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도 가고 싶은 섬 <완도 생일도>

발길 닿는 곳마다 한 폭의 수채화…전통문화도 풍성

약산 당목 선착장서 25분 거리 인구 900명 거주

2011년 설치된 지름 4m ‘케이크 조형물’ 명물

최근 관광객 부쩍 늘어…다시마는 효자상품으로
 

▲ 전남 완도군 생일도 전경/전남도 제공

전남 완도 생일도는 국내에서 유일하게 ‘생일’이라는 지명을 사용하고 대형 케이크 조형물이 있다.

여객선을 타고 생일도 앞 해상에 도착한 피서객을 가장 먼저 반기는 조형물이 있다. 지난 2011년 여객선터미널 대합실 옥상에 설치된 높이 6m, 지름 4m의 케이크 조형물 이다.

피서철을 맞은 요즘 완도에서 두 번째로 높은 산인 백운산(해발 418m), 천혜의 절경인 금곡 해수욕장과 함께 생일도의 명물이 됐다.
 

▲ 생일도 명물로 자리잡은 생일케이크 조형물/전남도 제공

얼큰하게 술에 취한 관광객들이 선착장 앞에서 케이크를 보며 생일 축하 노래를 부르는가 하면 사진을 찍는 등 인기를 독차지하고 있다.

또 제과점이 없는 생일도 주민들은 이 조형물 앞 선착장에서 조촐한 생일파티를 열곤 한다.

생일도는 약산면 당목 선착장에서 뱃길로 25분 거리에 있으며 인구는 900명이다. 백운산 능선을 따라가면 드넓은 청정바다를 바라볼 수 있어 자연을 즐기며 여유로운 산행에 안성맞춤이다. 호안도로를 따라 섬을 둘러볼 수 있고 서부 쪽(금곡마을)에는 스펀지처럼 푹신한 모래로 조성된 안락하고 포근한 해수욕장이 있다.

◆살아 숨 쉬는 전통문화=생일도의 또 다른 볼거리는 현재까지 이어져 내려오는 전통문화이다.

세시풍속으로 각 마을에서 매년 정월 초이튿날 당제를 지내고 있다.

유촌마을은 서성리와 유촌리 사이 버드나무 숲속에서 매년 정초 도깨비가 나타난다고 해서 진수성찬을 마련해 제를 올린다.

당제를 지내고 나서는 마을 주민들의 평안과 안녕을 기원하는 길놀이도 함께 진행된다. 정월 초이튿날 생일도를 찾으면 당제를 지내는 모습을 직접 볼 수 있다.

이와 함께 서성마을은 풍어제를 ,금곡마을은 당산제를, 용출마을은 용왕제를 각각 지내고 있다.

또한 생일도에는 마방 할머니 당집이 있다. 이는 과거 제주도에서 말을 보낼 때 이 섬을 말의 기력 회복을 위해 쉬었다 가는 곳으로 사용하면서 당시 말을 지키던 할머니인 마방 할머니를 섬기기 때문이다.

섬내 유일한 문화재인 ‘학서암’은 300여년의 역사를 지닌 곳으로 섬에서 큰 사고가 자주 발생해 재앙을 막기 위해 절을 지었는데 산 모형이 학 형태로 생겼다고 해서 학서암이라 이름이 붙여졌다.

현재 생일도를 찾는 관광객은 연간 2만명에 불구하지만 빼어난 자연경관과 현재까지 이어져 내려오는 전통문화에 대한 입소문이 돌면서 최근 관광객이 늘어나고 있는 추세이다.
 

▲ 생일도 안내도 /전남도 제공

◆생일도 효자 상품 ‘다시마’ =생일도를 돌다보면 육지에서 흔히 볼 수 있던 논밭을 찾기 힘들다.

대신 그 자리를 채우고 있는 ‘다시마 건조장’을 쉽게 찾아 볼 수 있다.

다시마 건조장 바닥에는 녹색 그물망이 깔려 있어 백운산에서 내려다 보면 마을이 마치 온통 푸른 숲으로 뒤덮여 있는 듯한 느낌을 준다.

생일도 다시마는 백화점에서 판매되고 있을 정도로 그 품질을 인정받고 있다.

실제로 완도산 다시마의 대부분이 평일도와 생일도에서 양식되고 있다.

겨울부터 준비하는 다시마 양식은 5월부터 7월에 집중적으로 건조 작업을 진행한다.

다시마 건조철에 생일도 찾는다면 지천에 널려있는 다시마를 볼 수 있다.

◆생일도 둘러보기=생일도는 면적 15㎢로 작지만 신비롭고 가슴 벅찬 절경을 자아낸다. 섬 한가운데의 백운산(483m)과 급격한 경사로, 상서로운 학이 머문다는 학서암과 섬 전체가 상록수림으로 가득 차 있다.

일주도로가 없어 서성항에서 각각 막다른 길로 뻗은 금곡리와 용출리로 움직인 뒤 되돌아 나와야 한다. 산악자전거로 백운산 임도를 지나 금곡으로 갈 경우 서쪽해안도로를 한 번만 달리면 된다. 다만 용출리까지는 되돌아 온 서성항으로 다시 돌아와야 한다.

백운산 임도는 급격한 경사로로 산악자전거 경험자가 아니면 힘들다. 학서암은 해발 340m 지점에 있다. 자전거를 맡기고 백운산 정상을 다녀올 수 있다. 백운산 등반 후 작은 고개를 넘으면 오른쪽에 금곡리, 왼쪽에 용출리로 향하는 갈림길이다.

금곡리로 내려가면 금곡해변이 있다. 해안도로를 따라 서성항을 거쳐 용출리를 왕복하는 코스로 용출리에서는 저수지 뒤편으로 올라 다시 임도를 거쳐 서성항으로 돌아올 수도 있다.

생일도는 완도군에 속하지만 완도항에서는 하루에 배가 2편뿐이다.

또 거리도 멀어 강진으로 진입해 고금도와 약산도를 거쳐 약산도 동쪽 끝에 있는 당목항에서 출발하는 것이 훨씬 가깝고 배편도 많다. 당목-생일 간은 수시로 운항한다(25분 소요).

숙식업소는 배가 닿는 서성항과 금곡리에 대부분 모여 있다. 금곡리 자갈밭위민박(061-554-5746)은 이름 그대로 자갈밭 위에 있다. 서성항 인근 아침바다횟집(061-553-1948)은 생선회 외에도 불고기백반과 병어찜을 잘 한다. 길목식당(061-552-4019)은 금곡리해변으로 가는 길목에 있다. 백반과 생선회, 장어탕을 판매한다. 생일민박식당은 서성리우체국 옆에 있으며 민박도 겸하고 있다.

/오승현 기자 romi0328@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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