지형을 크게 해치지 않고 조성해 한국적 아름다움을 구현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주변 배롱나무는 흔히 '백일홍(百日紅)나무'라고 불린다.

분홍색 꽃망울을 100일 동안 터뜨린다고 해서 붙은 별칭이다. 중국에서 전래된 품종으로 '자미화'(紫薇花)로도 일컬어진다.

배롱나무 개화는 보통 7월에 시작해 9월까지 이어진다. 이 기간에 수많은 꽃이 피고 지기를 반복한다. 그중 절정은 8월 중순 전후로, 이 시기에는 나무가 붉게 타오르는 것처럼 화려한 색의 향연을 펼친다. 

명옥헌 원림에 들러 인근에 있는 또 다른 별서정원인 소쇄원(瀟灑園), 화순 임대정 원림(臨對亭 園林)도 함께 둘러보면 좋다.

조선의 여러 정원을 비교하고 선비들이 추구했던 가치인 안빈낙도를 잠시나마 경험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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