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0~70년대 남철과 콤비로 전성기…"인자한 아버지 같던 분"

31일 세상을 떠난 원로 코미디언 남성남(본명 이천백)은 지난 2013년 별세한 '짝꿍' 남철(본명 윤성노)과 함께 1960∼1970년대를 주름 잡았다.

따로 데뷔한 두 사람은 1960년대 중반부터 콤비를 이뤄 남철이 세상을 떠나기까지 근 50년을 함께 활동했다.

남성남 하면 자연스레 남철이 떠오를 정도로 두 사람은 찰떡처럼 함께 활동했다.

1970년대 MBC TV '웃으면 복이 와요'는 이들을 앞세워 최고의 인기를 구가했고, 과장된 동작으로 무대 좌우를 오가는 '왔다리 갔다리 춤'은 한 시대를 대표하는 히트작이 됐다.

방송 인생 대부분을 함께 하면서 두 사람은 사적으로도 서로 의지했다.

1990년대 중반 남성남과 남철 모두 건강이 나빠져 활동을 중단해야 했을 때는 가족끼리 가까이 지내며 서로 위로했다.

2000년대 들어 '원로'가 된 이후에도 두 사람은 SBS TV '폭소클럽' '웃음을 찾는 사람들' 등에 출연해 후배 코미디언들과 함께 무대에 섰다.

남철이 당뇨와 신부전증으로 고생하면서도 무대에 대한 열정으로 2012년까지 '복고 클럽' 전국 순회 공연을 펼쳤듯, 남성남도 세상을 떠나기 불과 열흘 전까지 무대에 섰다.

지난 21일에는 강원도 양양에서 남성남과 함께 무대에 섰던 엄용수 한국코미디언협회장은 "집인 경기도 광주에서부터 사모님과 함께 차를 몰고 양양까지 오셨고 그날 무대에서도 아주 웃기셨다"며 안타까워했다.

후배들에게 남성남은 인자한 아버지 같은 선배로 기억된다.

엄 회장은 "코미디언계에서는 선후배 질서의 전통이 아주 강한데 남성남 선배님은 전혀 그런 게 없으셨던 분"이라며 "후배들을 나무라는 것을 지금껏 단 한번도 본 적이 없다. 늘 후배들을 가족처럼 챙기시고 농담도 잘하셨던 분이다. 참 유하셨던 분"이라고 그를 회고했다.

2년 전 남철의 사망 소식에 "말을 제대로 하기 어려울 정도로 가슴이 너무 아프다"며 크게 슬퍼했던 남성남은 이제 세상을 떠나 오랜 벗의 곁으로 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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