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성관 후보자 자진사퇴해야

허성관 광주전남연구원장 후보자에 대한 부정적 기류가 확산되고 있다. 광주시의회와 전남도의회가 공동으로 구성한 인사청문위원회는 지난달 23일 채택한 경과 보고서를 통해 ‘허 후보자가 연구원 수장으로서 부적합하다‘는 최종의견을 제출했다. 이런 가운데 전남진보연대와 민주노총 전남지역본부, 전국공무원노조 전남지역본부도 5일 ‘노조탄압 전력’을 들어 ‘허 후보자 내정 반대’를 주장했다.

시·도의회의 부적합 의견은 사실상 허 후보자의 ‘사람됨’에 대해 퇴자를 놓은 것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 행정자치부 장관을 역임하고 경영학 박사 학위 등을 지닌 것은 전문성을 갖춘 것으로 받아들일 수 있지만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그가 보인 모습은 결코 진실하지 않다는 것이다. 현 상황에서 가장 바람직한 것은 허 후보자가 스스로 사퇴를 결정하는 것이다. 그래야 광주전남연구원의 성공적인 출발이 가능하다.

지금 광주·전남에 가장 필요한 것은 양 지역이 상생할 수 있는 미래지향적 개발계획 마련과 실질적인 협력체계구축이다. 이런 점에서 시도 통합 초대연구원장에는 능력보다는 인간관계가 따뜻하고 두터운 이가 바람직하다. 광주·전남지역발전을 위한 의제설정과 개발방향, 정책과제를 설정할 때 두루두루 의견을 수렴하고 연구원들을 화목하게 이끌 수 있는 수장이 필요하다. 그러나 허 후보자는 이런 조건에서 너무 멀리 떨어져 있는 인물로 보인다.

초대원장은 정치적 인물보다는 지역에서 주민들과 동고동락을 같이 하면서 광주·전남의 역사와 문화, 그리고 지역개발을 위해 고민해온 인물이면 충분하다. 중앙부처와의 관계나 예산확보는 시·도지사나 국회의원들에게 맡기면 된다. 정부의 국토이용개발계획 등 전문적인 지식은 참모들의 도움을 받으면 된다. 주민들의 여론과 바람을 잘 수렴해 시·도가 해결해야할 과제로 제시하는 여론 수렴용 혹은 화합형 인물이 필요하다.

광주전남연구원 이사회는 허 후보자의 임명에 반대하는 시도의회와 주민들의 의사를 존중해야 한다. 초대원장은 이 지역인물로 삼는 게 마땅하다. 광주·전남이 지닌 문화와 역사의 가치를 발굴해 이를 자원으로 삼을 수 있는 공동체적 경험이 전제돼야 한다. 시간이 다소 더 걸리더라도 우리 주변에서 존경받는 인물을 잘 찾아내야 한다. 능력으로 치르는 일은 잠시지만 진심으로 치르는 일은 오래간다. 지역을 진심으로 사랑하는 인물이 초대원장에 앉아야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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