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상으로 떠난 고흥 출신 천경자 화백

8월 6일 미국 뉴욕 맨해튼 자택서 별세…한국화단의 큰 별
 

천경자 화백이 지난 8월 미국 뉴욕 맨해튼 자택에서 향년 91세의 나이로 별세했다. 사진은 생전 천경자 화백의 모습. /연합뉴스

‘꽃과 여인’을 주제로 독특한 화풍을 선보였던 한국화단의 큰 별 천경자 화백이 지난 8월 6일 미국 뉴욕 맨해튼 자택에서 별세했다. 향년 91세.

천 화백은 여인의 모습을 그린 ‘미인도’를 둘러싸고 1991년에 일어난 위작시비에 절필선언을 한 뒤 미국으로 떠났다가 1998년 11월 일시귀국해 작품 93점을 서울시립미술관에 기증했다.

2003년 뇌출혈로 쓰러진 뒤 큰 딸 이혜선씨의 간호를 받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1924년 전남 고흥에서 태어난 천경자는 유복한 어린시절을 거쳐 광주공립여자고등보통학교(현 전남여고)때 혼담을 피해 일본 유학을 떠나 화가의 길을 시작했다.

천 화백은 여인의 한(恨)과 환상, 꿈과 고독을 화려한 원색의 한국화로 그려 1960~1980년대 국내 화단에서 여류화가로는 보기 드물게 자신의 화풍을 개척했고 문화예술계 전반에서 폭넓게 활동했던 ‘스타’ 화가였다.

작품에는 여인의 고독과 애틋한 사랑, 고통스러운 현실에서 벗어나려는 초현실주의적인 분위기, 이국에 대한 동경, 자신을 지탱하려는 나르시시즘이 복합적으로 묻어 있다는 평이 뒤따른다.

천 화백의 대표작인 ‘길례언니’(1973년), ‘고’(孤)(1974년), ‘내 슬픈 전설의 22페이지’(1977년), ‘탱고가 흐르는 황혼’(1978년), ‘황금의 비’(1982년) 등은 모두 몽환적이고도 섬뜩한 눈빛의 여인이 등장하는 작가의 자화상이라 할 수 있다.

수많은 일간지에 연재를 했고 ‘언덕 위의 양옥집’, ‘아프리카 기행 화문집’ 등 수필집과 단행본 10여권을 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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