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해란 송화진천문동농장 대표가 자신이 키운 천문동을 관리하고 있다./전남도농업기술원 제공

천문동 농사 지으며 함평으로 귀농 성공한 여성 청년사업가

직거래행사·축제·팜파티·체험농장 운영 통해 6차산업화

지난해 천문동 단일품목 6천만원…올해 매출 1억원 목표

천문동 추출차 파우치· 천문동정 중국시장도 진출 청사진

<23·전남 함평군 송화진천문동농장 박해란 대표>

서해바다와 접해있어 여름엔 생태체험 학습장으로 이용되는 돌머리 해수욕장이 있고, 함평나비축제로 잘 알려져 관광객이 끊이지 않는 곳, 전남 함평에 천문동 농사로 귀농에 성공한 여성 청년사업가 박해란 대표(40)가 운영하는 송화진천문동농장이 있다.

박 대표가 천문동을 창업 아이템으로 선택한 배경은 아주 단순하다. 남편의 사촌형이 인삼을 50년, 천문동을 20년 정도 재배하고 있었는데, 평소 가깝게 지내면서 천문동을 알게 되었고 박 대표가 지난 2008년 기관지와 갑상선질환으로 수술을 받고 1년 후 재수술을 해야 한다는 의사의 권유를 받게 됐을 때 수술을 포기하고 천문동을 1년 동안 복용했는데 그 후로 건강이 회복된 것이 동기가 돼 천문동 농사로 귀농을 하게됐다.

박 대표는 “몸이 아프고 나서야 건강의 소중함을 알게 되었고, 천문동이 건강을 회복시켜준 고마움을 많은 사람들에게 알리고 싶었다”고 당시의 심정을 회고했다.

천문동은 우리나라 남부 해안지방에서 자생하는 약용작물로 한약원료는 물론 건강음료, 민속주의 부원료로 이용 되고 있다.

그러나 그동안 무분별한 채취로 자연산 천문동은 찾아보기가 힘들게 됐으며, 지금은 대부분 건조 가공된 천문동을 중국에서 거의 수입해 사용하고 있다.

하지만 천문동은 농약이나 비료를 주지 않고, 친환경으로 재배 할 수 있어 재배가 다른 작물에 비해 쉬운 편이고 관리하기도 쉬워 요즘같이 농촌의 일손이 부족한 상황에 적합한 작물이다.

또 천문동은 한약재와 주류·미용품 원료로 쓰임새가 다양하고 인건비·생산비가 적게 들어 고령화된 농촌에서 재배하기에 알맞은 작물인 것이다.

박 대표 부부가 3년전 귀농해 가장 처음 겪은 어려움은 천문동을 재배할 땅을 구하는 일이었다.

천문동은 인삼처럼 다년생 식물로 주로 뿌리를 약재로 이용하기 때문에 짧게는 몇 년, 길게는 십여년 이상 키워야 약용가치나 품질이 우수해 고가에 판매가 가능하고 경제성이 있는 작물이기 때문에 이제 막 귀농한 부부가 땅을 장기로 임대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 천문동 고제품

또 잘 알지도 못한 낯 설은 사람들에게 인근 주민들이 처음부터 호의적일 수는 없었기에 처음 천문동 농사는 아쉬움이 있었지만 집에서 다소 먼 곳이긴 했지만 재배포장을 확보 할 수 있었다.

박 대표는 “농사도 농사지만 처음 귀농했을 때 무엇보다도 지역주민과의 유대를 잘 가져야 합니다. 저희 부부가 안정적으로 귀농에 연착륙하게 된 것은 다 마을 어르신들 덕분입니다”라며 귀농시 마을 주민들과의 유대가 중요함을 강조한다. 박 대표는 귀농전 사회복지사로 4년동안 사랑의 집에서 근무한 경험을 살려 마을 행사에 솔선수범해 참여하는 등 동네 어르신들과 유대강화를 위해 노력한 결과 지금은 마을에서도 인정하는 부부가 됐다. 지금은 땅이 나오면 마을 어르신들이 일부러 찾아 오셔서 정보를 알려주기 때문에 현재 무상으로 경작하는 땅만 1천평이 넘는다고 한다.
 

▲ 천문동 즙제품

그러던 중 박 대표에게도 시련이 닥쳤다. 2012년 유난히 추웠던 겨울 묘목의 20% 정도가 얼어 죽어버린 것이다.

천문동은 겨울약초로 다른 작물에 비해 추위에 잘 견디는 작물이지만 어린묘목의 경우에는 월동관리가 필요했는데 이를 간과한 것이다.

짚이나 보온 덮개로 피복을 해 주었더라면 피해를 막을 수 있었는데, 작물의 특성을 잘 이해하지 못하고 농사를 지었기 때문이었다.

2012년의 묘목재배의 실패는 박 대표 부부에게 큰 교훈이 됐다. 천문동의 안정적인 번식과 고품질 실현을 위해 채종, 발아율 향상, 재배기술(토양관리, 이식, 시비 등) 등에 대해 농업기술원과 함평군 농업기술센터의 자문을 얻어 지역에 적합한 재배기술을 터득하게 됐다.

특히 발아가 잘 되지 않아 육묘에 어려움이 많았던 천문동의 발아기간을 3년에서 1년으로 줄여 수확시기를 앞당길 수 있는 기술도 보유하게 됐다.

천문동은 고년생 작물이다 보니 초기 투자비용이 많이 소요되고 자본회전이 느리기 때문에 작목도입이 쉽지 않았지만 재배법에 대한 부단한 연구를 통해 수확시기를 앞당겨 다른 농가와 차별화가 가능하게 됐다.

그러나 1차 농산물 생산으로는 소득에 한계가 있었다. 부가가치 제고를 위한 가공제품 개발이 필요 했던 것. 박 대표는 함평나비축제와 국향대전 등 각종 행사에 참가해 천문동 음료시음회를 개최한 결과 시음고객의 문의와 제품출시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면서 가공제품의 필요성과 마케팅의 중요성을 더욱 실감하게 됐다.

박 대표는 이를 실천하기 위해 2014년도 농촌 청년사업가 양성사업에 지원했고, 대상자로 선정됐다.

박 대표는 창업지원 사업을 통해 10년 이상 고년생만을 가공, 3종의 천문동 가공제품을 개발 했다.

‘천문동 액상차’는 천문동을 100% 사용해 가공 했을 때 향기가 없고 마시기가 불편해 하는 소비자를 위해 기능성 부재료인 도라지, 연잎, 가시오가피를 첨가해 제품화 했고, 어린이나 젊은 고객들을 위한 ‘천문동+도라지+더덕+배’ 제품도 출시했다.

특히 ‘천문동정’은 공압으로 추출한 천문동 농축액을 진공 농축방식으로 다시 추출함으로써 제조과정에서 약리성분을 최대한 살린 프리미엄급 제품으로 출시를 준비 중이다.

또 천문동(天門冬)이 하늘의 문을 열고 신선이 된다는 약초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는데 착안, ‘하늘땅향’ 브랜드와 보존성과 편리성을 갖춘 파우치 포장재와 선물용 포장박스도 개발했다.

그 결과 2014년 천문동 단일품목 매출액은 6천만원, 2015년에는 1억원 매출은 무난히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에 따라 박 대표는 국내는 물론 해외판매망 확충에도 열을 올리고 있다.

박 대표는 “그동안 어디서 어떻게 생산되고 유통됐을지 모를 중국산 천문동을 소비해온 소비자들에게 믿고 먹을 수 있는 국내산 천문동 제품을 제공하게 된 것에 자부심을 느낀다”며 “앞으로 우수한 묘목을 저가로 분양해 천문동 재배 농가를 늘리고 협동조합을 만들어 시장을 넓히고 유기농 천문동 생산 가공으로 프리미엄급 천문동 제품을 생산, 중국 수출시장도 개척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그는 “또 천문동의 우수성을 온라인 홍보는 물론 함평군과 자매결연 도시인 서울, 인천 등지에서 직거래 행사와 관내 축제 행사를 추진하고, 다양한 고객층 확보를 위해 소비자 맞춤형 제품 개발과 체험농장도 운영해 천문동으로 6차 산업화에 성공한 모델농장을 만들어 가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주소=전남 함평군 성북길 37-9

연락처=061-324-1149, 010-4235-1149

홈페이지=http://www.천문동.kr

/오승현 기자 romi0328@namdonews.com
 

박해란 송화진천문동농장 대표가 자신이 키운 천문동을 관리하고 있다./전남도농업기술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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